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할 땐 진지하게

영화 <스윙키즈>

<스윙키즈>
Swing Kids, 2018   

출처 : 영화 <스윙키즈>

*간접적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써니>, <과속스캔들> 등 경쾌한 박자와 복고 풍으로 영화를 만들어왔던 강형철 감독의 복귀작, <스윙키즈>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 영화의 초반에서는 약간 갸우뚱했습니다. 탭댄스가 목적인지, 아니면 차별이 목적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탭댄스 영화라 경쾌함이 대부분을 차지할 텐데, 그 이야기의 사이에 편견과 차별을 넣는다는 것이 이상하기보단 수상했습니다. 그런데 중반을 지나자 어째서 그런 차별과 편견이 영화 초반 설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 <스윙키즈>에서 차별과 편견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떤 면에서는 평면적으로 사례만을 보여주는 것 같지만, 영화의 초반이 지나고 나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죠. 전 이 영화의 주제는 결말로써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의 춤 영화, 보통의 춤 영화 감독들이라면 이런 엔딩을 고려조차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시대배경과 여태껏 쌓아온 캐릭터들을 무시한 채 해피엔딩만을 향해 달리겠지요. 크리스마스 시즌의 영화라면 더 그랬을 것이고, 영화는 이 법칙을 대담하게 깨버립니다. 영화의 기승전결을 뚜렷하게 하기보다는 이 시대와 이 상황, 이 사람들에 대해서 완벽하게 마무리짓는 길을 택합니다. 신파로 질질 끌지도, 반전으로 일부가 살아나지도 않습니다. 간결하고 깔끔한 마무리이지만, 왠지 모르게 여운이 남습니다. 이런 것이 영화가 전하려는 메세지에 대한 완벽한 마무리 아닐까요.

출처 : 영화 <스윙키즈>

한마디로 말하자면, 배합이 적절합니다. 탭댄스 영화와 어두운 이면에 대한 이야기는 잘 섞이지 않아 영화에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는데, <스윙키즈>는 영화의 '이야기', '유머', 그리고 주축인 '탭댄스'가 오묘한 조합을 이룹니다. 이야기는 탄탄하고, 유머는 적당히 치고 빠져서 영화에 해를 끼치지 않고, 탭댄스는 그 자체로 예술이고 작품이에요.(이건 직접 보셔야 합니다.) '탭댄스'라는 경쾌한 장르에 접목하기 힘든 무거운 주제를 생각보다 훨씬 잘 담아낸 영화입니다. / 초반은 이게 뭐지 하지만 중반에서는 흥미를 가지게 되고, 결말을 볼 당시에는 조금 많이 당혹스러웠지만 나중에 생각하니 감탄하게 됩니다. <써니>와 <과속스캔들>의 장점을 합한 듯 합니다. 시대를 담았지만 지루하지 않게 보았습니다. 사족을 달자면 12세 관람가치고는 조금 잔인한 장면들이 많지 않았나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