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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Jun 08. 2024

 자기 관리가 필요한 시점

-머리방울아 잘 가-




계속 쇼트커트 상태를 유지하다가 작년 가을 이후부터는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는 왠지 긴 머리로 길러보고 싶어서 그동안 자르지 않고, 길렀던 것 같다. 이제 어깨까지 머리가 닿을 정도가 되어 묶고 다니는 게 어느새 편해졌다. 근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또 확 자르고 싶어 져서 몇 개월 만에 헤어숍 예약을 해두었다.      


사람들은 헤어 스타일에 따라 보이는 인상이 확 달라지는 것 같다. 항상 같은 스타일을 고수하는 사람도 있고, 매번 다른 스타일을 찾아 스타일링하는 사람도 있다. 여러 가지 스타일을 하다 보면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헤어스타일을 찾게 되는 순간이 올 것이다. 또한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과 잘 맞는 헤어디자이너를 만나게 되기도 한다. 원래 이용하던 샵 원장님이 다른 곳으로 단독 샵을 개원하여 나가게 된 것이 머리를 기르는 것에 한 몫하기도 했다. 사진을 찾아가거나 원하는 스타일을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란 사람은 전문가를 믿고 그냥 맡기는 편이기에 원래 가던 곳을 선호하는 편이다. 저 원장님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어울리는 스타일로 해주는 편이라 편하기도 했고 전문가로서 믿음이 기 때문에 다시 그 원장님이 있는 샵을 찾아가기로 했다.


쇼트커트에서 머리카락을 기르기 위해서는 거지존이라 불리는 그 고비를 잘 넘겨야 한다. 몇 번이나 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자르고 자르고 했지만 이번에는 용케도 거지존을 겨우 넘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며칠 전부터 자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고민하다 결국 예약을 했다.

      

머리카락을 기른 후 묶을 수 있게 되면서부터는 일 할 때나 외부 활동 시 계속 머리를 묶고 있는 상태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주로 머리를 묶고 있다 보니 헤어스타일에 관심을 덜 두게 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머리카락만 마르면 그냥 묶으면 되지 하다 보니 크게 신경 쓰지 않게 된다. 일할 때 말고는 일상에서 귀차니즘도 있고, 대충 하려는 경향도 있어 정말 요 몇 달은 크게 헤어스타일이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래서 더 갑자기 머리카락이 자르고 싶어 졌는지도 모르겠다. 너무 자기 관리를 안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다.  

     


헤어스타일에 따라 주는 인상이 달라지는 것처럼 오랜만에 스타일 변화를 주고 나면 기분전환이 될 것 같다. 평가에 점검 시즌이 다가오면서 또 나란 사람은 예민해져가고 있기에 예민함은 내려놓고, 스타일 변화로 활기가 생기길 바라며, 주말 헤어숍을 방문하고자 한다. 끝나는 시간에 맞춰 아는 동생과 약속도 잡아놓은 상태라 토요일 저녁이 왠지 즐거울 듯하다.  오후부터 비소식이 있어 맑았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비가 주는 운치 그 멋스러움도 있으니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선술집으로 가서 술 한잔 하기로 했다.    


머리카락을 갑자기 자르면 누군가는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겼냐 하겠지만 생기를 1포인트 더하고, 자기 관리가 필요한 시점인 것 같아 과감하게 쇼트커트로 되돌아가고자 한다. 쇼트커트는 한 달마다 숍 방문을 해야 하는 부지런함이 따라야 하겠지만 그래도 쇼트커트로 돌아가보련다. 함께한 머리방울아 잘 가~아마도 당분간은 쓸 일이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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