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팀이든 요주의 인물은 있으며, 정말 특이한 인물은 꼭 있다. 또한 질량보존의 법칙은 항상 존재한다. 한 명의 빌런이 가면 또 다른 빌런이 그 자리를 채우며, 빈자리는 생기지 않는다. 항상 그 자리가 메꿔지는 마법이 발생한다.
요즘은 사무실에서 업무를 하다 보면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기분이 드는 경우가 많다. 정말 이해할 생각도 없지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나도 많고, 상식선이라는 것이 무존재하는 기분이 든다. 분명히 우리가 아는 상식선이라는 게 있는데 그들에게는 존재하지 않나 보다. 그 상식선이라는 건 물론 개인 기준에 다르겠지만 보통의 상식선이라는 건 있지 않은가.
모두에게 업무 공지를 하더라도 모두가 다 기한을 지키지 않으며, 잘 수행하지 못하는 건 안다. 근데 희한하게 기한을 잘 지키는 사람은 매번 기한을 잘 지키고, 기한을 잘 지키지 못하는 사람은 매번 기한을 잘 지키지 못한다.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그리고 하나를 챙기면, 그건 잘 제출하거나 잘 수행하는데 나머지에서 모두 구멍이 난 듯하다.
정말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팀원들의 특성에 맞게 대처도 해보고 하는 데도 매번 반복되는 상황에 마주하게 된다. 마치 무한궤도의 늪에 빠진 것처럼 말이다. 나도 사람인지라 같은 상황을 계속 반복해서 대응함에도 변화가 생기지 않고, 같은 상황에 대해 언급하고, 또 언급을 해야 하는 상황들에 정말 고구마를 먹는 기분이다. 그런 기분을 들게 만드는 그 팀원들이 이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느냐. 아니다. 알고 있다. 근데 문제는 매번 반성만 한다는 것이다. 주야장천 반성만 한다. 또 희한하게 자기반성은 엄처 잘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변화되지 않고 자기반성만 한다는 것이 문제다. 똑같은 상황이 반복되더라도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개선점을 찾아 보완하는 팀원이 있는 반면, 자기반성만 엄청 잘하는 팀원이 있다.
상반기를 지나가는 시점에서 상반기 평가를 앞두고 담당 업무에 대해 점검을 했더니 정말 또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상황들이 나온다. 자기반성 엄청 잘하는 팀원들이 입이 떡 벌어지게 만드는 상황들의 주인공이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챙겨줘야 하는 건지. 또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다 말해줘야 하는 건지 싶다. 그리고 참 '모른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지. 본인 담당 업무임에도 모른다고 하면 어쩌라는 건지. 참 세상 편하게 산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그들의 태도이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모두가 그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소수의 자기반성파 팀원들 말고, 다수의 팀원들이 피드백을 잘 수용하고, 자신의 업무를 잘 수행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성장해 나가고 있음에 그것으로 위안이 된다.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한 기분을 들게 하는 소수의 팀원도 있지만 그래도 다수의 팀원들이 있기에 아직은 그들의 성장과 역량발휘를 위해 노력하고 싶게 만든다는 사실.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자기반성만 하는 팀원이 소수라는 것이 말이다. 우유와 커피의 조화가 중요한 카페라테처럼 그들이 잘 조화를 이루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길 바라본다.
'세상에 쓸모없는 노력의 시간들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괜찮다. 나도 당신도 우리의 모든 순간이' <은주의 방 중에서>
P.S. 제발 자기반성만 하는 팀원들아. 상사에게 '죄송하다고', '모른다고' 할게 아니라, 본인이 업무 담당자로서 자기 자신에게 부끄러워하고, 미안해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