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로 돌아가는 역-
히가시노게이고 책들 위주로 빌려 읽다가 다른 책으로도 한번 읽고 싶어 고른 책이 바로 <과거로 돌아가는 역>이라는 책이었다.
책 제목만 보고도 대충 어떤 내용인지 짐작할 수 있지만 과거로 돌아가는 과정을 어떻게 풀어놓았을지 궁금증을 안고 책을 읽어갔다. 술술 읽혀 금방 한 권을 다 읽게 되었다. 과거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5명 주인공들의 이야기로 챕터가 나누어져 있었다.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했다. 먼저 과거로 갈 수 있는 역에 도착해야 하는 데 그 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과거로 돌아가 어떤 일을 다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랄 정도의 강렬한 후회를 품는 것, 보름달이 뜨는 밤, 그리고 아라카와와 나카가와 두 강 위에 걸친 다리를 건너야 한다는 조건이 다 갖추어져야 한다. 그 조건이 맞닿게 되면 그 사람은 모호로 시역(과거로 돌아가는 역)으로 도착해서 역무원을 만나 돌아가고 싶은 과거의 분기점으로 돌아가게 된다.
한 달 전 과거의 분기점으로 돌아가 후회를 씻었다면 그 사람은 다음 달의 역무원이 되어 또 다른 과거의 분기점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돕는다는 설정으로 주인공들이 연결되어 있었다. 책에서는 9월의 역무원이 마지막이었지만 아직도 그 역에서는 다음 달의 역무원이 또 누군가를 기다렸다가, 또 다음 달의 역무원이 되어 과거의 분기점으로 또 다른 이들을 안내를 하고 있어 그 이야기가 계속되고 있을 것만 같다.
이 책을 읽고 이게 현실에서 진짜 일어난다면 어떨까란 상상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당신에게 인생의 분기점은 언제인가? 의 질문에 대해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현실 세계에서 아무리 애를 써도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과거를 바꾸는 일은 그 누구도 할 수 없다. 그렇기에 만약 과거로 돌아가 어떤 일을 꼭 다시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랄 정도의 강렬한 후회를 품고 있다면, 더더욱 천천히 앞을 바라보며 오늘을 분기점으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 과거로 돌아가는 역-
책 속에 이 문장이 참 좋았다. 미련과 후회가 남는 순간들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때의 선택이 달랐다면 어땠 을까하며 말이다. 하지만 다시 그 순간으로 갈 수도 없고, 그 선택이 달랐다 해도 그 결과는 아무도 알 수도 없다. 그렇기에 수많은 오늘을 살아갈 우리들에게 현재에 집중해서 잘 살아가라는 응원의 메시지 같이 느껴졌다.
이런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다면 어떤 과거의 분기점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할까. 한 번 고민을 해봐야겠다. 어떤 과거로 돌아가 그 과거를 살아가고 싶을지 말이다.
지금 이 순간 가장 후회로 남는 순간으로 돌아가 그 시절을 다시 살아간다면 오히려 현재에 대해 더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할 수도 있을 것이며, 그 순간 함께 하고픈 누군가와 그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할 수도 있을 것이며, 가지 못한 길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쨌든 과거로 돌아갈 수도 없으며, 과거를 바꿀 수도 없다.
과거에 대한 후회와 미련보다는 오늘이 나에게 있어 분기점이라는 생각으로 오늘을 살아가자. 오늘이 또 다른 미래의 과거가 되어 지금 이 순간이 후회와 미련으로 남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 책을 읽고 이 작가의 또 다른 책이 궁금하여 찾아보고, <작별의 건너편 시리즈> 세 권으로 빌려왔다. 이 시리즈도 읽는다면 왠지 현재 지금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지칠 때도 있고, 힘들 때도 많고, 평범한 일상이 행복한 순간임을 잊고 살아갈 때도 많다. 하지만 한 번씩 이렇게 외부 자극들을 통해 지금에 더 집중할 수 있게 해 주고, 주어진 일상의 소중함들을 알도록 해주는 것 같다. 그냥 알면 더 좋겠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 이런 계기들을 통해 다시 한번 기억하라고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