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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Dec 13. 2018

펑 하고 터지니 우르르 쏟아지네

영화 <완벽한 타인>

<완벽한 타인>
Intimate Strangers, 2018

출처 : 영화 <완벽한 타인>

배급사(롯데;;;)때문에 걱정도 했고, 출중한 배우진 덕분에 기대도 많이 했던 <완벽한 타인>입니다. 한동안 영화로 만나뵙지 못했던 이서진 배우님의 오래간만의 출연작이기도 하죠. 그런데 이게 웬걸, 생각보다 괜찮은, 아주 괜찮은 영화였습니다. / 2018년의 코미디 영화라 함은 <나를 차버린 스파이>,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베니스> 정도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 영화들은 한국의 정서에도 맞지 않고 별별 수를 써가며 웃으라 강요하는데요, 이 영화는 우리가 이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알고 있어서인지 보고만 있어도 저절로 웃음이 납니다. 석호와 친구들, 그리고 그들의 아내가 같이 술자리를 하며 핸드폰 공개 게임을 한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신기한 주제인데, 이것에 캐릭터 운용(다음 챕터)이 더해져 정말 '한국사람들이 웃을 수 있는' 코미디가 만들어졌습니다. 또한 영화의 연출도 맘에 듭니다. 단순한 '썰'로 풀어 지루해질 수도 있었던 영화에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배신, 타락 등 막장드라마에서 볼만한 주제를 넣어서 우리에게 익숙한 듯 익숙하지 않은 철저히 한국형인 코미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번에 롯데가 안타를 쳤군요.


출처 : 영화 <완벽한 타인>

<완벽한 타인>의 최고의 장점이라 함은, 캐릭터 운용이었습니다. 앉아서 가만히 썰만 푸는데도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웃음을 부릅니다.(특히 유해진 배우님이ㅋㅋㅋ) 영화는 배우의 능청스러움과 당황함으로 이야기에 웃음을 더하지만, 무리수를 두거나 영화에 해를 끼치거나, 불쾌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깔끔하게 웃고 올 시나리오 정도죠. 그런데 반전이 있다는 것이 좀 걸립니다. 영화에서 일어났던 모든 '완벽한 타인'들에 관한 배신과 타락, 배반과 욕망에 대한 사건을 모두 덮으려는 의도 같습니다. 이야기는 괜찮았지만 결말까지 이끄는 스토리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많았습니다. 남에 대한 이야기하는 것이 제일 재밌듯 타인들의 이야기에 끼어 같이 이야기를 듣는 것은 충분히 재밌을 수 있지만, 영화의 마지막은 모든 사건들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영화를 급하게 마무리하려는 시도가 뻔히 보입니다. 하지만 영화는 코미디 영화로서의 본분에 충실했습니다. 롯데의 영화는 정말로 신랄한 비판이 가능했던 영화들 뿐이었는데, 웬일로 이번엔 괜찮은 영화를 내놓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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