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순이 생활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크게 다르지 않은, 너무나 똑같은 일상을 보내서 회고할만한 게 있을까 싶기도 했다. 달력과 사진을 보니 그래도 뭔가 하긴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더불어 반성도 했다. 무언가 일상을 재미있게 바꾸려면 내가 조금 더 움직여야 하는데… 하는 생각도 들더라. 이래저래 3월에 지나온 일정을 보며 기분이 묘해졌다.
우선, 이번 주부터 필라테스를 다시 시작했다. 새로운 운동에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과, 지금의 나에게는 필라테스만 한 운동이 없다는 마음이 서로 왔다 갔다 하면서 꽤나 고민을 했더랬다. 원데이클래스로 찍먹 해보는 것도 귀찮다는 마음이 더해져… 결국은 필라테스로 회귀했다. 다만, 학원을 바꿨다. 그리고 1:1 필라테스 4회를 추가로 신청했고, 오늘 처음으로 1:1 수업에 나가봤는데 확실히 체형과 자세를 전반적으로 봐주셔서 좋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오랜만에 하는 운동은 개운하면서도 참 힘들다. 첫 수업 때는 땀을 꽤나 흘렸다.
업무적으로는 빠르게 쳐내야 하는 것들이 꽤 있었는데, 나름 수월하게(?) 끝난 것 같다. 앞으로도 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지만 요새 일이 어렵게 느껴지지는 않아서 근거 없는 자신감도 생겼다. 다만, 너~무 재미가 없달까… 내가 좋아하는 영역을 마케팅하면 그나마 재미있을까? 아니면 약간의 권태가 온 걸까? 업무 하는 중에도 손은 움직이지만 머릿속은 딴생각을 하는 느낌이다. 봄날의 나른함과 더불어 나 자신도 나른해진 것만 같다. 가끔은 이럴 때도 있다, 싶지만 아무튼간에 3월은 그다지 업무로 재미있는 시간은 보내지 않았다.
그 외 친구들을 만났다. 동기들과 주말에 갑작스레 만나 번개 모임을 하기도 했고, 청첩장 모임도 갔으며, 어제는 친구와 <미키 17>도 봤다. 막상 가면 즐겁게 놀면서도, 가기 전까지는 귀찮은 마음…(나만 그래?)이 이번 달에도 쉬이 극복되지 않았다. 원래 겨울은 추우니까 외출할 일을 부러 만들지 않는 편인데, 3월은 날씨가 좀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겨울잠에서 덜 깬 사람 마냥 영 외출하는 것이 마뜩잖았다. 원래도 집순이였지만 요새는 ‘나가기 귀찮은‘ 마음이 몇 배는 더 커진 것 같다 (당장 다음 주 금요일에 삿포로를 가야 하는데, 기대가 되면서도 또 귀찮은 이런 양가감정을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올해는 귀차니즘을 극복해 보자고 스스로 다짐했건만… 사람 참 안 변한다. 좀 움직여야 하는데 말이다.
이게 다 내 주변의 수많은 콘텐츠들 탓이다!… 집에 있는 동안 (늘 그렇듯) 많은 영화와 책을 접했다. 특히나 올해 이북리더기로 읽기 위해 yes24의 정기구독 서비스 ‘크레마클럽’을 시작했는데, 왜 이렇게 재미있는 서스펜스 소설들이 많은 건지… <활자잔혹극>도 재미있었고, 종이책으로 읽은 <콘클라베>는 정말 오랜만에 푹 빠져 읽은 책 중 하나다. 이틀 만에 다 읽어버렸다. 막 개봉한 영화 버전도 바로 봤는데, 영화도 잘 만들었긴 했지만 내 기준 책이 훨씬 재미있었다. 그 외 갑자기 2차 세계대전 영화에 빠져서는 홀로코스트와 나치 독일을 다룬 영화도 몇 가지 보고, 그러다가 다음 주부터 일본어 공부도 시작해야 하니 그 핑계로 일본 드라마도 좀 보고… 이러니 집을 벗어날 수가 있나…
싶지만, 이대로 있어서는 그냥 내 일상이 늘 하던 대로 이렇게 흘러가 버릴 것만 같은 약간의 불안감이 이는 요즈음이다. 고로, 삿포로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늘 가졌지만…) 가지면서 즐거운 생활을 꾸릴 방법을 좀 궁리해 봐야겠다. 생각만 해봤자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유념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