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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칠한 여자 Jan 14. 2021

정말이지 사양하고 싶다.



2~3년에 한 번씩 전체 업무 분장이 진행된다. 보통은 개별 면담을 통해 각자가 희망하는 파트에 대해 조사를 하고, 그 상담을 바탕으로 개별 업무능력을 고려하여 업무분장이 진행된다. 업무분장으로 환기도 되고, 새로운 파트를 맡게 되면서 경험도 쌓이고, 새로운 도전을 통해 전반적으로 활력이 생김으로 전체 업무분장은 한 번씩 진행이 되는 것에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이외 업무분장이 이루어지는 경우는 퇴사가 발생되어 업무 특성상 신입에게 맡길 수 없는 업무일 경우 최소의 업무 분장을 통해 업무 변경이 이루어지는 경우다.  


이번에는 예외사항으로 업무분장이 진행되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작년 연말 시행된 직원 평정을 바탕으로 대리 승진이 있어 팀 변경 등 체제 변화를 위한 회의가 진행되었다. 또한 그 연장선으로 몇 해 연속으로 하위권에 속해 있는 팀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연차가 있음에도 계속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이유에 대한 언급이 있었다. -이 팀원에게 말을 아끼게 되었다-편의 팀원이 하위권에 속해 있었다.


결론적으로 그 팀원이 잘하는 일을 찾아보고, 그 업무로 변경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것으로 마무리되었다. 그 팀원을 내칠 수 없기 때문에 업무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이 되는 부분이 부각될 수 있는 업무 배치하는 것으로.

  

작년 이 팀원은 1차 업무 변경이 있었음에도 서류가 밀리고, 사업 진행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업무 분장을 해보고자 논의를 하는데 이것이 과연 맞는 것일까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성향에 맞게 업무 분장이 되는 것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그 팀원에 맞는 업무를 찾아주기 위해 업무분장을 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다른 팀원들은 본인에게 주어진 업무가 적성에 맞고, 잘 수행하고 있는데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타인에 의해 업무가 변경되는 것에 대해 또 어떻게 받아들지도 의문이었다.


한 명으로 인해 업무분장을 하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결점인가 의이 계속 들었다. 단순히 업무 성향이 개인에게 맞지 않아서라고만 하기에는 누적된 상황들을 설명하기엔 역부족인 듯 하기에.  




업무분장의 목적이 달랐더라면 괜찮았겠지만 그 팀원에게 맞는 업무를 찾기 위한 업무분장을 한다는 것이 솔직히 쉽사리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런 업무분장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 업무를 처리하도록 두기에는 기관 차원에 있어서 더 이상 두고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업무분장은 불가피하다는 것도 안다. 머릿속으로는 이해가 되나 마음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다. 한 번 더 기회를 주고, 다시 재정비하기 위함이라고 스스로를 다독거려보지만 과연 이게 옳은 일인가. 이게 해결책인가를 계속 생각하게 하는 왠지 모르게 씁쓸한 업무분장이었다.  


이 업무분장은 누구를 위함일까?

이 업무분장으로 팀원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될까?

이 업무분장으로 다른 팀원을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닐까?


업무분장은 기관차원에서 아주 큰 일이고 중요한 부분이다. 업무 변경으로 인해 긍정적인 변화도 도모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혼란이 야기될 수도 있기 때문에. 중하게 사항들을 잘 고려하여 최종 결정되어야 한다.


이번 업무 분장으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왠지 모를 이 씁쓸한 기분, 씁쓸하다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그냥 마음이 좀 그렇다.


앞으로 누구에 의한, 누구를 위한 업무분장 이루어지지 않기를. 이런 취지의 업무분장은 정말이지 사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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