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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이홍 Feb 21. 2021

2주 차에 생긴 변화

하루 물 3리터 마시기 도전!

오늘로 하루 물 3리터 마시기 2주 차가 완료되었다. 

1주 차와 마찬가지로 대장 활동이 매우 활발해졌다는 점, 화장실을 자주 간다는 점에서는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 특별히 몸이 불편하다거나 더 개운하다거나 하는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물 마시는 것도 몸이 완전히 적응했는지 3리터쯤은 가뿐하게 마신다.  


그럼 여기서 끝? 

Nope!


드디어 피부에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기 피부'처럼 뽀얗고 하얀 피부는 아직 아니지만, 정말 피부가 하얘지고 투명해졌다. 

아마 이런 변화는 수요일, 그러니까 물 마시기 도전을 시작한 지 열흘째 되는 날부터였다. 

평소 외모 관리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출근할 때도 얼굴에 로션 하나 바르는 나였다. 

다행히 외모 콤플렉스는 중2 때 졸업해 있는 그대로 살자는 주의였다. 

그런데 수요일에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는데 볼 주위가 다른 때와는 매우 달라 보였다.

마치 화장품 광고 속 모델처럼 얼굴에서 광채가 났다. 

잠이 덜 깼나? 기분 탓인가 싶었다. 

'플라세보 효과'나 '확증편향'도 의심했다. 

아내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검증을 부탁하자 정말 피부가 달라졌단다.  

"웬일이래!" 

물론 진짜 광고 속 모델처럼 하얀 피부에 물광이 나는 정도는 아니었다. 

상대적인 변화일 뿐이다.

워낙 까무잡잡한 피부라 조금만 변해도 눈에 확 띄는 게 아닐까 싶다. 

아내는 부럽다면서 자신의 얼굴에는 왜 아무런 변화가 없는지 불만을 토로했다.


그랬다. 아내는 나에 비하면 피부 변화가 훨씬 적었다. 

그렇다고 전혀 변화가 없는 건 아니었다. 

아주 사알짝 광채가 나기 시작한 정도라고 해야 할까? 

아내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다 문득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떠올랐다.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오래 보아야

보인다

너도 그렇다.


아내 피부가 훨씬 하얗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화가 덜 발견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두 사람 체질이 다른 것도 한 몫했으리라 본다. 

수면 내시경을 받을 때 나는 한 번도 10까지 세라는 의사 선생님 말을 실천하지 못했다. 

대개 여섯이나 일곱이면 잠이 들었다. 

아내는 열까지 세는 게 문제가 아니라 수면에 잘 들지 않았다.

잠들어도 검사 도중 눈이 확 떠질 때도 있다고 하니….

물발이 안 먹히는지도 모르겠다. 


아내 말로는 내 얼굴이 하얘졌을 뿐만 아니라 갸름해졌다고 한다. 

게다가 속살이 차오르는 것 같다고도 했다. 잔주름이 없어진다는 의미였다. 

아내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했다. 

사실 아내에게도 위안 삼는 바가 한 가지는 있었다. 

매일 아내가 정성스럽게 하는 '갈바O'을 2주 차에는 바빠서 거의 하지 못했단다. 

그런데도 '갈바O'을 할 때보다 피부가 좋아졌다고 했다. 

다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생각났지만,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아내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아내는 자기에게만 '부작용'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안 마시던 물을 마시니 위가 늘어났는지 배가 자꾸 고파진다고 했다. 

오늘 체중을 확인해 보니 나는 몇 백 그램 줄었고, 아내는 2킬로그램가량 늘었다. 

물이 이유는 아닌 듯했다. 


'물 전도사'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소위 말하는 '카더라' 뉴스에 대해서 내 몸을 대상으로 실험 중일뿐이다. 

따라서 가급적 일어난 변화 그대로를 소개하려고 한다. 

수사적 표현은 있지만 거짓 정보나 잘못된 정보는 없을 것이다.  

사진을 올리면 좋겠으나 그건 독자분들도 원치 않으리라 확신한다. 

오직 글만이 이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다. 


나의 하루 물 3리터 마시기는 3주 차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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