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그림책

크리스마스 기분 내기에 좋은 그림책

by 조이홍

12월이 되자 일상에 새로운 루틴이 생겼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크리스마스 캐럴을 틀어놓는다. 12월이 되어 캐럴을 틀어 놓는 것인지, 캐럴을 틀어 놓으니 12월이 된 것인지 가끔 헷갈릴 때가 있다. 아무튼, 12월에는 캐럴을 들어야 제맛이다. 어떤 날은 재즈풍으로 또 어떤 날은 잔잔한 피아노 곡으로 듣는다. 가끔은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오리지널 팝송에 손이 간다. 새삼 깨닫는다. 역시 문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음악은 위대하다고. 자칫 춥고 고독한 이 계절을 어쩌면 이리도 다정하고 따뜻하게 감싸주는지…. 변종에 변종의 변종까지 참으로 다재다능하고 신출귀몰한 바이러스 때문에 올해 크리스마스도 별다른 계획 없이 가족과 함께 집에서 조용히 지내야 할 것 같다. 대가족인 본가에서 연말이면 다 함께 모여 시끌벅적하게 보냈던 송년 모임도 2년째 취소되었다. 한 가족 당 2만 원 미만 선물을 2개씩 준비하면, 벌써 결혼해 가정을 꾸린 조카들까지 있어 고만고만한 선물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제비뽑기나 윷놀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선물 나누기'를 할 때면 집이 떠나갈 듯했다. 미리 점찍어둔 선물을 차지하기 위해 가족 간에도 양보란 허락되지 않았다. 큰돈 들이지 않아도 터져 나오는 웃음과 기쁨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으니 매번 송년 모임을 기획하고 주도한 당사자로서 뿌듯하기 그지없었다. 코로나란 녀석은 일상의 소소한 기쁨을 빼앗아 가더니 결국 일 년에 단 한 번 있는 우리 가족 행복도 날름 삼켜버렸다.


이래저래 연말 분위기, 크리스마스 분위기 나지 않는 12월이니 억지로라도 크리스마스 기분 좀 내야겠다 싶었다. 행복해서 웃는가, 웃으니까 행복해지는 거지. 이런저런 궁리하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크리스마스 그림책>을 SNS에 소개하기로 했다. 가끔 인스타그램에 '세 번 읽는 그림책'이란 제목으로 새로 나온 그림책이나 어른들이 읽어도 좋은 그림책, 아이와 함께 읽을만한 그림책을 소개했더랬다. 벌써 1년 전에 브런치에서 먼저 시작했지만, 아무래도 글 쓰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인스타그램에 자주 올리게 되었다. 아이들 방 책장을 반나절이나 샅샅이 살펴 스무 권 남짓 <크리스마스 그림책>을 추렸다. 지난해에 아내와 아이들이 추천해 준 그림책도 있고, 새롭게 눈에 띈 그림책도 몇 권 있었다. 아직 크리스마스는 한참 남았지만, 미리 크리스마스 그림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거나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 보거나 소외된 이웃을 한 번쯤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억지로라도 크리스마스 기분 좀 내면 좋겠다.


