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여 시소에서 내리게 하지 마오

by 까칠한 여자



주말에 조카들과 놀이터에서 시소를 잠시 탔다. 조카 둘이 서로 무게 차이가 많이 나지 않아 별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 한쪽에 둘이 타게 하고 반대쪽에 앉아 함께 잠시 시소를 탔다. 물론 발구르기를 계속해야 했지만 너무 재미있는 것이 아닌가. 조카들보다 순간 내가 더 신나서 시소를 탄 것 같다. 나와 조카들 모두 만족한 시소 타기였다.


시소 타기를 하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소는 배려의 아이콘이구나. 무게가 비슷하다면 양쪽에서 함께 배려를, 양쪽 무게 차이가 있다면 한쪽에서 조금 더 배려를 해야지 재미있게 시소를 탈 수 있겠구나. 일을 할 때도 마찬 가지다. 서로 연차 차이가 날수록 핑퐁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서로 연차 차로 인하여 보는 관점이 다를 수밖에 없고, 역량 또한 차이가 클 수 있다. 하지만 각자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면 연차가 높은 사람은 그 무게에 실려 아래쪽에만 연차가 낮은 사람은 무게가 덜해 위쪽만 향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서로 합의점이란 있을 수 없게 된다. 서로 배려하고, 호흡을 맞춰야지만 그야말로 시소 타기가 제대로 되는 셈이다.


팀원들과 연차 차이가 커지면서 재미있는 시소 타기가 되지 않고 있다. 서로 입장차가 클 수밖에 없음을 수없이 생각하고, 경험이 부족함으로 대처능력도 부족하다는 것을 알지만 솔직히 화도 나고, 이해가 되지 않는 상황도 많다. 반대로 팀원도 상사들을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을 것이다. 일을 하다 보면 나도 상사이지만 나의 상사를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은데 팀원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이해가 안 되는 것들이 더 많을까 싶다.


팀원 대신 일을 수습해 주다 감정이 상하는 일이 발생하였다. 다른 팀 팀장과 상사가 결재를 한 서류에서 문제가 생긴 상황인데 몇 달이 지난 뒤 발견된 오류라 급하게 수습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 오류상황에 1도 개입하지 않는 내가 방법을 찾아 수습까지 했으나 그 상황을 보고하지 않고 수습 후 보고를 했다는 이유로 상사가 삐딱선이었다. 상황에 따라 보고를 하고, 수습을 해야 하는 것이 있고, 수습 후 보고를 해도 되는 것들이 있다 생각한다. 이번 건은 해결책이 있어 빠른 수습 후 결재를 올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건 나의 착각이었나 보다.


팀원이 발견한 오류에 대해 결재를 한 팀장과 상사에게 가서 보고하라고 놔둘걸. 굳이 개입하지 않아도 되는 일에 팀원을 위한다고 오지랖 넓게 나서지 말걸. 잘잘못을 따지고 잘못을 한 그들에게 수습하라고 놔둘걸. 누구의 잘못을 따지기보다는 수습이 우선이라 생각해서 수습을 했는데 이런 오해까지 풀어야 하는 이 상황이 참 시소에서 내리고 싶게 만든다. 나도 이런데 팀원들 입장에서는 얼마나 시소에서 뛰어내리고 싶을 때가 많을까.


정말이지 재미있는 시소 타기를 하듯 일을 하면 좋겠다. 시소는 절대 혼자 탈 수 없다. 같이 호흡을 맞춰줄 상대가 있어야 제대로 돈 시소 타기가 되는 것이다. 한쪽의 힘겨루기가 아니라 재미있는 시소 타기를 함께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누구라도 그 시소에서 뛰어내리고 싶지 않게 말이다.


keyword
이전 17화인간관계는 실적 쌓기가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