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밴쿠버 딸기아빠 Mar 18. 2019

세계 최고 스키장, 휘슬러(Whistler)의 모든 것

근데 휘슬러에 가면 뭘 하고 노나요?

 밴쿠버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오기 가장 좋은 여행지를 한 군데 꼽으라면 단연 '휘슬러(Whistler, 현지인들은 '위슬러'에 가깝게 발음함. 'ㅎ'강조하면 현지인들은 못 알아들음.)'다. 휘슬러는 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스키리조트이다. 매년 겨울 전 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스키를 즐기기 위해 휘슬러를 방문한다.


 "근데 휘슬러에 가면 뭘 하고 노나요?"


의외로 이걸 모르는 분들이 많다. 휘슬러는 스키 리조트이니 당연히 겨울에는 스키(or 스노보드)를 타러 간다. 그런데 휘슬러는 겨울 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방문자들로 붐비는 곳이다. 스키를 타지 않더라도 휘슬러에는 볼거리와 놀거리들이 많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휘슬러까지 힘들여 가서는 빌리지 구경한 후에 밥이나 한 끼 먹고 그냥 돌아오시는 분들도 많다. 휘슬러 빌리지가 이쁘기는 하다. 그렇지만 왕복 3시간 걸려서 구경하러 갈 만큼은 아니다. 휘슬러의 식당들도 대체로 그저 그렇다. 일부러 밥 먹으러 찾아갈 만한 곳도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 번 글에서는 휘슬러에 가면 뭘 하고 노는지에 대해서 써 보겠다.


 휘슬러는 밴쿠버 다운타운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쉬지 않고 바로 달려가기보다는 가는 길에 들려볼 만한 곳들을 찍고 간다면 여행이 훨씬 알차고 즐거울 것이다.




- 휘슬러 가는 길에 들려볼 만한 곳들



1. 홀슈 베이(Horseshoe Bay)


홀슈 베이는 웨스트 밴쿠버에 있는 바닷가의 작은 마을인데, 이 곳에는 밴쿠버 섬과 선샤인 코스트로 가는 페리를 탈 수 있는 선착장이 있다. 마을도 예쁘고 바닷가에서 보이는 풍경도 예쁘기 때문에 굳이 페리를 타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로컬들이 주말 나들이 삼아 방문하는 곳이기도 하다.

홀슈 베이의 풍경 (사진출처: 웨스트 밴쿠버 시청 홈페이지)


홀슈 베이에는 몇 곳의 레스토랑이 있는데, 그중에서 Troll's가 가장 추천할 만하다. Fish & Chips를 주력 메뉴로 하여 다양한 해산물 요리를 판매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 곳의 Halibut Fish & Chips를 매우 좋아한다.


Troll's의 Fish & Chips (사진출처: Troll's Twitter)



2. 갈릴레오 커피 (Galileo Coffee)



 브리태니아 비치에 있는 카페다. 일명 Sea to Sky Highway, 즉 99번 도로를 타고 휘슬러까지 가는 동안 길가에 바로 붙어있는 카페는 여기뿐이다. 그런 이유도 있겠지만, 일단은 커피와 빵이 맛있기 때문에 늘 휘슬러가는 사람들의 쉬어가는 발걸음으로 붐비는 곳이다. 원두를 직접 로스팅하는 곳이기도 하다.


 문을 연지는 대략 십 수년 정도 된 집이지만, 건물(Matheson House)은 훨씬 유서가 깊다. 1905년에 지어진 건물이며, 근처 구리 광산의 관리자 가족이 살던 집이라고 한다. (광산은 폐광되었고, 현재는 갱도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는 광산 박물관이 되었다.)


 갈릴레오 커피의 하이라이트는 커피 한 잔 시켜서 창가 테이블에 앉아서 마시면서 창문 밖으로 브리태니아 비치의 경관을 보는 것이다. 하우 해협(Howe Sound)과 건너편 산들의 모습을 창을 통해 바라보면 마치 창틀이 프레임이 되고 바깥 풍경이 한 폭의 풍경화가 된 것처럼 느껴진다. 장관이다.


  문 닫는 시간이 오후 3시로 이른 편이다.  돌아오는 길에는 들릴 수 없으니, 가는 길에 들려야 한다.



3. 샤논 폭포 (Shannon Falls)



 브리태니아 비치를 지나서 조금 더 달리다 보면 오른쪽으로 Shannon Falls Provincial Park가 나온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5분 정도 걸어가면 샤논 폭포의 멋진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샤논 폭포는 높이 335m로 BC주에서 세 번째로 높은 폭포라고 한다. 일부러 찾아가서 볼 정로도 대단한 폭포는 아닐 수 있겠으나, 가는 길에 있으니 잠시 들려서 보고 갈 가치는 충분히 있다.


