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마음을 나누며 즐거운 연말 보내기
비록 현재 믿는 종교는 없지만 신이 존재함을 믿고 싶다. 신이 없다면 인간은 너무 고독한 존재가 아니겠는가?
끝도 없이 광활한 우주에 (현재까지 확인된 바) 인류 밖에 없다고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을씨년스러운 우주의 풍경이라니. 게다가 누군가의 말처럼 이 얼마나 공간을 낭비하는 것인가!
그러니 인류에게 사랑의 참된 의미를 깨우쳐 주기 위해 기꺼이 낮은 곳으로 임하신 아기 예수님의 탄생을 함께 경배하고 찬양하지 않을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코로나 시대라 이번 크리스마스 풍경도 이전과 다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캐럴이 없는 거리는 이미 오래되었고, 그나마 거리 곳곳에 반가운 크리스마스트리라도 눈에 띄니 다행이다. 외식도 못하고 친구는커녕 가족 모임도 할 수 없다. 오죽하면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도 2주간 자가격리로 1월 초에나 오신다고 할까? 흥이 나지 않는다. 이렇게 암울한 크리스마스는 중학교 때 이후 처음이다. 빨간 옷을 입은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자본주의가 낳은 허상이다, 뭐 이런 말은 잠깐 접어두자. 우리 모두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으니 크리스마스에는 조금 즐거워도 좋지 않겠는가?
몇 분 안되지만 졸고를 기꺼이 보러 오시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독자분들과 함께 크라스마스와 연말을 즐길 수 있도록 '아주 사적인 이벤트'를 진행해 보려고 한다. 11개월을 묵묵히 달려왔는데 12월의 벽 앞에서 좌절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박연준 시인은 <소란>에서 12월을 '머뭇거리며 돌아가는 달'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했는데, 내게는 '웃으며 함께 마음의 손을 잡는 달'이고 싶다. 직접 만날 수는 없더라도 온라인 공간에서 정을 나누고 함께 웃으며 한 해를 마무리했으면 한다. '책'이 있고, '마음'이 있으면 즐겁지 않겠는가? (거기다 소정의 선물까지!)
바로 직전에 "세 번 읽는 그림책"에서 소개했던 <움베르트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를 여행 보내려고 한다. <책의 여행>은 아내와 함께 구상 중인 '동네책방 영주(寧宙)'를 오픈하면 첫 이벤트로 진행하려고 했던 아이템이었다. 내용과 분량, 작가의 명성 등 모든 조건이 딱 맞는 좋은 책을 발견한 김에 그 계획을 앞당겼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1) <움베르트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를 브런치 독자 한 분에게 발송한다.
2) 책을 받은 분은 독서 후 이전 사람 (여기서는 저)은 모르고 나만 아는 친구나 지인에게 책을 전달한다.
3) 다음 분도 마찬가지로 독서 후 나에게 책을 준 사람은 모르고 나만 아는 사람에게 다시 책을 전달한다.
4) 이렇게 계속 읽고 전달하고, 읽고 전달해서 책을 끊임없이 여행 보내는 것이 바로 <책의 여행>이다.
위의 방법은 책 면지에도 써놓은 계획이다. 그래야 책을 받은 분들도 취지를 이해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여행 보낸 책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해법으로는 인스타그램을 사용하길 권장한다. 아래의 두 가지 해쉬 태그(#)를 통해 저도, 여러분도 여행 보낸 책의 흔적을 좇을 수 있다. 우리 모두의 인연이 어떻게, 어디까지 흘러가게 될지 궁금하다. 물론 좋은 책을 함께 나누는 취지가 더욱 크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도 없다.
최초로 <움베르트 에코의 지구를 위한 세 가지 이야기>를 전달받고 싶은 분은 댓글로 신청해 주면 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너무 많으면 한 분을 무작위로 추첨하고, 신청한 분이 없으면.... 이건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그때 가서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 신청은 글 발행 후 24시간까지만 받을 예정이다. (책 발송 시간 고려)
사실 또 한 가지 걱정이 있다. 이런 코로나 시기에 책을 여행 보낸다는 게, 즉 돌려 보는 게 괜찮을까 하는 걱정이다. 갑자기 또 울컥한다. 책 한 권 나눠 보기 힘든 시대라니! 하지만 이해할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시기에 책을 받는다는 게 굉장히 꺼림칙한 일이 될 수도 있을 테니. 이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최초 발송은 우편을 이용할 예정이고 깨끗하게 소독할 예정이다. 따라서 책을 받게 되는 분들도 '코로나 방역 지침'에 따라서 소독 후 다음 분에게 전달해 주셨으면 좋겠다. 책을 나누는 좋은 의미가 전달될 수 있도록 꼭 협조해 주시길 바란다.
아주 사적인 이벤트 두 번째는 <위대한 첫 문장>이다. 독자 여러분과 함께 고전에 대한 지식의 향연을 펼쳐보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에서 만나실 수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