<패트리샤 폴라코 글·그림, 김상미 옮김>

때로는 삶에 마법 같은 순간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리고 가끔 정말 놀라운 일들이 눈앞에서 벌어지는 걸 목격하곤 한다. 사람들은 그걸 ‘기적’이라고 부른다. 왠지 12월이 되면 그런 행운이 내게도 찾아오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한 해의 끝, 크리스마스가 있는 달이라 더욱 그런가 보다. <할머니의 선물> 두 주인공 리치와 트리샤 남매에게도 크리스마스에 작은 기적이 일어난다.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지난가을 할머니를 잃은 아이들에게도 여지없이 크리스마스가 다가왔다. 아이들은 받고 싶은 선물이 있었지만 겉으로 표현하지 못한다. 설상가상으로 할아버지는 오랜 시간 할머니와 돌보아 온 소중한 농장을 팔기로 했다. 그때 바쁜 엄마를 대신해 아이들을 돌봐줄 케이 할머니가 집에 왔다. 리치는 왠지 돌아가신 할머니 자리를 빼앗은 케이 할머니가 싫었지만, 케이 할머니 진심을 알고 조금씩 마음을 연다. 케이 할머니는 가족 고민을 척척 해결해 주고, 굳어 있던 얼굴에 생기를 되찾아 주는 마법 같은 힘을 가졌다. 크리스마스는 그저 선물 받는 날이라고 생각하던 아이들은 케이 할머니를 통해 선물의 진정한 의미를 배우게 된다. 선물에는 주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어느 날, 남매는 거리에서 초콜릿을 나눠주는 산타할아버지와 만난다. 리치는 산타할아버지가 없다는 걸 진작에 깨달았고, 그 비밀을 트리샤에게 대뜸 말해버린다. 충격에 빠진 트리샤는 엉엉 울지만, 그녀 역시 산타할아버지가 없다는 걸 눈치챘다. 크리스마스 아침, 아이들은 그토록 갖고 싶었던 선물이 크리스마스트리 아래에 놓여 있는 걸 발견한다. 남매는 할아버지와 엄마가 준 선물임을 눈치챈다. 아이들은 재빨리 어른들을 위해 손수 만든 선물을 꺼내놓는다. 그것은 농장에서 난 옥수수 껍질로 만든 천사 인형이었는데 농장에 대한 기억을 영원히 잊지 않도록 농장 흙을 담았다. 기특한 아이들 마음에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고, 가족 모두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 Happy Ending! 그런데 끝이 아니다. 눈사람을 만들려고 밖으로 나온 아이들은 지붕 위에 썰매가 지나간 흔적이 있음을 발견한다. 굴뚝까지 이어진 정체 모를 발자국도. 마당에는 썰매가 지나간 자국과 루돌프 사슴의 커다란 방울도 떨어져 있다. 진짜 산타할아버지가 다녀간 것일까? 아이들은 그 자리에 서서 오랫동안 하늘을 올려다본다. 산타할아버지 정체를 슬슬 눈치채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할머니의 선물>은 좋은 본보기가 되어줄 그림책이다. 우리 아이들도 일찍이 산타할아버지 정체가 아빠라는 걸 눈치챘지만 몇 해 동안이나 모른 척 쉬쉬했다. 영악한 아이들은 그래야 크리스마스 선물을 하나 더 받는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올해 크리스마스이브에는 아이들을 양쪽 무릎에 앉히고 <할머니의 선물>을 읽어주어야겠다. 부쩍 자란 중2, 초5 아이들 무게를 빈약해진 무릎이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글로리아 휴스턴 글, 바버러 쿠니 그림, 이상화 옮김>

아름답고 감동적인 크리스마스 이야기의 전형이라 불러도 좋을 <최고로 멋진 크리스마스트리>는 칼데콧 상과 전미 도서 아동문학상을 수상한 바버러 쿠니의 작품이다. 평온하고 섬세한 작가의 그림을 통해 만나는 이야기는 어느새 가슴을 따뜻하게 해 준다. 특히 이 작품은 아이들에게 큰 소리로 읽어주어야 한다. 비싼 장난감이나 최신형 스마트폰보다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이 있다는 걸 깨닫게 해 줄지도 모른다.


