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은 리더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바로 어제 일이다.
새로 입사한 팀장이 불과 1주일 만에 퇴사를 하였다. 그와 면담을 진행하면서 그의 상사(BOSS)의 자질이 너무나도 의심스러웠고, 나 역시도 그와 같은 상황이라면 퇴사를 했을 것이라고 공감했다. 그와 동시에 이를 해결할 수 없는 나 자신이 답답했다. 과연 인사담당자로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1. 리더가 자질이 부족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2.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
3. 현타가 오는 순간
1. 리더가 자질이 부족한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리더가 자질이 부족한 경우는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1. 업무 성과는 뛰어나지만, 직원 관리를 잘 못하는 경우 (본인 팀원으로부터 평판이 안 좋은 경우)
1-2. 업무 성과는 나쁘지만, 팀원들 평판은 좋은 경우
1-3. 업무 성과도 나쁘고, 팀원에게서 평판도 안 좋은 경우
어제의 케이스는 1-1. 해당하는 경우였다. 이러한 경우 내가 이전에 경험했던 CEO는 해당 리더의 편을 들어주고 싶어했다. (HR로서 현타가 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렇다면, 보통 경고성 조치를 취하기도 쉽지 않다. 왜냐하면 경고성 조치를 취해도 강도가 약해서 타인의 관점에서 보면 예의상(?) 보여주기식 경고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경우에는 HR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다행히도 지금 회사의 대표님은 퇴사 이유에 대해 공감을 했고, 이에 따라 경고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하지만, 그 사람을 리더에서 내려오게 할 수는 없다는 점과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원인을 제거할 수는 없을 것이다.
1-2. 케이스는 스타트업과 맞지 않은 리더라고 생각한다. 스타트업은 성장을 하지 못하는 순간 망한다. 그리고 그 시간이 1~2년 밖에 주어지지 않는다. 과연 성과를 내지 못하는 리더가 좋은 리더일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 좋은 리더는 긍정 피드백과 부정 피드백을 모두 할 수 있어야 하고, 특히 부정적 피드백을 얼마나 건설적으로 제안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피드백 제시가 아닌 다른 대안을 제안하거나 적어도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팀원에게 평판이 좋은 리더는 보통 2개 중에 1가지이다. 본인이 대부분 일을 직접 하거나, 잘못된 점에 대하여 피드백을 하지 못하는 것. 둘 다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 바람직한 경우는 아니라고 본다.
1-3. 정리하면 된다. 다만, 본인이 자발적으로 안 나갈 경우 그에 대한 보상책이 필요할 뿐이다.
2.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정말 없다. 다른 사람들과 추가 면담을 진행하면서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는 점을 깨달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아니 거의 없다고 느낀 순간 난 이런 상황이 또 반복될 것이 예상되었다. 물론, 이를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를 만들고, 그것을 따르도록 모든 리더에게 요구를 할 계획을 갖고 있지만, 대표님의 의지가 정말 강하지 않는 이상 쉽게 바뀌기는 어려울 것 같다. 만약, 대표님이 그 사람을 리더에서 내리고, 이로 인해 해당 리더가 이탈할 것까지 예상한다면 좀 더 강하게 실행할 수 있겠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좋은 성과를 이미 보여줬기 때문에 내가 대표라도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3. 현타가 오는 순간
팀장이 퇴사를 하고, 그날 오후에 팀원 면담을 진행했다. 더욱 아쉬웠던 점은 해당 팀원은 신규 팀장님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은 상태였다. 앞으로의 로드맵과 업무 방향을 함께 계획하면서 본인도 한 단계 성장을 기대했는데 갑작스러운 퇴사로 동기가 저하된 상태였다. 그분께 위로는 했지만, 사실 뭐라 해줄 말이 없었다. 다음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는 것조차 거짓말이라고 생각해서 하지 않았다. 그와 동시에 차라리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를 당하는 게 나으려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한심하기도 하고, 이러한 상황이 회사의 성장을 바라는 한 사람으로서 참 무기력해지는 일이 아닌가 싶다.
(결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내가 대표라면 난 어떻게 행동했을까? 내가 대표라면 난 그 리더를 내보낼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사실, 매출보고, 투자자 등 여러 가지 이해관계를 생각하면 그게 가능한 건지도 사실 모르겠다. 다만, 장기적으로 직원들에게 악영향을 많이 끼치지 못하도록 규정/가이드를 만들고, 계속 설득해서 다음에는 이러한 케이스의 발생 확률을 낮추는 것이 그나마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요청사항)
이러한 케이스의 경험이 있다면 본인의 생각/의견을 댓글로 남겨주세요. 같이 고민해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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