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물 3리터 마시기 도전!
오늘로 하루 물 3리터 마시기 2주 차가 완료되었다.
1주 차와 마찬가지로 대장 활동이 매우 활발해졌다는 점, 화장실을 자주 간다는 점에서는 크게 달라진 바가 없다. 특별히 몸이 불편하다거나 더 개운하다거나 하는 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물 마시는 것도 몸이 완전히 적응했는지 3리터쯤은 가뿐하게 마신다.
그럼 여기서 끝?
Nope!
'아기 피부'처럼 뽀얗고 하얀 피부는 아직 아니지만, 정말 피부가 하얘지고 투명해졌다.
아마 이런 변화는 수요일, 그러니까 물 마시기 도전을 시작한 지 열흘째 되는 날부터였다.
평소 외모 관리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출근할 때도 얼굴에 로션 하나 바르는 나였다.
다행히 외모 콤플렉스는 중2 때 졸업해 있는 그대로 살자는 주의였다.
그런데 수요일에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는데 볼 주위가 다른 때와는 매우 달라 보였다.
마치 화장품 광고 속 모델처럼 얼굴에서 광채가 났다.
잠이 덜 깼나? 기분 탓인가 싶었다.
'플라세보 효과'나 '확증편향'도 의심했다.
아내에게 얼굴을 들이밀며 검증을 부탁하자 정말 피부가 달라졌단다.
"웬일이래!"
물론 진짜 광고 속 모델처럼 하얀 피부에 물광이 나는 정도는 아니었다.
상대적인 변화일 뿐이다.
워낙 까무잡잡한 피부라 조금만 변해도 눈에 확 띄는 게 아닐까 싶다.
아내는 부럽다면서 자신의 얼굴에는 왜 아무런 변화가 없는지 불만을 토로했다.
그랬다. 아내는 나에 비하면 피부 변화가 훨씬 적었다.
그렇다고 전혀 변화가 없는 건 아니었다.
아주 사알짝 광채가 나기 시작한 정도라고 해야 할까?
아내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다 문득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떠올랐다.
자세히 보아야
보인다
오래 보아야
보인다
너도 그렇다.
아내 피부가 훨씬 하얗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화가 덜 발견되는 게 아닌가 싶다.
물론 두 사람 체질이 다른 것도 한 몫했으리라 본다.
수면 내시경을 받을 때 나는 한 번도 10까지 세라는 의사 선생님 말을 실천하지 못했다.
대개 여섯이나 일곱이면 잠이 들었다.
아내는 열까지 세는 게 문제가 아니라 수면에 잘 들지 않았다.
잠들어도 검사 도중 눈이 확 떠질 때도 있다고 하니….
물발이 안 먹히는지도 모르겠다.
아내 말로는 내 얼굴이 하얘졌을 뿐만 아니라 갸름해졌다고 한다.
게다가 속살이 차오르는 것 같다고도 했다. 잔주름이 없어진다는 의미였다.
아내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가 보다 했다.
사실 아내에게도 위안 삼는 바가 한 가지는 있었다.
매일 아내가 정성스럽게 하는 '갈바O'을 2주 차에는 바빠서 거의 하지 못했단다.
그런데도 '갈바O'을 할 때보다 피부가 좋아졌다고 했다.
다시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 생각났지만,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아내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아내는 자기에게만 '부작용'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안 마시던 물을 마시니 위가 늘어났는지 배가 자꾸 고파진다고 했다.
오늘 체중을 확인해 보니 나는 몇 백 그램 줄었고, 아내는 2킬로그램가량 늘었다.
물이 이유는 아닌 듯했다.
'물 전도사'가 되고 싶은 생각은 없다.
소위 말하는 '카더라' 뉴스에 대해서 내 몸을 대상으로 실험 중일뿐이다.
따라서 가급적 일어난 변화 그대로를 소개하려고 한다.
수사적 표현은 있지만 거짓 정보나 잘못된 정보는 없을 것이다.
사진을 올리면 좋겠으나 그건 독자분들도 원치 않으리라 확신한다.
오직 글만이 이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도구이다.
나의 하루 물 3리터 마시기는 3주 차에도 계속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