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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바람 Mar 07. 2021

30일 글쓰기 마지막 날


매일 글쓰기 마지막 날(정확히는 마지막 날의 다음날)이다. 매일 글을 써보기로 다짐한 이튿날부터 오늘까지, 막막하지 않은 날은 하루도 없었던 것 같다.


오늘은 어떤 걸 써야 하지.

오늘 안에 쓸 수 있긴 한 걸까.


매일 글쓰기를 하게 된 계기는 <1일 1행의 기적>이란 책에서 "블로그에 매일 글을 올리면서 책을 쓸 기회를 갖게 됐다"는 말에 자극을 받아서였다.


책을 쓰려면('내 글'을 가지려면) 그 정도의 열정은 있어야 되는구나.

나는 매일 글을 발행할 수 있을까.


내가 '매일 쓰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인지 30일 동안 스스로 실험을 해본 셈이다.


30일 동안, 글쓰기가 하루의 우선순위에서 호야 다음을 차지했다. 호야가 잠들면 멍 때릴 여유도 없이 노트북을 켜고 글감을 뒤졌다. 호야가 잠들어야 내 시간이 확보되다 보니 아기가 잠들지 않는 날은 11시 59분에 겨우 글을 발행하기도 했다.


긴 글들은 아니지만 매일 마감을 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전에는 일주일에 두 번 꼴로 글을 발행했으니 세 배 정도 더 공을 들여야 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30일 말고 7일만 해볼 걸 그랬나' 후회도 했다. 내로라하는 글쟁이들은 이 짓(보다 더한 짓)을 매일 했다는 건가 싶어 경외감도 들었다.


30일 글쓰기 미션을 마쳤지만 어쩐지 흥행하지 못한 영화에서 열연한 배우의 기분 같기도 하다. 마침표를 찍긴 했는데 당장 눈에 보이는 만족스러운 성과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 이 시간은 나를 조금 더 '쓰는 사람'에 가깝게 해 줬다. '30일 글쓰기'에서 얻은 제일 큰 이익은 글을 쓰는 게 습관이 됐다는 것이다. 일상에서 글의 소재를 는 습관이 길러졌고 '내 글'을  위한 집요함을 배웠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전에는 억지로 글을 썼다면 지금은 글을 쓰지 않기 위해서 억지를 부려야 한다.


내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달린 만큼 그동안 쉼이 부족했다. 무사히 매듭지었으 오늘은 일찌감치 글 퇴근을 하고 늘어지게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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