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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살바람 Jun 07. 2021

넌 이름이 뭐니?


오늘은 달리기를 할 생각이 없었다. 어제 달렸으니 오늘은 당연히 쉴 생각이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오늘은 월요일, H와 유지어터 중간 점검을 하기로 한 날인데 체중계에 올라가 보니 목표치보다 더 나갔다. 아침부터 얼굴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점심때까지 굶어봤지만 좀체 줄어들지 않는 몸무게 때문에 할 수 없이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갔다. 어제처럼 집 앞 호수 한 바퀴를 걷다 뛰기를 반복했다. 햇빛을 쪼여서 기분이 좋아졌다가도 쨍한 햇볕에 어지럽기도 했다. 이틀 연속 달리기라 다리가 아파 어기적거리며 반 바퀴 지점을 도는데 문득 길가에 핀 꽃들이 눈에 들어왔다. 방금 전에 읽은 책 때문인 것 같다.


"멋지지 않아? 하늘을 나는 모든 새의 이름을 알고 있다니! 두부집 아저씨에게 그냥 '새'는 없어. 새에게도 모두가 그런 것처럼 이름이 있으니까. 우리도 마찬가지겠지. 그냥 '인간'이라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 거야. 그저 '인간'이라고만 여기니까 생명이 가벼워진다, 라는 말이지."


<주말엔 숲으로>라는 책에서 읽었던 부분이 생각나 잠깐 꽃을 들여다봤다. 항상 길가에 핀 꽃을 예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꽃들의 이름을 궁금해 해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아는 꽃은 장미, 튤립, 민들레 정도가 다인 아주 부끄러운 수준이다. 이래서는 나중에 호야가 "엄마 저 꽃 이름은 뭐야?" 하고 물을 때 난감해지겠지. 나는 걸음을 멈추고 꽃 앞에 네이버 스마트 렌즈를 들이대기 시작했다. 



산수국

우리나라 중부 이남의 산에서 자라는 낙엽 관목. 산골짜기나 돌무더기의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 꽃말은 '변심'.


큰금계국

봄부터 여름에 걸쳐 핀다. 고속도로나 찻길 옆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큰금계국은 여러해살이풀이라 한 번 심으면 그 자리에서 해마다 꽃이 핀다. 꽃말은 '상쾌한 기분'.


개망초(계란꽃)

왜풀·넓은잎잔꽃풀·개망풀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화해(가까이 있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고 멀리 있는 사람은 가까이 다가오게 해 준다)'.


고들빼기

5~7월에 황색으로 피며, 설상화(혀모양꽃)는 여러 줄로 배열하면서 수가 아주 많다. 꽃말은 '순박함'.


토끼풀

토끼가 잘 먹는 풀이라는 데에서 유래되었다. 클로버라고도 부른다. 꽃말은 '행복'.  


꿀풀(하고초)

전국의 산과 들에 흔하게 자라는 여러해살이풀. 꽃잎을 뽑아 아래 부분의 맛을 보면 단 맛이 난다. 꽃말은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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