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종합전형이란?

수험생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 5가지

by 모순선생

1. 학생부종합전형이란?


대학 입시에 대해 잘 모르는 고1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입시 용어 대부분이 낯설고 두렵게 다가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특히, 중학교 때 특목고나 자사고 입시를 준비한 경험이 없다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학생이 지닌 학업 능력, 전공적합성, 비판적/창의적 사고력, 인성, 발전가능성 등의 다면적 평가기준을 설정해 학생부를 포함한 여러 서류와 면접을 토대로 평가하는 방법입니다. 단순히 교과 성적, 교내 활동, 수상 경력 등의 표면적인 스펙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부나 자소서 또는 면접에서 드러나는 그에 대한 동기와 과정을 통해 수험생의 잼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단연 관심 가져야 할 것은 '교내 활동'이라고 불리는 '스펙'입니다.(교외 활동은 학생부에 기재가 불가능) 왜냐하면 스펙은 수험생의 잠재력과 발전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평가의 근거이기 때문입니다. 에를 들면, 내신, 교과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창의적체험활동, 독서활동, 수상경력 등을 소위 스펙이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학생부종합전형을 제대로 이해하기 전에 스펙에 대해 먼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2. 수험생이 오해하고 있는 스펙의 의미


한 학생이 저에게 질문했습니다. “선생님, 이번에 하는 ○○○대회에 나가도 될까요?” 저는 그 학생에게 “내가 보기엔 너와 별 상관이 없어 보이는데, 특별한 이유라도 있니?”라고 되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학생은 “그냥 스펙 하나 더 늘리려고요. 시간 날 때 하나라도 더 늘려야죠.”


인간은 불안해지면 범주화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학업활동이 학생들에게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스펙 중시 풍조는 사람들이 얼마나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입니다. 본래 기계의 성능 수준을 의미하는 스펙이 인간에게 억지스럽게 붙여지는 기괴한 현상도 그렇고 성능에 따라 서열화하여 기계의 가격을 매기듯이 인간의 가치를 스펙에 따라 매기려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사실 인간이 성적, 주거지, 출신지역, 학벌 등의 다양한 스펙을 들어 비슷한 사람들끼리 범주화하려는 행동은 생존의 불안감에서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본능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사회가 불안해지면 지역주의, 학벌주의 심지어는 민족주의까지 들고 나와 지들끼리 둘러앉아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게 되는 것이죠. 이런 것을 보면 대입과 같은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스펙이 중시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스펙이 많고 화려하다면 과연 그 사람은 뛰어난 인재일까요?


그렇다면 스펙을 통해 불안한 현실을 극복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불안한 환경과 스펙의 의미에 대한 오해 탓입니다. 보통 인간은 불안한 현실 속에서 여유가 있기 어렵습니다. 여유가 없으니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면의 의미와 의도까지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합니다. 학생부 종합이라는 평가 자체가 표면적으로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한 상황 속의 관계자들은 눈에 띄는 것부터 하려고 합니다. 이 중 스펙의 양과 희소성은 가장 잘 드러나는 평가기준입니다.

사실 스펙의 양과 희소성은 평가자의 입장에서 보아도 가장 눈의 쉽게 띄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평가자는 이러한 스펙에 대해서 감동보다는 의심을 먼저 하지 않을까요? “과연? 이 아이가 이런 것을?” 혹은 “고등학교 시절에 이렇게 많은 활동을?”하고 말입니다. 왜냐하면 기계적인 스펙 쌓기가 아닌 제대로 스펙, 즉 학업활동을 했다면 한정된 시간에 이렇게 많은 활동은 어렵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생들은 학생부 독서목록에 정말 어렵고 난해한 도서명을 적어놓기 일쑤입니다. 적어놓은 학생은 “저는 이렇게 어려운 고전도 읽습니다.”라는 의도에서 적어놓았겠지만 평가자의 입장은 “이 아이가 이렇게 어려운 책을 제대로 이해할 수나 있었을까?”라는 의심을 먼저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에 대한 다양한 검증을 위해 면접이나 학생부 활동의 맥락을 살피겠죠.


스펙은 자신의 스토리에 대한 소재일 뿐입니다.


