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 Sourcing (아웃바운드 채용) 담당자의 판도라의 상자
어제 우연히 전 회사의 직원이 ”사XX” 구직사이트에 본인의 이력서를 올려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름은 성을 제외하면 마스킹 처리 되어 있었지만, 나는 한눈에 그가 누구인지 알 수 있었다. 정말 회사를 오래 다녔고, 초기멤버였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헉”하고 사무실에서 소리를 내었다.
HR 특히 채용업무를 하다 보면 원치 않게 직원의 이직준비 사실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이를 아는 체 하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직접 문의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에는 직간접적으로 해당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직원에게 회사생활에 만족하는지 넌지시 물어봤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조금 미숙했던 시절의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도 최근에 이직을 했고, 한 곳의 스타트업에서 4년 넘게 재직한 멤버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직을 준비한다는 사실을 직접 회사에 알리지는 않았다. 물론, 팀원 분과 제 위에 이사님은 눈치채고 계셨겠지만, 직접 물어보지는 않으셨다. 이미 알면서도 제 의사를 존중해 주신 것이었다.
그렇다면, 인사담당자로서 해당 사실을 인지했을 때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내 생각으로는 크게 2가지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1. (재직기간이 1년 이상이고, 회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
- 솔직히 알게 된 경로를 말하고, 회사에 어떤 부분이 만족스럽지 못한 지에 대해 직접적으로 문의할 것이다.
- 해당 인재가 갑작스레 회사를 떠나게 되면, 회사에서는 그 보다 훨씬 큰 손해를 감수해야하기 때문에 붙잡는게 최선이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팀원이나 다른 분께 조금씩 업무과 권한을 위임해서 손해를 줄이고자 할 것이다.
2. (재직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일반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경우)
- 굳이 본인에게는 사실을 알리지 않을 것이다.
- 다만, 인수인계가 거의 없이 떠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공유드라이브/업무매뉴얼) 등이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해당 부분을 요청할 수 있을 것 같다. (필요하다면, ADMIN 계정으로 미리 자료를 백업을 받아둘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인사담당자로서 해당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기분 좋지 않을 일이다. 내가 업무를 잘못한 것일 수도 있고, 우리 회사의 대표가 잘못 판단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사담당자로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음에 후회가 조금은 남는 게 사실이다.
- 조금 더 미리 다가가서 어려운 점이 없는지?
- 회사에 개선할 필요가 있는 부분이 있는지?
- 팀 내에서 혹은 다른 팀과의 소통과 협업에 장애물은 없는지?
- 소속 팀의 팀장은 어떠한지?
사실 1명당 30분(30분*40명 = 20시간)만 시간을 할애했으면, 난 1명의 인재가 회사를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