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대체 뭣이 중헌디
아티스트 웨이 마이웨이 2기, 3rd
오늘도 늦잠을 잤습니다. 요즘 계속 피곤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네요. 일은 많고, 몸은 피곤하고, 하기는 싫어서 계속 딴짓을 하고 그러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의 경우엔 '시간이 없어서'라는 말은 초슈퍼울트라 거짓말입니다. 딴짓하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 특히, 해야 할 것이 너무 많아서 그것에 짓눌릴 때는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더 딴짓하게 돼요. 이를테면 유튜브를 본다거나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흘러버리는 거지요. 그렇게 시간을 허비하고 나면, 안 그래도 부족한 시간이 더 부족해져서 또 압박을 받게 됩니다. 완전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저는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은 사람입니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하려고 하지요. 제게 허용되는 범위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고 싶습니다. 욕심이지요. 지금은 여러 개로 줄이긴 했지만, 지금 하고 있거나 하고 싶은 것을 나열해보면 글쓰기, 디지털 드로잉, 캘리, 바이올린, 운동 등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업무와 가족을 제외한 오로지 개인적인 것들입니다. 제 목표는 매일매일 이것들을 꾸준히 하는 것이지요.
이 중에 단 한 개만 할 시간이 있다면 글쓰기를 할 것입니다. (사실 요즘은 바이올린과 왔다 갔다 하긴 합니다만) 만약 두 개를 할 시간이 있다면 글쓰기와 바이올린을 하겠지요. 세 개를 할 시간까지 된다면 글쓰기와 캘리와 바이올린을 선택하겠지요. 사실 요즘 하고 있는 것이 이 세 가지입니다. 하나가 더 허락이 된다면 디지털 드로잉을 합니다. 매번 운동은 맨 마지막으로 미뤄집니다. 아니 반대로 얘기를 해야겠군요. 운동은 매번 맨 처음 포기하게 되는 항목입니다.
다른 것들은 어떻게든 하려고 용을 쓰면서, 운동은 맨 처음에 빼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간절하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다른 것들은 가지고 싶은 것인데, 운동은 지금 가지고 있다는 점이 다르네요. 다른 토끼를 잡다가 손에 잡은 토끼를 놓친다는 말이 있지요. 이건 여담이지만, 요즘 속담이나 고사성어 격언 등이 정말 진리에 가까운 말들을 하는구나 느낄 때가 있어요.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소중히 여기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지키려는 노력은 하지 않지요. 그러다가 그것을 잃어버리고 나면 그때서야 땅을 치며 후회를 하게 되겠지요. "있을 때 잘해"라는 말도 진리 중의 하나가 되겠네요.
지난주 글벗 한 분의 운동에 대한 글을 봤습니다. 그 글을 보면서 운동에 대해, 아니 건강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지요. 단지 생각을 해보는 시간을 가지기만 했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1주일이 지난 지금 하나도 변하지 않았어요. 산책만 몇 번 근근이 했을 뿐, 운동은 하지 않았네요. 여전히 시간이 생기면 가지지 못한 것을 갖기 위한 노력만 해댑니다. 아, 아직까진 운동하지 않아도 괜찮을 만한 나이라는 자만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이제 그 나이는 지난 것 같습니다. 서서히 그걸 느끼고 있지요.
저의 심리적인 문제점이 하나 또 있습니다. 운동에 쓰는 돈을 아깝게 여긴다는 것이지요. 예를들면 바이올린 레슨에 매주 5만원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피티나 필라테스도 1회에 그정도의 돈이 들어가지요. 바이올린 레슨에 들어가는 돈은 아깝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으면서, 필라테스에 들어가는 돈은 어찌나 아까운지. 필라테스를 그만둔 것도 그런 이유때문입니다. 저의 이 심리적인, 이제는 문제가 될 수 있는 이 불균형도 제가 넘어야 할 산 중의 하나입니다.
그것들을 하나하나 다 해내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그것들을 누리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과정을 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하루하루 그것들을 하는 시간이 즐겁고 행복하긴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 이후의 삶도 계획에 두고 있습니다. 운동하며 내 건강을 챙기면서 그것들을 즐기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요? 아니 다른 것을 줄이더라도 운동과 건강을 먼저 챙겨야 하지 않을까 이제야 조심스레 생각을 해봅니다. "대체 뭣이 중헌디?"라고 저에게 물어봅니다. 이제는 우선순위를 바꿔서 행동을 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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