애팔래치아 산맥은 온통 흰 눈으로 덮이고 파인 그로브 계곡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온다. 바다 건너에선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지만, 계곡에는 평화가 가득하다. 파인 그로브 마을에는 한 가족씩 돌아가며 이곳 주민을 위해 교회에 크리스마스트리를 바치는 전통이 있는데 올해는 루시 가족 차례다. 아빠와 루시는 이른 봄날, 교회에 세울 특별한 크리스마스트리를 점찍어 둔다. 두 사람은 험한 바위산에서 자라는 발삼 전나무를 선택하고 나무 꼭대기에 리본을 묶어 둔다. 어떤 여름날, 아빠는 군대에 징집되고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도록 돌아오지 않는다. 연극에서 루시는 가장 중요한 천사 역할을 맡게 되지만, 돈이 없는 엄마는 루시에게 새 천사 옷을 사주지 못한다. 교회 관계자는 내일까지 교회에 나무가 오지 않으면 다른 가족에게 나무를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늦은 밤, 결국 루시는 엄마와 함께 점찍어 놓은 나무를 베러 험한 바위산에 오른다. 용감한 사람만이 오를 수 있는 바위산이었다. 두 사람은 무사히 나무를 구해올 수 있을까? 루시는 천사 옷을 가지게 될까? 연극이 끝난 후 산타할아버지가 루시에게 준 최고의 선물은 무엇일까? <최고로 멋진 크리스마스트리>에는 용기, 책임, 가족애 등등 크리스마스와 잘 어울리는 주제를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기에 그만인 그림책이다. 작품을 읽고 나면 왠지 마음이 차분해지고 착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림책이 이렇게나 좋은 효과가 있다.


<인디아 데자르댕 글, 파스칼 블랑셰 그림, 이정주 옮김>

크리스마스라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산타할아버지와 크리스마스트리, 심지어 선물조차 등장하지 않는 <마르게리트 할머니의 크리스마스>는 어쩌면 가혹한 크리스마스 그림책일지도 모른다. 크리스마스도 여느 날과 다르지 않은 할머니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남편도 친구들도 모두 떠나보낸 마르게리트 할머니에게 크리스마스는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 자식들을 초대해 함께 식사하는 조촐한 저녁 파티도 언제부턴가 멈춰버렸다. 물론 할머니에게는 말 못 할 사정이 있다. 예전처럼 활동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니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자리도 부담되는 것이다. 나이 듦이란 그렇게나 서럽다. 그저 아이들이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리라 상상하는 것이 할머니의 크리스마스 전부다. 그렇다고 할머니가 외롭다고 느끼는 것만은 아니다. 편안한 저택에 머물며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조용한 하루를 보내는 게 할머니의 행복이기도 하니까. 그러나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작은 사고가 일어난다. 할머니는 그토록 두려워하던 집 밖으로 한 발짝 내디딘다. 마치 첫걸음마 떼는 아이의 마음으로 말이다. 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는 왠지 울컥해 가슴에서 뭔가가 끓어오르기도 했다. "할머니는 죽음을 두려워했지만, 정작 할머니가 두려워한 것은 삶이었어요."


아내 추천으로 <마르게리트 할머니의 크리스마스>를 처음 읽었을 때 기억이 난다. 나이 들수록 가슴 뛰는 일이 자꾸만 사라지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았다. 시간에 쫓겨 얇디얇은 그림책조차 읽을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면 다른 그림책은 읽지 않더라도 이 작품만은 꼭 읽어보면 좋겠다. 산업화 시대의 자식들인 우리는 열심히 일하는 것은 착함이요, 빈둥빈둥 노는 것은 나쁨이라고 배웠다. 굳이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말이다. 왠지 노는 게 부끄럽고 죄를 짓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평생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찾아오는 건 지친 육체가 전부일지도 모른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기고, 놀 수 있을 때 놀아야 한다. 크리스마스니까, 까르페 디엠(Carpe diem)!


<로버트 배리 글, 그림, 김영진 옮김>

크리스마스의 행복을 함께 나눈다는 측면에서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있었는데>는 크리스마스 정신과 가장 잘 어울리는 그림책이 아닐까 싶다. 릴레이식 이야기 전개 방식은 다소 식상하지만, 때로는 익숙한 것이 좋을 때도 있다. 성장기 아이들은 반복되는 이야기 구조 자체에 흥미를 느끼고 다음 이야기를 미리 상상하기도 하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품임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아이들도 아직 산타할아버지를 믿던 순수(?)한 시절에는 12월이 되면 이 그림책을 하루 걸러 하루씩 읽어달라고 했다. 그땐 참 귀여웠더랬다.


