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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이 가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

by 안뇽안뇽안늉

25년 1월이 되었을 때 한 해가 드디어 시작되는구나, 싶었다. 한 살 더 먹었다는 사실이 서러웠지만, 한편으로는 작년까지 원숭이띠가 삼재였기 때문에(100% 믿는 것은 아니지만서도 작년은 쉽지 않은 해였다) 드디어 삼재 탈출한다는 생각에 마냥 슬프지는 않았다. 대개 한 해의 시작에는 올 한 해의 순탄한 흐름을 기원하는 동시에 막연한 기대감에 휩싸이기 마련인데 올해 초도 그러했다.

25년 마무리까지 3개월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돌아보면 올 한 해는 특히나 많은 일이 있었다. 좋은 일도 있었고, 좋지 않은 일도 있었다. 성과를 낸 일도, 그러지 못한 일도 있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말도 있지 않던가. 올 한 해를 내 식대로 마무리하려면 나름의 행동이 필요하다. 물론 내가 생각하지 못한 변수들이 튀어나올 때에는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겠지만.


우선, 내가 목표한 금액만큼은 올해 꼭 모으고 싶다. 올여름에 갑작스러운 조직검사와 10월 효도여행, 그 외 이래저래 생각지 못한 지출이 생겨서 조금 아슬아슬하다. 3개월은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다이어리에 적어놓은 목표 금액만큼은 꼭 모아두고 싶다. 늦은 입사, 잦은 이직 등 여러 가지 각종 핑계로(...) 돈을 많이 모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서 모으긴 한 것 같다. 약간의 투자 실패만 하지 않았다면 올해 여유 있게 목표 금액만큼 돈을 모을 수 있었을 텐데... 남은 3개월이라도 바짝 모아보는 것으로...


두 번째로 사 두고 방치한 책 읽기. 요새 미드에 빠져있어서 독서모임 지정도서 이외에는 책이 손에 잘 안 잡힌다. 한 달에 2권씩 읽기로 한 다짐은 잘 지켜나가고 있지만, 요새는 영상이 활자를 대체한 터라... 사두고 읽지 않은 책이 집에 꽤 많다. 한 해가 가기 전 방치해 둔 책 중 2권 이상은 꼭 읽어보려고 한다.


세 번째로 사람들 많이 만나기. 첫 번째 목표와 얼핏 상충되는 것처럼 보일 수는 있으나 개인적으로 쓰는 돈은 조금 줄이고 사람들을 만나면 되니까. 회사와 집만 오가면 확실히 축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회사 일만 하다가 집에 돌아와서 미드나 영화를 보는 똑같은 일상은 안정적이기도 하지만, 너무 매일이면 지루한 법이다. 지루함이 이어지다 이내 공허해지기도 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한 해가 가기 전에 많이 만나고 싶다.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결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늘 즐겁다.

새로운 사람들도 만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이전에 영화 모임을 한번 가입했었는데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을 취소했었다. 취향이 맞는 사람들과의 대화는 그 자체로 또 다른 재미를 준다. 내 시각에 갇혀있기보다 다른 사람들의 시각을 배우는 일도 즐겁고. 무엇보다 사람 자체를 알아가는 재미도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별 의욕이 없어서 무언가 시도하는 것을 상당히 귀찮아했다. 할까 망설이다 안 하기를 수십 번. 지나고 보면 그냥 그때 할걸, 싶었던 일들도 많다. 그러나 당시에는 회사 일로도 버거워서 일 외적인 요소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다만 올해 또한 회사 일에 여전히 치이고 있으나, 그럼에도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는 마음이 은근히 드는 것이 에너지와 의욕이 아직 남아 있는 듯하다. 그리고 이미 지나온 25년도가 그리 헛헛하지는 않았기도 했고. 좋은 징조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사실 한 해가 가기 전 하고 싶은 것들은 크게 대단한 것들이 아니다.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해봄직하다. 그러니 냉소적인 마음을 버리고 조금 더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보려고 한다. 올 한 해도 그저 바쁘게 잘 지내왔구나, 하고 회고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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