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부터였을까, 산타클로스의 존재를 부정하게 된 것이.
확실하게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어떤 계기로 인하여 알게되었는지는 뚜렷하게 기억난다.
'야! 산타할아버지, 니네 엄마 아빠야!'
'아직도 산타를 믿었냐?!'
원하지 않았지만, 친구의 말 한마디로 산타클로의 존재가
내가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라 부모님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속으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무엇이든 지기 싫어했던 어린 시절 나는 애써 태연하게 친구들의 말을 받아쳤다.
'나도 당연히 알고 있었지, 그걸 아직도 모르는 애가 있냐'
그때부터는 아니었지만, 생각보다 일찍 산타클로스의 환상에서 깨어난 덕분일까, 크리스마스가 주는 설레임은 예전과 같지 않아졌고 특히 요즘에 와서는 더더욱 그러하다. 날이 추워지고 눈이 내리면 크리스마스 이브에 산타할아버지가 어떤 선물을 주실지 두근거리며 기다리던 예전의 그 천진난만함이 그립다.
그래도 아직 트리에 꾸며진 반짝이는 조명과 장식을 보고있으면, 이따금 어린시절 그 감정이 기억나곤 한다.
이번 크리스마스는 아내하고만 보내는 마지막 크리스마스다. 내년부터는 아이와 함께 보내게 될텐데, 나의 사라진 천진난만함을 되찾아 아이에게 전해주고 싶다. 갈수록 현실적인 것을 추구하는 세상 속에서 낭만이 가지는 즐거움을 전해주고 싶다.
그런 이유로 오늘도 난 낭만을 꿈꾸며, 사무실로 출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