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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Jan 09. 2019

오글오글오글오글

영화 <내안의 그놈>

출처 : 영화 <내안의 그놈>

사실 <내안의 그놈>을 보기 전 <아빠는 딸>이라는 비슷한 부류의 영화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 영화에서는 아빠와 딸이 서로의 몸이 바뀌며 겪는 일화를 다루었죠. 영화를 보니 그때 당시에는 너무 오글거려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그래도 뒤에 든든히 받쳐주는 신파 덕에 겨우 영화가 어찌저찌 완성지을 수 있었죠. <내안의 그놈>을 관람하고 나니, <아빠는 딸>이 괜찮아 보였습니다.


<내안의 그놈>은 사고 후 몸과 영혼이 바뀌어버린 고등학생과 한 남자를 다룹니다. 소재는 식상했지만 영화를 보다 보면 나아지겠지라는 마음이었지만, 역시나는 역시나였습니다. 한없이 유치하고 오글오글합니다. 사건의 연결고리부터 캐릭터 설명까지, 빈틈이 너무나 많습니다. 학교와 집을 제외하면 별 배경도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설명조차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유치함은 도를 넘어, 영화의 전체적 분위기까지 흐리는 지경에 이릅니다. 어찌저찌 유치함을 막아보려 선택한 막장은 제 값도 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 마무리되고요.

개그, 감동, 심지어 액션까지 넣었지만 그 중 제대로 된 것 또한 하나도 없습니다. 개그는 신기하게 정확한 개그코드만 요리조리 피해다니고 실소에 그치고, 감동은 신파 중에서도 신파이며, 액션은 너무 많이 나와 질려버릴 지경입니다. 분명이 쉼 없이 웃기다는 시사회평이 들려오던 영화였는데, 어느새 하품을 하게 되고 졸음이 몰려옵니다. 너무 많이 요소를 넣은 나머지 본분을 망각한 사례입니다.

영화는 어쩌면 가장 큰 매력이 되었을 수도 있는 몸이 바뀐 고등학생과 건달의 케미조차도 제대로 맞춰주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오로지 건달의 영혼을 지닌 고등학생의 몸 캐릭터를 다룬다고 영화의 이야기가 정확해진 것도 아니구요. 계속된 에피소드가 반복되고, 심심하지 말라고 넣어준 액션은 너무 들어간 나머지 피곤해집니다. 나름대로 식상한 주제에서 웃음을 만드려고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행동 하나 하나가 강조되면서도 그 안에 담긴 의미라곤 없습니다. 꾸역꾸역 참고 봐도 결국 마지막 신파에서 팡 하고 터지고 맙니다. 인트로부터 뭔가 수상하다 했더니 중반부터는 오글오글오글거려서 몸이 자꾸 움찔움찔했습니다. 평범할 것이라고만 기대했지만 결국 식상한 주제를 진부한 방법으로 다룬 영화일 뿐이었습니다. 영화에는 아무 의미도 없고, 관객을 이끌 아무런 힘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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