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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홍 Jan 09. 2021

탄생! 2020 패밀리 챌린지 우승자

2% 부족했지만 더할 나위 없었다!

경자년(庚子年), 그러니까 2020년 새해 가족계획은 좀 요란하게 세웠다. 

'패밀리 챌린지 (Family Challenge)'라는 그럴싸한 타이틀에 우승 상금까지 걸었더랬다. 

무려 우승자는 30만 원, 준우승자는 10만 원이나 되는 거액이었다.  

아이들이 우승해도 세뱃돈처럼 아내에게 헌납(?) 하지 않고 원하는 대로 쓸 수 있게 관련법까지 개정했다. 

  

타이틀에 걸맞게 이전처럼 '살 빼기'나 '운동 하기'같은 선언적인 계획은 인정하지 않았다.  

피터 드러커(Peter Ferdinand Drucker)의 목표관리 기법 "SMART"를 도입해 측정 가능한 평가를 추구했다.


Specific (구체적인)

Measurable (측정 가능한)

Achievable (달성 가능한)

Realistic (현실에 기반한)

Timed (마감 기한이 있는)


마침내 기다리던 둘째 Q의 성적표가 나왔고, 전 세계인이 주목하던 2020 패밀리 챌린지 우승자가 나왔다.


  조이홍 총점 (18점)  

  * 브런치 글쓰기 : 5점 만점에 5점  

  * 자전거 국토 종주 : 5점 만점에 0점 (코로나로 진행 불가) 

  * 체중 감량 : 5점 만점에 3점 

  * 단편 소설 쓰기 : 5점 만점에 5점 

  * 아이들 독서 지도 : 5점 만점에 3점 


 아내 총점 (20점) 

  * 작품(그림) 완성  : 10점 만점에 10점 

  * 수영 기록 줄이기 (5개 종목) : 10점 만점에 0점 (코로나로 수영자 폐쇄 조치에 따라 진행 불가)  

  * 체중 감량 : 5점 만점에 0점 (헉! 올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 달리기 등 운동 (랜선 마라톤 대회 참가 등) : 10점 만점에 10점   

<아내의 비양도 3부작, '별이 빛나는 섬에' (가제), 3점의 작품을 이어 붙였다.>

  준 총점 (30점) 

  * 지정도서 읽기 및 독후감 쓰기 : 5점 만점에 4점  

  * 제주도 자전거 종주 : 5점 만점에 0점 (코로나로 진행 불가) 

  * 학급회장 및 과목 부장 도전 : 5점 만점에 5점 

  * 줄넘기 등 운동 : 5점 만점에 3점 

  * 학교 성적 : 10점 만점에 10점 

  * 추가 점수 (전교 부회장 당선) : 8점   


  Q 총점 (30점) 

  * 지정도서 읽기 및 독후감 쓰기 : 5점 만점에 5점   

  * 방학 계획표 달성 : 10점 만점에 9점  

  * 4학년 성적표 : 5점 만점에 5점 

  * 줄넘기 등 운동 : 5점 만점에 3점 

  * 추가 점수 (학급 회장 당선) : 5점 

  * 추가 점수 (학부모 상담 시 선생님 반응) : 3점 


※ 참고로 모든 참가자의 만점은 35점이었다. 


그렇다. 우승은 준과 Q가 공동으로 차지했다. 

'보이지 않는 손'의 힘 같은 건 없었다. 정말 공정하게 평가했는데 공교롭게도 두 아이의 총점이 같았다.


지난해 말 전교 부회장에 당선된 준이 강력한 우승후보임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Q가 이렇게까지 선전하리라고는 우리들 중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물론 4학년 2학기가 되어 예상치 않게 학급 회장에 당선되면서 파란을 몰고 오기는 했다. 

하지만 찻잔 속의 태풍인 줄 알았다. 그때까지는!

성적표를 받아 오던 날, 동행한 아내는 우연히 Q의 담임 선생님을 만났다. 

그때 선생님께 들은 Q에 대한 칭찬은 매우 예외적인 것으로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극찬이었다.

아내의 두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고 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 Q의 점수가 수직 상승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이 Q의 입에서 나올 줄이야. 


코로나로 몇 가지 계획은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도 2020년은 Q의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한 해로 기억될 듯싶다. 

'하지 않은 것일 뿐, 못 하는 일은 없다'라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으리라. 


2021년 패밀리 챌린지는 아이들이 더 동기 부여될 수 있도록 만들 계획이다. 

독서, 자기 주도 학습과 운동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 볼 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즐거운 시간,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어떻게 해야 그걸 할 수 있을까, 한참 궁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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