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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Jun 15. 2024

'나란 사람은 무서운 상사인 걸까?'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정말 쉬운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오랜 관계를 유지해 왔다가도 한순간에 관계가 틀어지는 경우도 있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깊은 소통을 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서로 다른 성향을 가져서 잘 맞는 경우도 있고,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잘 맞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쩌면 상대방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있는 그대로 잘 받아들이고, 내가 전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하는 능력 아닐까 싶다. 나는 그런 의도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다른 의도로 받아들여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고, 의사 전달 오류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가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옆 팀원 선생님(나이가 많은)이 한 번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팀원들이 보고하러 왔다가 '긴장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다 전달하지 못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들 하면서, 팀원들이 나를 많이 무서워한다'라고 말이다. 무서워하는 팀원들을 대신하여 조금 편하게 대해 달라는 말을 전하고자 한 말 인 듯했다. 물론 모든 팀원들이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닐 것이다. 그 이야기를 듣자 몇 명의 팀원 얼굴이 스쳐 지나가긴 했다.


근데 정말 내가 체크하는 부분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같은 패턴들의 질문을 하는 편이다. 이 활동의 목적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 건지, 담당자는 이 활동의 목적이 무엇이라 생각하는 건지 등 활동 방향성에 대한 질문들을 주로 할 뿐이다. 목적에 맞게 활동 방향성이 진행되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그 관련 질문들을 주로 한다. 거의 정해져 있는 테두리 안에서 질문이 이루어지는데 매번 묻지만 그 질문에 답을 잘하지 못하는 팀원도 있고, 정말 생각 없이 오는 팀원도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부터 화가 나는 포인트가 물론 있긴 하다. 그래서 팀원들 입장에서는 무섭다고 느껴질지 모르나 나를 무서워만 하는 그 몇몇의 팀원들 잘못도 크지 않을까 싶다.


담당자로서 가장 기본적인 부분에 대해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한 자신들을 탓하기보다는 상사가 무섭기 때문에 다 전달하지 못했다고 하면 그냥 결국은 상사가 무섭다는 것만 포인트가 되는 것 같다.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다 전달하지 못하고 간 것이 핵심이 아니라 상사의 잘못으로 토스를 하여 자신의 잘못은 온데간데없게 되는 듯하다. 활동 목적이 흔들리면 활동 방향성이 흔들리게 되어 있다. 이렇게 상사에게도 자신의 의사를 정확하게 전달하지 못하고, 활동 방향성이 흔들려서 어떻게 이용자들과 활동을 잘 해낼 수 있을까란 생각이 난 역으로 들었다.


내가 무서운 사람이 되는 건 상관없다. 앞으로도 난 관리자로서 같은 패턴들의 질문을 하고, 활동방향성에 대해 계속 체크해 나갈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내가 무섭다 느낀다 하더라도 난 그 질문들을 생략한 채 결재를 할 생각은 없다. '상사가 무서운 사람이야'하고 끝낼 것이 아니라 다음에는 '담당자로서 자신의 활동에 대해 정확하게 방향을 설정하고,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모두 잘 전달해야지' 하고 생각해야 발전이 있고, 성장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잘 전달하고, 상대방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잘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물론 일 욕심이 많은 상사이기에 나란 사람은 마냥 편한 사람은 아니란 걸 안다. 그렇다고 모든 팀원이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다 전달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상사가 무서운 사람이야'가 핵심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조리 있게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것을 핵심으로 여기고, 전달력을 향상해야지 하고 자기반성을 먼저 해보았으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나란 사람이 무서운 상사라는 것이 핵심이 아니란 말이다. 계속 그 팀원이 제자리라면 나는 그 팀원에게는 언제나 무서운 상사로만 남아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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