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하면 공부도 잘한다고요?

2월 11일, 운동은 뇌를 발달시킨다!

by 조이홍

아내는 '건강한 체력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라고 믿는 '운동신봉자'다. 방학이라 나태해지기 쉬운 요즘도 아이들은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 새벽 수영을 나간다. 매일 새벽마다 '깨우려는 자'와 '더 자려는 자들' 사이에 한바탕 힘겨루기가 벌어진다. 언제나 승자는 정해져 있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버티는 아이들의 무모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나는 지난 20년 동안 사랑하는 여인에게 한 번도 반항하지 않았는데, 저들은 내가 사랑한 여인에게 매일 반항한다.) 집을 나설 때면 어딘가에 강제로 끌려가는 사람 마냥 기운 하나 없다가도, 돌아올 때는 넘치는 기운을 주체하지 못해 또 한 번 "아내 vs. 아이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진다. 시끌벅적한 아침이 일상의 풍경이 되었다.


첫째 아이는 이제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니 수영을 그만해야 하는 거 아닌가 싶지만 아내는 단호하다. 이른 새벽 시간을 활용하는 데다 운동하면 공부에도 훨씬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이런 아내의 믿음을 뒷받침해주는 다양한 증거를 최근 정신과 전문의 문요한 작가의 <이제 몸을 챙깁니다>라는 책에서 발견했다. 역시 아내의 현명함은 필부(匹夫)인 나로서는 닿을 길이 없다. 이 책에 의하면 '뇌'는 운동(움직임)과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동물과 식물의 차이는 '이동성'이다. 동물은 발이 있고 식물은 발이 없기 때문일까? 이는 절반만 정답에 해당한다. 동물이 움직일 수 있는 건 발을 움직일 수 있는 신경계, 즉 뇌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흔히 뇌의 기능을 '생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뇌의 기원은 이동과 관련이 깊다. 동물에게 뇌가 만들어진 이유는 더 잘 이동하기 위해서란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가 바로 '멍게'다. 멍게는 헤엄쳐 다니는 유생 시기에는 원시 뇌 형태인 신경절을 가지고 있다. 이동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위에 붙어 더 이상 이동할 필요가 없어지면 멍게는 스스로 자신의 뇌를 먹어버린다. 뇌가 퇴화하는 것은 생각을 안 해서라기보다 움직이지 않아서이다. 움직임이 줄어들면 뇌의 활동도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운동 능력이 개선되면 학습 능력도 좋아진다. 유산소 운동을 하게 되면 심장의 혈액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뇌세포에 산소와 영양 공급 또한 잘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규칙적으로 운동하면 뇌의 신경세포 발달을 촉발하는 신경성장유발물질(BDNF)도 증가하고 학습과 기억을 관장하는 '해마'에서 신경세포가 발생한다. 이렇게 운동은 몸과 마음뿐만 아니라 뇌까지 발달시키고 마는 것이다. 아내의 혜안에 박수를!


내가 고등학교 다닐 때 체육 시간은 '자율 학습' 시간이었다. 담임 선생님은 부족한 과목(국영수)을 공부하라고 대놓고 말씀하셨다. 그때 축구나 농구를 마음껏 할 수 있었다면 우리 반 대학 진학률이 좀 더 좋아졌을까? 뇌과학이나 신경과학이 발전한 요즘 운동과 뇌의 관계는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요즘 고등학생들이 체육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모르겠다. 아마 과학적 사실을 몰라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욕망에 밀려 책상에 앉는 걸 선택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과학도 욕망 앞에서는 한낱 겉치레일 뿐이니까.


이번 주말에는 아이들 따라 스키장에나 가볼까 한다. 요즘 통 글이 잘 써지지 않는 걸 보니 운동이 부족한가 보다. 열심히 운동해서 머리가 좋아지면 '글발' 좀 받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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