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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뇽안뇽안늉 Aug 24. 2024

24.8월 회고

몸은 피곤하지만 마음은 꽤 괜찮았던

이번 8월은 나름 바빴다 (대부분 일과 관련된 기억이지만). 프로젝트로 인한 국내 출장도 있었고, 그 기간 동안 웃픈(?) 에피소드도 하나 만들었으며, 그 외 사람들과 나눴던 즐거운 기억들까지. 8월 첫째 주부터 찬찬히 훑어가 보려고 한다.


1.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

지금 진행하는 프로젝트는 일의 성격상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한다. 협업 부서가 많기에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처음 인사를 나눈 회사 사람들도 많았고, 회사 외의 사람들도 다양하게 만났으며 지금도 함께 일하고 있다. 로컬 맛집을 발굴하는 프로젝트라, 직접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시는 대표님들과 소통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느끼는 점도 많았다. 일을 대하는 태도, 뚝심, 주관, 열정 등등… 인터뷰를 듣고 있노라면 내가 너무 타성에 젖었구나 싶어 아차-하게 된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일에 시큰둥할 때가 있는 것이다. 나의 마음을 담아 일해보는 것, 살면서 한 번쯤은 해봐야 할 경험이 아닐까? 업무를 대하는 나의 태도는 최근 어떠했는가?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하는 시간, 이번 프로젝트가 아니었으면 결코 느끼지 못했을 것들.


2. 찍고, 찍고, 머물다

해외 출장은 몇 번 갔었는데 (첫 회사가 여행사였던 덕이 크지만) 국내 출장은 돌이켜보니 처음이었다. 회사 생활을 시작한 지 만 7년이 다 되어 가는데, 희한하게 국내를 돌아다닐 일은 없었더라. 외근이 아니라 출장이라고 부르려면 기차 또는 비행기 정도는 타줘야 할 터. 그렇게 전주와 대구, 부산을 국내 출장으로 다녀왔다. 전주는 국제영화제 보러 사적으로도 몇 번 방문했던 곳이었으나, 관광지 또는 시내가 아닌 거주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주택가 사이에 위치한 유럽풍 건물이 매우 인상적인 샌드위치 맛집에서 시식도 하고, 촬영도 했다 (역시나 촬영은 어색하다).

촬영만 마치고 바로 대구로 이동했는데, 8월 13일은 한참 더울 때였다. 서울도 있나 모르겠는데, 지열을 식힐 목적으로 차도 중앙선에는 자동으로 물을 뿜는 장치가 있었다. 차창 너머로 차도를 내려다보며 신기하다고 다들 한 마디씩 했다. 촬영 종료 후 바로 부산으로 이동해서 유명 먹거리조차 맛볼 기회가 없었지만, 부산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본 삼성 라이온즈 구장만큼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동료는 좋아하는 만큼 구장의 위용에 탄성을 질렀고, 나 또한 야구는 잘 모르지만 밝게 빛나는 커다란 전광판을 보고 놀라서 탄성을 질렀다. 시간은 밤 9시, 한참 경기 중이었는지 차창밖으로 본 구장 안은 매우 환했고 관중석에도 사람들이 많았다. 주변은 캄캄한데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처럼 거대한 구장만 환히 빛나는 모습은 머릿속에 꽤 강렬하게 남아있다. 사진을 찍지 못해서 그저 아쉬울 따름.


외가가 부산이라 부산은 나름 친숙지만, 관광지를 돌아볼 기회는 많이 없었으니까. 더군다나 여름의 광안리는 처음이다. 다음날이 공휴일이니 이왕 내려온 거 혼자 하루 더 머물러야지 싶었다. 촬영을 끝내고 대표 관광지인 광안리로 바로 이동했다. 역시나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의 광안리는 또 달랐다. 나야 제주도 사람이라 바다가 익숙하긴 하지만, 대교 밑에서 수영을 하는 장면은 또 다른 느낌이었으니까. 같이 간 동료와 사진도 찍고 놀다가, 혼자 남아서 나만의 시간을 가졌다. 혼자 맥주도 마시고, 바다 보면서 멍 때리기도 하고, 아무튼간에 머릿속을 비울 목적의 힐링은 충분히 된 것 같다. 다음번에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보러 한번 더 내려오고 싶다고 생각했다.


3. 일본어 기초회화 시작

약속, 결혼식, 여행 등 주말에 일정이 생겨서 두 달간은 일본어 학원을 못 나갔다. 8월에는 진짜 해야겠다 싶어서 주말의 여행 계획이나 학원 수업 시간과 겹칠만한 약속은 잡지 않았다. 이제까지 했던 공부가 기초 문법이었다면 이번에는 회화반 수업다. 회화처음이라 약간 긴장 했는데, 문법 복습과 함께 비교적 수업 진도가 천천히 진행되고 있어서 크게 어렵지는 않다. 하나 느낀 점이 있다면, 일본 영화나 드라마 등 일본 미디어 콘텐츠를 많이 접하는 동시에 공부하면 확실히 습득이 빠른 것 같다. 다만, 일본 콘텐츠를 한참 ‘덕질’하다가 슬슬 지겨워서 한동안 안 했는데 의식적으로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덕질 전후가 꽤 다름을 느낀다.


4. 그 외

운동은 이전보다 조금 더 하려고 했다. 필라테스도 아직까지는 결석 없이 (한 달에 한 번은 꼭 결석했던 나인데…) 나가고 있고, 집 옆의 수목원도 평소라면 이런 무더운 날씨에 절대 가지 않았을 테지만 운동을 위해 이번달은 몇 번 나갔다. 차마 뛰지는 못하겠어서 빨리 걸으며 땀을 냈는데, 두 바퀴만 경보해도 요즘 날씨에는 쓰러질 것 같이 덥다. 뭐, 사실 크게 운동은 안되었을 테니 그냥 나갔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둬본다.


회고를 끝내고 보니 조금 아쉽다. 물론 출장 중에 짬 낸 잠깐의 여행이 있긴 지만 대체로 일로 시작해서 일로 끝난 것 같다. 다음 달에는 일 외적인 즐길거리들을 찾아봐야겠다. 일상이 매번 똑같으면 지루하니까 말이다. 뭘 해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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