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첫 문장' 정답 공개
'도전, 독서 골든벨 시즌 2'에 한두 분 정도는 만점자가 나오리라 기대했는데 예상외로 한 분도 없었다!
한두 작품을 제외하면 문제가 어렵지는 않았을 터였다. 아래 정답을 확인하면 모두 '아하, 이 책이었구나!' 할만한 작품들이다. 분명 이웃 작가님들도 한 번쯤 읽었을 책이리라. 단지 기억하지 못할 뿐. 그죠, 맞죠? 사실 별도로 메모해 두지 않았다면 나 또한 기억하지 못할게 분명했다. 어느 누가 읽은 책마다 첫 문장을 기억하겠는가. 그러니 자책할 필요는 없다. 그저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책을 읽어야 하는 계절이 왔구나 마음먹으면 좋겠다. 혹여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있다면 한 권쯤 골라 읽어도 좋을 것이요, 여기에 소개된 열 권이 아니어도 좋은 책들은 얼마든지 있으니 가방에 책 한 권은 넣어 다녀도 좋겠다. 책보다 사람 마음을 차분하게 해주는 매체는 아직 찾지 못했으니 말이다. 그럼, 정답을 공개한다.
1) '친구여'라는 단어에 실마리가 있는 작품이었다. 바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다. 미국 젊은이들에게 '개츠비'가 있다면, 한때 독일 젊은이들에게는 '베르테르'가 있었다. 그를 추종하고 따라 하는 것이 사회문제가 될 정도였다. 그렇다, 연예인이 아니라 소설 속 주인공을 말이다. 그때는 그랬다.
2) 그림이 실마리였다. 나름 '텔레스크린'을 표현한 것이기에. 빅브라더, 사상경찰..., 이 정도면 '아하!'가 나오지 않을까. 조지 오웰의 <1984>이다. 자유는 고사하고 사랑마저 허락되지 않는 디스토피아적 미래. 우울한 결말. '깨어 있으라'를 다지게 되는 작품이었다.
3) 첫 문장에 제목이 들어가 있어 너무 쉽다고 생각했는데, 나만의 착각이었나 보다. 페터 한트케의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이었다. 의식의 흐름 같은 기법으로 쓴 난해한 소설이라 읽을 때 참 힘들었다. 결말이 궁금해 인내하고 읽었던 것 같다. 가끔 그런 작품도 있다.
4) 어려운 문제였다. 읽지 않으면 떠올리기 쉽지 않은. 인간의 자유의지와 도덕의 의미를 묻는 20세기 문제작, 앤서니 버지스의 <시계태엽 오렌지>이다. 천재 감독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로 더 유명하다. 솔직히 아직 완독하지 못했다.
5) 주인공 이름이 첫 문장에 나오면 작품을 쉽게 떠올릴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아우렐리아노 부엔디아' 대령이 주인공이라..., 그렇다. 바로 한 가문의 흥망성쇠를 통해 라틴 아메리카 역사를 마술적 리얼리즘으로 승화시킨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 년의 고독>이다. 그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무척 좋아했는데 이 작품을 더 재미있게 읽었다. 아직 읽지 않았다면 정말 강력히 추천한다! 두 권이라 좀 길지만....
6) 정말 심플한 첫 문장이자 책 전체를 관통하는 매력적이고 함축적인 문장이다. 설명이 필요 없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이다. 요즘도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힘들 때나 우울할 때 절대 읽지 말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평소보다 2% 이상 텐션이 높을 때 읽기를 추천한다.
7) 역시 어려운 문제였지만 대작이다. 스물일곱 헤밍웨이가 쓴 <태양은 다시 뜬다>이다. 아직 완독하지 못했다.
8) 역시 어려운 문제.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 1권이다. 고백하자면 아직 2권을 읽지 못했다. 페이지가 술술 넘어가는 작품은 아니지만 재미있게 읽었다.
9) 기차, 터널, 눈의 고장. 일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작품, 서정적 아름다움이 눈앞에 펼쳐지는 듯한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이다. 야한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아름답고도 슬픈 작품이다.
10) 사실 아래 문장은 본문이 아니라 좀 애매했다. 정답은 안토니오 스카르메의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이다. 우리에게는 영화 <일 포스티노>의 원작으로 더 친숙하다. 잔잔한 감동과 메타포(은유)의 바다, 그리고 재치 넘치는 대사까지 참 재미있는 작품이다. 게다가 책이 그리 두껍지도 않다. 주제가 마냥 가볍지만은 않지만, 그래도 부담 없이 읽을 만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