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상설계 Dec 08. 2020

#038 / IDR 건축사사무소 (2)

http://www.idrarchitects.com/

IDR은 Interdisciplinary & Integrated Design Research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예술과 문화, 과학 등 다양한 분야와 건축의 교집합을 모색하고..’ 라는 뒤이은 소개글을 보다보니 ‘예술’이 전면에 이렇게 나와있는 것을보니 새롭다. 종합 예술이라고 하면서도 예술이라는 언급하는 모습을 젊은 건축가들의 사이트에서 본적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력을 보니 전보림 소장님이 조소과와 건축학과를 나와서인지 그 단어를 보다 적극적으로 사용한 듯하다.


사실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media 카테고리에서 최근에 다루어진 내용이다. 그들의 출판 소식인 ‘부부건축가 생존기, 그래도 건축’에 대한 내용을 얘기하고 싶다. ‘부부건축가 생존기, 그래도 건축’이라는 단어가 기분에 곡선이 있다면 올라가던 기울기의 값이 조금은 낮아졌다. 이유는 ‘생존’이라는 단어와 ‘그래도’라는 접속어 때문인 것 같다.


책 소개에는 ‘이 책은 우리 주변에 있는 작은 건축사사무소의 생존기이자 젊은 건축가의 건축 열정기이며, 아이 셋과 함께 성장하는 건축가 부부의 성장기이기도 하다.’ 이런 내용이 적혀있다. 건축가가 되고 싶은 우리에게는 굉장히 자세하고 현실적인 참조점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생존기, 열정기, 성장기라는 단어에서부터 그들의 고군분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고군분투는 더 나은 삶의 환경을 위한 것이다. 멋진 일이다. 하지만 건축학도들이 너무 빨리 읽지 않았으면 한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생각난 방송의 한 장면을 소개하려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 어떤 방송이었는지 열심히 찾아봤지만 찾지 못했다.) 유희열이 스케치북에 나왔던 어떤 밴드에게 질문을 했던 일화를 소개하는 장면부터 기억이 있다. 유희열은 그 밴드에게 힘들지 않냐는 맥락의 질문을 했다고 했다. 그 밴드는 그 질문을 싫어한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 질문 때문에 음악을 하고 싶은 사람들도 지레 겁먹어서 밴드를 하려는 친구들이 줄어들어 아쉽다는 맥락의 답변을 했다고 기억한다. 사실 설계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면 ‘부부 건축가 생존기, 그래도 건축’은 생생한 참조이고 앞서 길을 간 좋은 선배의 발자취일 것이다. 그런데 건축학도들에게는 다르다. ‘탈건’이라는 단어로 대표되는 설계를 하지 않는 학생들의 수는 저 단어의 유행만큼이나 늘어나고 있다. 혹자는 탈건은 지능순이라고 할만큼 설계를 많이들 하지 않으려한다. 고민하던 시기에 듣게된 ‘생존기’ 혹은 ‘그래도 건축’이라는 단어로 구성된 책의 제목은 겁부터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설계라는 것이 굉장히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호수위의 백조 같은 일이기도 하다. 지어지는 건물의 수준과 고생이 비례하듯이 더 나은 삶의 환경을 위해서는 ‘투쟁’이라는 단어가 쓰일만큼 열을 다해서 해야할 것이다. 물 밑의 상황과 달리 아주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설계에 전보다 더 좋은 인재들이 유입되고 그 세대만의 색과 문화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멋진 일임을 알릴 필요가 있다. 물론 건축 설계 산업의 경제적, 물리적, 사회적 환경도 나아져야할 것이다.


그들의 책에 나온 멋진 투쟁사가 이런 사소한 걱정이 들지 않아도 될 정도로 좋은 건축 설계 산업 환경이 갖춰지길 기대하면서 글을 맺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037 / IDR 건축사사무소(1)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