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량적 평가와 정성적 평가
어김없이 평가 시즌이 돌아왔고, 최근 이직을 하면서 현재 회사의 기존 평가를 보면서 평가형태를 변경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존 평가표의 경우 성과를 확인하기 힘든 정성적 요소만이 가득했고, 그마저도 창의성 등과 같은 모호한 단어들로 평가를 진행해 왔다.
(심지어 직원이 본인과 평가자가 대상자의 성과 및 관련 내용을 기재할 수 있는 부분조차 있지 않았다.)
과연 나는 어떻게 평가를 구성할 것인가?
1. 가능하면 많은 직원이 본인이 기여한 부분, 실제 수행한 업무를 기술할 수 있는 형태
2.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 외에 프로젝트성 과업을 기재할 수 있는 형태
3. HR 취합 및 평가 등급을 내기에 좋은 형태
4. 코멘트 및 백데이터 등을 추가할 수 있는 형태
결국 나는 평가를 아래와 같이 2가지로 분류하였다.
- 업무 수행 평가 [상반기50%/하반기50%]
- 회사 인재상
1. 업무 수행 평가
업무 수행 평가의 경우 인사팀에서 모든 팀의 평가 요소를 정해주는 것은 불가능하고, 사실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상반기 3개 항목 / 하반기 3개 항목 정도로 예시를 들어서 참고용으로 제공하였다. 물론, 영업팀과 같이 평가 요소를 쉽게 산정할 수 있는 팀도 존재하지만, 개발팀과 같이 평가 요소를 쉽게 산정하기 어려운 팀도 존재한다.
평가를 보내고 공지한 후에 5분도 되지 않아 PM분이 본인이 성과 측정과 관련하여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했다.
“제가 평가표에 스스로 항목을 기재하게끔한 목적은 적어도 평가항목에 관하여는 본인이 회사에 기여한 바를 본인이 놓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목적을 분명히 했다. 나는 직원평가의 목적이 회사 입장에서는 연봉/보너스/스톡옵션을 정해진 POOL 내에서 차등지급하는 게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직원 입장에서도 본인이 1년 업무 / 6개월 업무를 돌아보고,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목적이 있다. 물론, 내가 의도한 대로 작성해 주는 분이 많지는 않겠지만, 그 비율이 30%~50%만 돼도 내년에 직원 본인도 성장하고, 회사도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2. 회사 인재상
회사 인재상은 사실 어찌 보면 가장 개인의 주관이 많이 반영되는 평가요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넣는 이유는 1가지이다. 열심히 하는 사람, 성실한 사람, 발 벗고 다른 동료를 도와주는 사람을 알기 위한 목적이다. 회사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고, 일도 다양하다. 특히, 필자가 재직 중인 스타트업의 경우 업무 경계가 모호하거나 담당자가 없는 업무가 발생하는데 항상 누군가가 나서서 이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런 사람들이 조금 더 좋은 성과와 베네핏을 가져갔으면 하는 게 목적이다.
다만, 여기서 발생하기 쉬운 오류가 1가지 있는데 남아서 야근을 하는 것이 과연 좋은 것인가? 에 대한 의문이 있다. 사실 관리자는 100% 업무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야근 등을 기준으로 성실성을 파악하기 쉽다. 실제로 일을 잘하고 칼퇴하는 직원과 일을 못해서 야근하는 직원 중에 한 명을 고르라면 회사 입장에서는 전자가 훨씬 유리하다. (커뮤니케이션 비용, 업무 일정 딜레이, 야근식대 그리고 수당을 주는 회사라면 그 비용을 모두 고려해보자. 야근 3시간에 5~10만원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야근과 일정 내 처리 못해서 야근 하는 것 또는 아무도 챙기지 않는 Gray Area를 해결하다 보니 일이 늦어지는 경우를 구분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일을 잘하지만, 더 잘하기 위해 야근하는 직원에 한하여 스톡옵션으로 동기부여를 해주고, 회사의 성공시 보편적인 급여 인상보다 10~20배 큰 보상을 가져간다면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내가 생각하는 평가는 본인이 평가에 있어서 자기가 수행한 업무를 자랑하는 (뽐내는) 이벤트였으면 좋겠고, 회사도 직원이 기여한 만큼 보상을 해주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이 보상을 하는 것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물론, 그 성과를 남들도 인정할 수 있게 어떻게 공유하느냐가 가장 어렵고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평가를 발송하면서 본인이 성과를 측정하기 나타내기 힘든 부분이 있으면 인사팀에서도 “같이 고민” 해드릴 테니 편하게 말씀부탁드린다고 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과정이 HR에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가 아닌가 싶다. 개개인별로 다른 업무형태 하지만 이를 하나로 정리해야 하는 숙제 그리고 이 과정에서 스스로 배우게 되는 것들이 있다는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