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흐릐 Aug 11. 2022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8일 차, 20200325

독일 단축근무 급여: Kurzarbeitergeld

KUG KUG 왔어요 KUG KUG

KUG: Kurzarbeitergeld의 약자로 단축근무급여를 의미한다.


큭큭큭큭큭

발음은 참 재미있는 단어인데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어려움을 맞이한 회사가 직원들의 근무 시간을 단축시키고

직원은 회사로부터 단축된 근무 시간만큼 급여와 소정의 정부 지원금을 받는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정부 지원금을 받는다고 해도 100%의 급여를 받는 경우는 없고 최대 60-70%의 급여를 받는다.


지난 몇 달 정말 열심히 일했다.

정직원으로 승진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혼자 법률부서를 맡아 운영하면서

CEO, CFO, 외부 변호사, 투자자들과 협업하고

어려운 업무가 나에게 몰리는 시간을 성장의 시간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회사에 나를 증명하기 위해 노력해왔는데, 그동안의 마음고생에 대한 보상도 받고 싶었는데,

뭐 별다른 큰 포부는 있지 않았고 그냥 추후 더 많은 급여를 요구하기 위해서…


헌데 큭큭큭큭큭이 다가오다니…

다행히도 나는 대부분의 직원들보다 많은 근무시간이 책정되어 조금 더 높은 급여를 받는 듯 하지만

어려워져 가는 상황에 사람들의 마음이 어두워지고 여유가 줄어들고 날카로워지고 본성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멋진 단어들로 스스로들을 세뇌이며 그 더러운 본성을 애써 숨기고 있다, 아직은.


사람이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두 가지 요소를 꼽자면, 재정적 안정과 건강을 꼽고 싶다.

이 두 가지를 한꺼번에 위협하는 지금의 상황에 감사할 조건은 생각하기 어렵다.


마음은 능히 병을 이기는데 병든 마음은 누가 일으킬 수 있나.

약해져 가는 경제력, 위험에 노출된 몸보다 더욱이나 마음을 지키자꾸나.



매거진의 이전글 100일간의 코로나 일기 7일 차, 2020032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