  트레일을 따라서 한 시간 반 정도 더 등산을 하면 Stawamus Chief(스타와무스 추장 바위)에도 올라갈 수 있다. 상당히 힘든 코스지만 일단 정상에 오르면 그 경관이 충분한 보상을 해 준다. 휘슬러 가는 길에 들러서 등산을 하는 것은 무리이겠지만, 따로 날을 잡아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스타와무스 추장 바위의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출처: 직찍)



4. Sea to Sky Gondola


샤논 폭포를 지나면 바로 Sea to Sky Gondola가 나타난다. 곤돌라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면 하우 해협을 비롯하여 만년설이 쌓인 주변의 산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장관이 펼쳐진다.

Sea to Sky Gondola의 샬레와 정상에 설치된 흔들다리. 경관이 장관이다.


휘슬러에 가면 Peak to Peak이라는 케이블카가 있다. 휘슬러에 당일치기로 다녀오면서 Sea to Sky Gondola도 타고, Peak to Peak도 타기에는 시간적으로도 무리가 따르고 아이템도 겹치는 경향이 있다. 둘 중에 뭘 타도 후회는 없겠으나, 개인적으로 정상에서 보이는 경관은 Sea to Sky Gondola가 좀 더 낫다고 본다.



5. 탄탈루스 전망대 (Tantalus Range Viewpoint)



 다시 휘슬러를 향해 열심히 달리다 보면 왼쪽으로 만년설에 덮인 웅장한 봉우리들이 나타난다. 이 산들이 바로 탄탈루스 소산맥이다. 가장 높은 봉우리인 Tantalus의 이름을 따라서 산맥의 이름도 지었는데, 탄탈루스의 높이는 2,603m이다. 겨울에 봐도 멋지지만, 여름에 더 멋지다. 만년설과 푸른 산들이 뚜렷한 대비를 이루기 때문이다.


  전망대는 도로의 양쪽에 다 있는데, 당연히 도로의 서쪽에 있는 전망대가 더 좋다. 그러니 갈 때 보다 올 때 들리는 게 좋다. 다만, 동절기에는 해가 짧으니 일찍 돌아가지 않을 거라면 가는 길에라도 보고 가는 게 낫겠다.


  산 아래쪽으로 보이는 파라다이스 계곡의 전망또한 멋지다.



6. 브랜디와인 폭포 (Brandywine Falls)



휘슬러 도착 대략 20여 분 전에 들려갈 수 있는 곳이다. 공원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대고 대략 7~8분 정도 숲길을 따라 들어가면 철길이 나타난다. 철길을 건너가면 바로 오른쪽에 폭포를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제법 웅장하고 멋지다.  만약에 휘슬러 가는 길에 있는 두 개의 폭포 중에 하나만 선택해서 봐야 한다면, 나는 샤논 말고 브랜디 와인을 선택할 것 같다. 높이는 75m로 규모로 샤논보다 작지만 주변 경관 등이 훨씬 멋지다.


브랜디와인이라는 독특한 이름은 맨 처음 이 폭포를 측량한 측량사들이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폭포 높이를 맞추는 내기를 하면서 브랜디 한 병을 걸었는데, 진 사람이 브랜디 한 병을 내고 폭포 이름을 브랜디와인이라고 명명했다고 한다.


오며 가며 이렇게 여섯 곳 중에 서너 곳만 들려줘도 휘슬러 가는 길이 훨씬 덜 지루할 것이다.




- 휘슬러에서 즐길 거리


 휘슬러는 '스키리조트'이다. 스키 리조트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활동은 당연히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는 것이다.  휘슬러는 한국의 스키장과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다. 압도적 설질과 압도적 경관, 압도적 슬로프 길이 등, 스키나 스노보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천국 다음으로 좋은 곳이 바로 휘슬러가 아닐까 싶다.


한국 스키장과 캐나다 스키장의 가장 큰 차이점을 꼽으라면, 캐나다의 스키장은 초급자부터 고급자까지 모두 일단 리프트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간 후, 각자의 레벨에 맞는 슬로프를 타고 내려올 수 있다는 점이다. 휘슬러도 마찬가지인데, 초급자라 하더라도(스키 처음 타보는 생초보는 제외) 해발 1800m의 정상까지 올라간 후 베이스까지 초급자 용 슬로프를 타고 내려오면 된다. 정상에서 슬로프까지 내려오는 데는 능력에 따라 다르겠으나 초급자의 경우에는 30~40분 정도 걸린다. (리프트나 곤돌라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는데도 30분 정도 걸린다)


이렇게까지 환경이 좋다 보니, 휘슬러에 가면 스키를 타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스키를 안 타더라도 할 것들은 충분히 있다. 그것들을 지금부터 정리해 보겠다.



1. 코카콜라 튜브 파크 (Coca Cola Tube Park)


한국 말로는 그냥 '눈썰매장'이다. 튜브 모양 눈썰매를 타는 곳입니다. 하지만 눈썰매장이라고 다 같은 눈썰매장이 아니다. 휘슬러의 코카콜라 튜브 파크는 말 그대로 클래스가 다르다!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충분히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만큼 스릴이 넘친다.