스펙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는 수단이라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스펙은 지원자의 삶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소재'일 뿐 지원자의 능력을 입증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은 소재가 있더라도 이야기의 내용이 질적으로 풍부하지 못하다면 좋은 이야기가 될 수 없듯이, 아무리 좋은 스펙이라도 이를 풀어낼 질적으로 풍부한 경험과 생각이 없다면 스펙의 가치를 드러낼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경험에 담긴 진정성 있는 '문제의식'입니다.


참고 : https://brunch.co.kr/@hshello/21

그렇다면 질적으로 풍부한 경험과 생각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그것은 바로 스펙을 통해 얻은 문제의식과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고민의 과정입니다. 문제의식을 갖는다는 것은 대상에 대해 비판적 사고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비판 대상과 비판 기준으로서 자신이 동등함을 전제하고 주체적, 능동적으로 대상에 대응하는 자신의 존재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통해 우리는 한 개인의 삶의 진정성과 자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이러한 문제의식에 고민이 더해지면 스펙은 더욱 풍부한 질적 경험이 됩니다. 즉, 고민은 문제의식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더 나은 현실을 바라고 노력하는 인간의 능동적이고 발전적인 태도입니다. 고민은 본인의 현실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고통스러운 사고의 과정이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양하고 창의적인 시도가 나오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문제의식과 고민 그리고 문제해결의 과정을 통해 성장이라는 교육의 목표에 이를 수 있는 것입니다.


3. 학생부 100배 활용하기


“엥? 학생부에 이런 활동이? 내가 이런 활동을 한 적이 있었네?”


우리는 살면서 끊임없이 다양한 경험 속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경험에 노출된다는 표현은 곧 각각의 경험에 대해서 제대로 의식하고 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학업 활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학업 활동을 하지만 학생들이 각각의 활동들의 의미와 가치를 인식하지도 못한 채 마무리 지을 때가 많습니다. 심지어는 활동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렇게 우리 학생들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조차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바쁜 일상에 매몰되어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스펙을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요?


언제부터인지 학업활동은 스펙이란 이름으로 대체되어 자신을 돋보이기 위한 수단으로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활동의 가치보다는 이름의 화려함과 양에 집중합니다. 되도록 나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작가의 책을 읽고, 동아리에서 활동하고, 대회에 참가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활동을 한 후에 변화된 ‘나’는 없습니다. 참가에 의의를 두고 학생부에 기록 한 줄이 늘어난 것에 만족합니다. 이처럼 스펙이 한 줄 늘 때마다 치열한 경쟁 때문에 지치고 불안했던 마음은 위로를 받습니다.


스펙의 화려함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Spec.(Specification)이 반드시 special할 필요는 없습니다. 남들과 다른 스펙은 분명 본인을 돋보이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스펙만이 스펙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남들도 다한 스펙에서 다른 가치를 발견하는 것도 special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플라톤의 ‘국가’와 같은 어려운 고전만을 읽고 중요한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백설 공주’와 같은 동화에서도 플라톤의 ‘국가’에 버금가는 가치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남들이 하지 않은 스펙에서만 특별한 경험과 가치가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남들도 다 한 활동에서 남들이 경험하지 못한 무언가를 얻을 때 역시 special한 스펙이 될 것입니다.


반성을 통해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자신에게 관대하셔도 됩니다. 무언가를 할 때 사전 계획을 철저히 세운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이처럼 철두철미한 사람은 흔치 않습니다. 비록 본인이 계획한 활동이 아닐지라도, 심지어는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활동일지라도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후에 본인 스스로 반성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반성은 내가 이것을 왜 했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맞는 태도를 취하고 실행했는지 되돌아보는 것입니다. 만약 아니라 할지라도 상관없습니다. 이처럼 아니라는 평가를 내린 과정과 경험이 중요한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당시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을지라도 이후에 생각을 하고 그 안에서 가치를 발견하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도 충분히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스펙은 성장의 계기일 뿐, 결국 성장이 없다면 휴지조각에 불과합니다.


