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위로 Dec 13. 2018

전율에 깃댄 서사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보헤미안 랩소디>
Bohemian Rhapsody, 2018     

출처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퀸의 일대기를 다룬 이십세기 폭스의 전기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입니다. / 배급사 타이틀부터 힘찬 일렉트로 기타 소리로 시작하는 이 영화의 주제는, '어떻게 그들은 지금의 퀸이 되었나'보다는 유명세를 탄 퀸의 이후를 주로 다룹니다. 다른 주제가 있다면, 그것은 프레디 머큐리 개인의 서사이겠죠. 전반에는 머큐리가 퀸 밴드에 합류하게 되고 유명세를 타면서 단숨에 스타가 되는 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합니다. 그리고 중반이 되자, 프레디의 개인 서사에 대해 펼쳐놓기 시작하죠. 이야기의 주체는, 프레디가 '잃는 것'입니다. 프레디는 자신의 정체성을 밝힌 뒤 평생의 사랑을 잃었고, 자신의 이기심 때문에 평생을 함께했던, 함께할 동료들을 잃었죠. <보헤미안 랩소디>의 서사 속의 클라이맥스는, 자신이 잃었던 것에 대해 미안함을 전하거나, 끝내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과정에 대한 것이겠죠. 하지만 이 영화의 가장 짧지만 굵은 클라이맥스라 함은, 마지막 15분의 무대일 것입니다.


출처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보헤미안 랩소디>가 슬로건으로 내걸은 '120분의 클라이맥스'가 진실인지는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진지했던 초중반의 서사가, 마지막의 무대로 통합된다는 영화의 구조는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프레디가 정신을 차리고 다시 퀸으로 돌아가 하는 무대는, 그야말로 전율의 무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뿐만 아니라 퀸 세대가 아닌 사람들도 충분히 들어 봤을 쿵.쿵.짝! 리듬이 울려퍼지며 (심지어 조용히 해야 하는 영화관에서도)우리를 흥얼대게 만듭니다. 여기에 프레디가 에이즈에 걸렸다는 비극적 사실까지 깔리며 '마더'가 구슬프게 들리는 효과(?)까지 더해집니다. 프레디의 서사를 다루느라 흐릿해진 음악이 아쉬울 참이었는데, 마지막 15분에 포텐이란 포텐은 전부 터트리며 열광의 도가니 속 관객들을 보여 주니 정말로 재미있고, 신기하고, 경이로운 무대가 아닐 수 없었죠. 이야기는 12세 치고는 수위가 높거나 이해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고 해도, 후반 전율의 무대는 누구든 소름이 한 번 쫙 돋을 것입니다. 분명합니다. (2D로 관람하였으나, 스크린X로 봐도 괜찮을 듯 하군요.)




매거진의 이전글 펑 하고 터지니 우르르 쏟아지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