어느 정도 재밌는지 영상으로 확인해 보자.


https://youtu.be/n9LaJe1nXYk 


실증적 체험에 수고해 준 출연자는 딸기아빠의 둘째 딸이다^^



2. 픽투픽 케이블카(Peak2Peak)


 휘슬러에 가면 케이블카 하나는 정말 질리도록 탈 수 있다. 픽투픽을 타게 되면 케이블카 타는 시간만 대략 한 시간 반 정도 걸린다. 물론 경관이 워낙 좋아서 절대 지루하지는 않다. 


 픽투픽(Peak2Peak)은 휘슬러의 (거의) 정상에서 블랙콤의 (거의) 정상까지 두 산의 정상을 연결해서 만든 케이블카인데, 케이블을 지지하는 탑과 탑 사이의 거리가 무려 3.03km에 달해, 이 분야에서 세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일단 휘슬러나 블랙콤의 베이스에서 한 산의 정상까지 올라간 후, 다른 산의 정상까지 Peak2Peak을 타고 건너간다. 그 후에 다시 반대편 산의 곤돌라를 타고 내려오면 된다. (시즌에 따라서 휘슬러에서 올라간 후 Peak2Peak을 왕복하고 다시 휘슬러로 내려와야 하는 경우도 있다.)


 겨울에도 좋지만, 겨울보다는 여름에 더 좋은 것 같기는 하다. 휘슬러 정상에 올라가면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녹지 않고 남아있는 만년설을 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휘슬러 정상에서 내려다보면 저 멀리 Green Lake의 물빛이 로키의 호수들처럼 터키색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3. 슬라이딩 센터(Whistler Sliding Centre, 동절기 only)


무려 봅슬레이와 스켈레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곳이다. 그것도 무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봅슬레이와 스켈레톤 경기를 했던 곳에서 말이다.


하지만 그냥 가서 돈 내고 쓩~! 타고 오는 건 아니다. 미리 예약도 해야 하고, 탑승 전에 교육부터 받아야 하는 등 시간도 많이 걸린다.(교육 포함 약 2시간) 가격도 비싼 편이고, 16세 이상 75세 이하만 탈 수 있다.  단단히 마음먹고 도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는.....앞 날의 일이야 알 수 없지만, 굳이 시도해 볼 생각이 아직은 없다^^;;


https://www.whistlersportlegacies.com/whistler-sliding-centre/things-to-do/public-bobsleigh


4. 번지점프 

  (동절기에는 예약 필수!, 하절기에도 예약하고 가면 오래 안 기다려도 된다.)


빙하가 녹아서 흐르는 옥색의 치카무스 강 위로 협곡 위에 걸쳐진 다리 위에서 뛰어내립니다. 다리 위에서 계곡 바닥까지의 거리는 대략 50m.


일생에 단 한 번 번지를 뛸 거라면 이런 데서 뛰어 봐야 하지 않을까?

허리에 묶고 뛰어내릴 수도 있고, 발목에 묶고 뛰어내릴 수도 있다.



http://whistlerbungee.com



5. 래프팅 (하절기 only)


여름에만 할 수 있는 정말 재미있는 activity로 래프팅을 빼놓을 수는 없다.


만 6세 이상 어린이도 할 수 있는 코스부터, 어른만 탈 수 있는 3, 4급 급류 코스까지 다양하게 있고, 걸리는 시간도 2.5시간부터 총 8시간 걸리는 코스까지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사실 나도 아직 캐나다에서는 못 해 봤다. 하지만 다음 여름에는 가족 모두 함께 가서 꼭 해보려고 마음먹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VXty_E91HA



6. 짚트렉(Zip Trek)


짚라인(Zip Line)이라고 부르기도 하는, 줄 타고 쓩~! 날아가는 거. 바로 그거다.


요즘 여기저기 참 많이 있는 것이 짚라인인데, 휘슬러에 있는 짚라인은 역시 클래스가 다르다. 북미대륙에서 가장 긴 '사스콰치(Sasquach)'라는 짚라인이 여기에 있는데, 그 길이가 무려 2km이다. 나는 아직 안 타봤지만, 타본 사람의 증언에 의하면 그 속도가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라고 한다.


어느 정도인지는 아래의 동영상에서 확인해 보자.

https://youtu.be/0NmKf1pZuA0



7. 마운틴 바이크 (하절기 only)


휘슬러의 스키 슬로프는 하절기에는 마운틴 바이크 트레일로 활용된다. 곤돌라에 바이크를 싣고 올라가서 슬로프를 따라 타고 내려오는 것이다.  스키어의 천국인 휘슬러가 여름에는 마운틴 바이커들의 천국이 된다.


https://www.youtube.com/watch?v=axcCRYZHHf0

 

매거진의 이전글 LA 지역별 후회없는 맛집 추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