으리으리한 저택에 사는 윌로비 씨의 커다랗고 싱싱한 초록 트리는 천장에 닿을 만큼 커 꼭대기를 뎅강 잘라야 했다. 그렇게 잘린 트리는 백스터 집사의 크리스마스트리가 되고, 다시 일부가 잘려나가 하녀 애들레이드 양의 크리스마스트리가 된다. 자기에게 필요한 만큼만 크리스마스트리로 사용하고 꼭대기를 잘라내기 때문이다. 그렇게 윌로비 씨의 잘린 크리스마스트리는 정원사 팀 아저씨, 곰 가족, 여우 가족, 토끼 가족, 생쥐 가족의 근사한 트리가 된다. 선한 행동을 의도하지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그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준 셈이다. 덕분에 모든 이들이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었으니 더할 나위 없다. '코로나 블루' 극복을 위해 미국인들은 다른 어느 해보다 크리스마스트리에 공을 들인다는 뉴스를 보았더랬다. 각 주별로 얼마나 많은 크리스마스트리가 팔려 나갔는지 뉴스거리가 되는 곳이 미국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는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가 12월부터 1월까지 거의 두 달 동안 거실 한쪽을 차지했다. 아이들은 때로는 트리 아래서 잠들기도 하고, 크리스마스이브에는 고생하는 산타할아버지 드시라고 우유와 쿠키를 편지와 함께 가지런히 두기도 했다. 언제부턴가 커다란 트리는 사라지고 반짝이 전등만 켜 두곤 했는데 올해는 다시 근사한 크리스마스트리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코로나 블루는 우리 집에 얼씬도 못하지만, 왠지 예쁜 크리스마스트리가 그립다. 물론 아내가 허락해 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림 구로이 켄, 글 가노 준코, 옮긴이 고향옥>

12월 24일, 단 하루만 세상에 등장하는 산타할아버지는 평소에 어떻게 지낼까? 그 궁금증에 대한 해답이 <있잖아요, 산타 마을에서는요…>에 담겨 있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산타할아버지의 열두 달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보여준다. 게다가 어떻게 산타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이브 하루 만에 전 세계 어린이에게 선물을 전해줄 수 있는지 영업 비밀도 공개한다. 보통 크리스마스 그림책은 12월은 되어야 읽게 되지만, 왠지 이 작품만큼은 시도 때도 없이 아이들이 즐겨 찾는다. 물론 이유는 뻔하다. 올해 크리스마스에 반드시 선물을 받고야 말리라는 의지를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이리라. 아직 산타할아버지 비밀을 눈치채지 못한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 더없이 좋은 그림책이다. 가끔 아이들에게 언제쯤 산타할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을 고백해야 할지 고민하는 초보 부모를 만난다. 고민할 필요 없다. 부모가 이런 고민을 시작했다면 이미 아이들은 산타가 없다는 걸 알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현명하다.


<가브리엘르 벵상 글/그림, 김미선 옮김>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조금 불편할 뿐이다.” 어릴 때 대학생 누나가 자주 읽던 <짜라투스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책 면지에 누나가 써놓은 이 말을 우연히 보았다. 그때는 우리 집이 가난한지 아닌지도 잘 몰랐다. 분명히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으나 삼시 세끼 거르지 않았고 한 달에 한 번은 맛있는 통닭도 사 먹었다. 집은 낡았지만 꽤 넓었고 마당도 정원도 있었다. 엄마가 좋아하는 봉숭아며 장미도 있었고, 살구나무, 사과나무, 배나무도 있었다. 남자아이지만 가끔 누나들이 물려주는 옷이며 속옷을 입었다. 불편하지는 않았지만 조금 부끄럽긴 했다. 왜 엄마는 사내아이한테 누나들 옷을 입힐까 궁금했지만 그걸 가난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엄마의 지극한 사랑 덕분이었다.


