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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당신이 갖고 싶은 재능/성격은?

2023년 시크릿 게임

by 조이홍

저만 그런가요. 가끔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삶을 다시 시작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기왕이면 답답한 성격, 마음에 안 드는 성격을 확 뜯어고쳐 지금과는 전혀 다른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그럼 인생이 16차선 고속도로처럼 뻥 뚫릴 것 같습니다. 지금 아는 것을 그대로 간직한 채 인생을 리셋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이런 기적은 현실에서는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전혀 일어나지 않는 건 아닙니다. 아주 드물지만 불가능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 인간 아니던가요.


신이 모든 곳에 존재할 수 없어 '어머니'를 만든 것처럼 해답이 필요한 삶에 오답을 줄이려 인간은 '책'이라는 걸 발명했습니다. 모든 책이 반드시 좋은 것만도 아니고 또한 언제나 정답을 찾을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책에는 지금까지 이 작고 푸른 별을 스쳐 지나갔던, 적어도 문자가 발명된 이후로, 모든 존재의 지혜가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그래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면 언제나 저와 비슷한 사고 체계를 가진 사람들끼리 모여 '시크릿 게임'이란 걸 합니다. 다가올 새해에 필요한 재능과 성격을 얻고자 말이죠.


'플라시보 효과'라는 거 아시죠? 때로는 효과 없는 약이 진짜 약보다 더 큰 효과를 가져올 때가 있습니다. 심리적 요인이 실제로 몸을 좋아지게 한다는 좋은 예시입니다. 누군가 툭 던진 칭찬 한 마디에 용기를 얻어 하루를 살아내던 기억이 있나요. 누군가 별 의도 없이 머리를 쓰다듬어 준 덕분에 온종일 기분 좋았던 적이 있나요. 아주 사소한 터닝 포인트 하나만으로도 이전과는 다른 존재가 되었던 경험, 우리 모두 한 번쯤은 있을 터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여섯 책방지기 모임, '책사공'은 해마다 연말이면 시크릿 게임이란 걸 합니다. 책방지기마다 자신에게 없는, 또는 새해에 사람들에게 필요할 것 같은 재능이나 성격을 책을 통해 발굴해 사람들에게 선물하는 모임입니다. 올해는 아래와 같은 18가지 재능/성격을 발굴했습니다. 과연 아래와 같은 엄청난 재능이나 성격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러분에게도 필요한 재능이나 성격이 있다면 꼭 해당되는 책을 찾아 읽어 보세요. 밑져야 본전이잖아요. 혹시 아나요, 이전에 없던 특별한 능력이 생길지…. 전에 말했지요. 사소한 전환점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다른 존재가 될 수 있다고요. 믿는다면, 그리고 읽는다면 가능합니다.


�두 세계를 오가는 능력

�나를 건강하게 지키는 방법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세상의 시간에 급브레이크

�‘그래, 나 미쳤다’ 말할 수 있는 용기

�처음의 ‘나’로 돌아갈 수 있는 능력

�너무 늦을 때란 없다는 걸 깨닫는 능력

�내 맘대로 사는 방법

�시간을 길게 늘이는 능력

�늙지 않는 방법

�시인과 화가들의 찬란한 생의 불꽃 엿보기 능력

�느껴보기, 생각하기, 이해하기

�두려울 때, 먹먹할 때, 기운 없을 때 이를 극복하는 능력

�자연과 벗하는 능력

�나 자신으로 사는 능력

�동심을 찾는 능력

�남자들의 속병 치료 방법

�나를 지키는 방어기제 획득 능력

�바쁜 일상 속 쉴 수 있는 능력


자, 그럼 각자의 재능/성격과 연결된 책을 소개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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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는 두세 가지 재능이나 성격과 함께 그것들을 얻을 수 있는 책을 선물 받습니다. 책 한 권에 2만 원인 시대에 2만 원 참가비를 받고 '시크릿 게임'을 진행합니다. 책방지기도 자영업자인데 십 원 한 장 남지 않는 이런 행사를 해마다 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간단한 질문에도 A4 두세 장쯤 어렵지 않게 채우는 초인공지능 시대에도 기꺼이 품을 들여 오답을 줄이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화씨 451>의 세계는 소설로만 경험하고 싶은, 아직 우리에게 책(꼭 종이책만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이 필요하다고 믿는 당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새해에는 책, 책, 책을 읽어요,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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