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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RNOTE Feb 25. 2024

[직장인일기] 휴가를 다녀와서

겨울의 북해도는 너무나 아름답고 평화롭다

6:00 AM

평일이었다면 핸드폰의 알람이 울리고 평소라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아직 깨지 않은 몸을 이끌고 씻고 있을 시간이다. 하지만, 난 휴가 중이고, 현재 오타루에 있다. 시계를 보고, 다시 알람을 끈 후 다시 잠을 청했다. 


7:20 AM

평소 주말보다는 약간 잠이 일찍 깬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어제 이동으로 피곤한 나머지 몇 년 만에 10시도 되지 않아서 잠이 들었다. 정말 몇 년 만에 가장 푹잔 밤이었다. 커튼을 열고, 창밖을 바라보니 이게 행복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세상은 하얗고 너무나 아름다웠다. 


11:00 AM

텐구산 전망대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정말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가 한순간에 날아가는 기분이다. 이러려고 돈을 버는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도 상쾌한 기분이 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눈을 던지고 놀고, 눈사람을 만들었다.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든 생각은 딱 하나였다.

그냥 좋다. 이게 내가 휴가여서 좋은 것인지? 아니면 회사 걱정을 하지 않아서 좋은 것인지? 아니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풍경을 즐겨서 좋은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난 이 시간을 즐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만약, 회사생활도 나의 삶도 매 순간 즐길 수 있다면 조금은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 휴가 복귀 후 회사에 많은 일들이 있었다. 부서 간의 갈등, 부서장과의 면담을 하고, 그 과정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점. 근데 생각해 보니 그러한 갈등에 먼저 나서서 면담을 해본 것도 처음이고, 그 부서장이 속마음을 나에게 이야기한 것도 처음 해본 경험이었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난 또 새로운 경험을 했고, 그것 역시 나에게 돌아오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다. 내가 문제를 대하는 과정 자체를 즐기려고 하니 이 또한 즐거운 경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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