가브리엘 뱅상의 <크리스마스 파티>를 읽으면 가끔 그 시절 생각이 나곤 한다. 우리 엄마도 에르네스트 아저씨(곰)처럼 어려운 형편에도 아들 친구들을 초대해 생일 파티를 열어주었더랬다. 물론 딱 한 번이었지만,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진수성찬을 차려주셨다. 각종 과자에 과일, 국수까지 친구들과 배 터지게 먹고 놀았다. 왠지 어린 나도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후회 없이 즐겼다. 에르네스트 아저씨는 셀레스틴느(생쥐)에게 크리스마스 파티를 열어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형편이 나빠진 탓에 셀레스틴느의 부탁을 들어주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아저씨는 실망한 셀레스틴느를 위해 친구들을 초대해 즐거운 파티를 열어준다. 가난은 조금 불편할 뿐,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지 못할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다. 마음을 모아 다 함께 즐기는 파티에는 가난이 낄 자리가 없었다. 모두가 더없이 행복한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기지만, 가장 행복한 건 역시 셀레스틴느와 에르네스트 아저씨다. 잔잔하고 마음이 포근해지는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싶다면 <크리스마스 파티>만 한 그림책이 없다.


<센우 글, 그림>

<안녕, 폴>은 크리스마스도, 겨울에 관한 그림책도 아니지만, 얼음 천국인 남극을 배경으로 한 탓에 요맘때 읽기에 좋은 그림책이다. 환경문제를 담고 있으니 함께 소개하면 좋겠다 싶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책이다) 빨간 목도리를 한 아기 펭귄 폴이 너무 귀여워 우리 아이들도 무척 좋아했다. 귀여운 펭귄 폴이 주인공이지만 사실 <안녕, 폴>은 '기후변화'로 위기를 맞은 지구(남극) 생태계의 문제를 다룬 작품이다.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로 풀어냈지만, 메시지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 물론 아이들과 함께 생각해보는 정도만큼만 그렇다.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는 더 이상 남의 나라, 먼 미래의 일이 아닌 만큼 아이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고 싶다면 첫 번째 그림책으로 활용하기에 이보다 좋은 작품은 없지 싶다. 이 작품을 통해 자연환경은 미래 세대에게 잠시 빌려 쓰는 것일 뿐, 우리가 마음대로 사용하고 더럽힐 수 있는 전유물이 아님을 모두 함께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무거운 마음으로 이 그림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아기 펭귄 천국이 된 남극 기지를 보면 엄마 미소가 절로 나오게 되니까. 이 작품의 결말처럼 현실에서도 헤피 엔딩이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늦기 전에 지구를 위한 행동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아주 사소한 행동이라도 환경을 위한 일이라면 하지 않는 것보다 열 배, 아니 백 배는 낫다. 생각한 걸 행동으로 옮겨야 할 시간이다.


<미야니시 타츠야 그림/글, 이선아 옮김>

<메리 크리스마스, 늑대 아저씨!>는 <고 녀석 맛있겠다>로 유명한 작가 미야나시 타츠야의 또 다른 작품 세계로 본능에 충실한 늑대와 귀여운 아기 돼지들이 등장하는 그림책이다. 아기 돼지들을 잡아먹으려는 늑대는 늘 배가 고픈데 계획은 번번이 실패한다. 그런데 하필 이번에는 크리스마스이브다.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미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아기 돼지들을 운 좋게 모조리 잡아 가둔 늑대는 그만 자기가 망가뜨린 크리스마스트리에 넘어져 심한 상처를 입는다. 마음씨 착한 아기 돼지들은 자신들을 잡아먹으려는 늑대를 돌봐주고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챙긴다. 결국 상처가 다 나은 늑대는 아기 돼지들을 잡아먹기는커녕 '메리 크리스마스'를 읊조리며 집으로 향한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인사의 신비로운 힘에 관한 동화, 마음이 착해지는 그림책이다. 육식 동물의 본성까지 잠재우니 말이다. 미야나시 타츠야의 그림책은 아이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다. 가끔 어른들 눈에는 시시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아이들은 권선징악보다 모두가 행복한 결말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코로나 확진자가 5천 명까지 늘어나 기쁨보다 근심이 많은 12월이지만, 만나는 사람마다 기분 좋은 인사로 서로를 응원해주면 좋겠다. 누군가를 위로하고 위로받아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프긴 하지만, 때론 사람은 빵이나 술보다 칭찬과 격려가 더 필요할 때가 있지 않은가! 지금이 바로 그때가 아닌가 싶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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