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관계 속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건 참 쉽지 않은 것 같다. 직장 생활을 꽤 많이 했고, 나름 열심히 하고 있다 생각하지만 해도 해도 풀리지 않는 매듭들은 항상 존재하는 듯하다.
참 여러 감정들이 공존한 듯 한 하루였다. 오전에는 책임감 없는 상사와 팀원들의 모습에 열폭하게 만들어 부정적 감정들이 쏟아져 나왔고, 점심시간에는 식사하며, 회의하는 자리라 애써 웃으며 분위기를 맞춰야 했고, 오후에는 면접심사가 있어서 감정을 배제하고 자신감 있게 생각들을 표현해야 했고, 그 이후 잠시 선배 언니를 만나 답답한 마음을 막 쏟아낼 수 있어 속이 시원했고, 퇴근해서는 마트에 가서 원플원 상품들과 맥주를 구입하며 싸게 득템 한 것에 만족해했고, 시원한 매트로 바꿔진 침대 위에 씻고 누워 불어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기분이 좋아졌고, 시원해진 맥주에 소시지 한 줄을 안주삼아 나 혼자 산다를 보고 있으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가 되었다.
참 하루동안 여러 감정들이 함께 했다. 남 탓도 했다가 내 탓도 했다가. 풀리지 않은 매듭은 풀릴 듯 풀리다가 또 다른 일들로 다른 매듭이 생겨나고, 그 생겨난 매듭으로 그전 매듭은 뒷전이 되었다가도 또 한 번씩 불쑥 나타나기도 하고, 어느새 사라지기도 하며, 끝없이 이어지는 느낌이다.
조금 더 여유롭게, 유한 마음으로 상황들을 대처했다면 부정적 감정들을 쏟아내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내가 예민하고. 까칠한 게 아니라 누구라도 더하면 더했지 그런 상황들을 만든 그들이 잘못된 게 맞다 싶기도 하고, 왜 많은 관계 속에서 내가 먼저 손 내밀고, 더 다가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들은 노력하지 않은 채 관계향상의 키는 나한테 있다고 여기는지 싶다가도, 그래도 내가 더 노력했어야 했나 싶다가도 참 그랬다.
이래도 힘들고 저래도 힘들다면 때론 나도 정말 나를 먼저 , 나만 생각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다. 억지로 타인에 맞추려 하지도 말고, 너무 애쓰지도 말고, 괜찮은 척하지도 말고 있는 그대로 하고 싶은 대로 막 하고 싶을 때가. 속으로 삭일 것이 아니라 다른 팀원들에게 부정적인 감정을 전가시키고 싶지 않지만 욕도 하고, 화나는 감정을 쏟아도 냈다가, 팀원과 외근 가는 길 그들도 이야기하지 않는데 상사라는 이유로 대화를 이끌어가지 않고, 흘러나오는 음악 들으며, 운전에만 집중하고 싶고, 과정 없이 결과론적으로 나를 혼내는 나쁜 상사로 만드는 그들에게 계속 업무가 밀리고,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알아서 하세요란 자유를 주고 싶을 때도 있고, 모든 걸 다 알 거란 그래서 나에게 맡겨놓은 답을 달라는 듯한 그들에게 나도 모른다라고 책임감 없이 답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이러함에도 저러함에도 모든 걸 해결하려 하지도 말고, 스트레스받지도 말고, 애쓰고 싶을 땐 애쓰되 항상 그러지 말자는 거. 나에게 한없이 너그럽게, 이기적일지라도 타인보다 나를 먼저 생각하는 그런 시간도 필요한 법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