특별한 스펙이 없다고 학생부 종합 전형을 포기하려는 학생들을 종종 봅니다. 이것은 스펙 만능주의가 만들어낸 폐해입니다. 스펙은 단지 자신의 성장의 계기로서의 역할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성장입니다. 오히려 특별하지 않은 일상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면 효율성의 측면에서 훨씬 더 대단한 것이 아닐까요? 여러분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스펙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먼저 가까운데서, 하찮은 것에서부터 의미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4. 풍성한 진로 적성 스토리 만들기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성공하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뚜렷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목표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은 목표를 ‘직업’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목표는 ‘하고 싶은 일’입니다. “직업이 하고 싶은 일 아니야?”라고 물을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그렇다면 이 둘의 의미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직업 자체가 삶의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저는 수업 첫 시간에 아이들에게 물어보는 것이 있습니다. “너는 왜 공부하니?”라는 질문입니다. 답변하는 상당수의 아이들은 ‘의사’, ‘변호사’ 등의 특정 직업을 답하곤 합니다. 그 이유는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주변에서 보고 들은 직업의 명칭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제한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문제는 직업 자체를 삶의 목표로 설정하게 되면 사고가 단순해지고 삶이 척박해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만약 단순히 의사라는 직업이 장래 희망이라고 한다면 의대를 진학하여 막상 의사가 되었을 때 또 다른 목표를 찾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의사라는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삶의 방향이 설정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설정되는 목표는 ‘직업’이나 ‘직책’처럼 지속적이지 않은 단발성 목표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럴 때 대부분은 별 생각이나 고민이 필요하지 않은 수입이나 진급을 목표로 설정하게 되지요. 물론 이런 현실적 사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러니한 것은 이러한 목표를 성취하게 되었을 때 성취감은 잠시뿐이고 허무한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 다음에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죠. 그래서 보통 더 높은 직책이나 재산 축적을 목표로 삼게 되고 다시 쳇바퀴 도는 다람쥐와 같은 삶을 살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삶이 현실이 아니냐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을 테지만 최소한 공부하기로 결심한 사람이라면 이게 떳떳한 일은 아니죠.


직업 말고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세요.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을 목표로 삼을 경우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하고 싶은 일’은 끝이 없는 진행형 목표입니다. 직업을 목표로 삼는다면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하나이지만 하고 싶은 일을 목표로 삼는다면 선택할 수 있는 경우는 수는 그 보다 훨씬 많게 됩니다. 또, 직업을 목표로 삼는 경우 그 선택 기준은 그 직업의 조건이 될 가능성이 크지만 하고 싶은 일을 목표로 설정한다는 것은 자기가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입니다. 조건을 기준으로 자신의 일을 선택한다면 일에 대한 동기를 욕구 충족에서 찾을 수밖에 없지만 좋아하는, 의미 있는 일에서 본인의 일을 선택한다면 일에 대한 동기는 삶의 즐거움이 되고 일과 삶은 하나가 됩니다. 일과 삶이 하나가 된 자신은 일에서 즐거움을 찾고 본인의 사회적 역할이 분명해지며 성공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됩니다. 그래서 같은 법조인이라도 누군가에게 법은 사회적 지위를 위한 이용 수단에 불과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 법은 정의 사회 구현 수단입니다. 법이 본인의 영달을 위한 수단이 되어 버릴 때 법은 정의라는 본질적 속성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다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는 경우도 종종 벌어지게 됩니다. 하지만 정의를 구현하는 법조인이 목표라고 한다면 얘기는 달라집니다. 정의는 법의 본질적 속성이기 때문에 저의 구현을 위한 삶은 곧 법조인으로서의 삶과 하나가 됩니다. 그러한 삶은 자연스럽게 법조인으로서의 성공과 이어질 것입니다.


자신의 꿈은 삶의 문제의식에서 비롯합니다.


삶의 목표로서의 ‘하고 싶은 일’은 본인이 일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비롯됩니다. 내가 일하고 싶은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고 싶은 의지가 생길 때 비로소 본인의 ‘사회적 역할’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사회적 역할은 단순히 직업을 넘어 해당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는데 필요한 ‘일’을 의미하며 개인의 자연스러운 의지에서 비롯된 역할은 문제 해결을 통한 고민의 과정에서 창의적 사고를 유발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비판적, 창의적 사고는 기계적인 훈련의 과정에서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본인의 관심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5. 학생부종합전형 제대로 이해하기


획일적 평가 방법에서 탈피 _ 정성평가의 시작


그동안 우리 교육은 평가 방법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고민은 학력고사, 대학별 본고사,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거쳐 학생부를 바탕으로 평가하는 수시모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로 나타났습니다. 그중 2009년 19,815명 선발을 시작으로 도입된 입학사정관제도는 2014년 학생부 종합으로 바뀌면서 2016학년도에는 66,631만 명의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입의 핵심 전형이 되었습니다. 2008년 도입된 입학사정관제도(현 학생부종합)는 대학입시의 지각변동을 가져왔습니다. 이로 인해 대입제도는 획일화된 시험 점수에 따라 수험생을 서열화하여 선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험 점수에만 국한하지 않고 학생부, 면접, 자소서, 내신 등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신입생의 잠재력을 평가하여 선발하는 방식으로 변모하게 되었습니다. 이로써 학생의 능력을 동일한 잣대로 점수에 따라 서열화하는 정량평가 방식이 아닌 다양한 자료를 바탕으로 신입생 선발 담당자의 재량에 따라 수험생의 능력을 평가하는 정성평가 방식이 도입된 것입니다.


예상된 혼란 1 _ 선발 기준의 모호성


하지만 이러한 급격한 변화 뒤에는 논란이 따르게 마련입니다. 먼저 학생들은 대입 준비에 혼선을 겪게 됩니다. 입시를 준비하는데 비교적 명확한 기준과 방법이 있었던 기존의 정량평가 방식과는 다르게 정성평가 방식에는 명확한 기준도 방법도 없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단지 몇몇 학교에서는 위 <표 1>과 같이 학생부와 면접을 통해 학업, 전공, 인화 등의 측면에서 신입생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평가할 것이라고 했을 뿐입니다. 또는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고교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교양인으로서의 자질을 확인하기 위한 면접"이라고 평가 기준을 공지하였습니다. 이러한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선발 기준은 대입을 준비해야 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막막하기만 합니다.



예상된 혼란 2 _ 선발 기준의 공정성


게다가 평가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 역시 극복해야 할 문제입니다. “수험생이 제출한 한정된 자료와 짧은 면접 시간만으로 어떻게 학생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많은 사람들이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해 품는 의구심입니다. 심지어 학생부종합전형은 다양한 교내 활동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는 특목고 학생들을 위한 입시 제도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습니다. 반면 획일화된 평가 방식으로 수험생을 서열화하는 기존 입시의 공정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들은 시험 성적이 과연 학생의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증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있습니다.


대학의 신입생 선발 자율성의 확대


그들은 대학이 성적순에 따라 학생을 선발하는 것은 성적이 좋은 학생이 성장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면 더 나은 평가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획일화된 평가를 했을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어떤 전문가는 대학 신입생 선발방법 중에서는 학생부 평가와 면접이 가장 공정하다고 주장합니다.


“학생부 기록과 자기소개서 내용이 허위로 또는 부풀려져 엉터리로 작성돼 공정성과 객관성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도 많지만 면접관이 10분만 얘기해 보면 진위를 가릴 수 있다.”(박도순,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수치화, 서열화가 최선의 평가 방법이 아니라는 공감대 형성


교육계는 공정한 평가를 위해 다양한 수치화, 서열화를 시도해왔지만 이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는 데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학생의 잠재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서열화, 수치화가 아닌 인간으로서의 공감 여부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공감은 판단의 합리성과 감성을 동반합니다. 합리성이란 학생부와 같은 객관적 근거 자료를 바탕으로 입학의 타당성 판단을 의미하는 반면 감성은 학생이 공부하고자 하는 이유에서 보이는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진정성을 의미합니다. 이와 같은 공감에 의한 평가에 수치화와 서열화는 있을 수 없습니다. 오히려 학생의 열린 사고력을 평가하기 적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설사 평가자의 의도대로 학생을 선발했는지 몰라도 말입니다. 그래서 학생부종합전형은 평가의 공정성과 합리성을 떠나 기존 획일화된 평가 방식에 대한 도전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에 따른 평가 방식의 변화


사실 이러한 평가방식의 변화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한국사회는 선진국의 문화와 기술을 성실히 수용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수용·적응형’ 인재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점수에 따라 학생들을 서열화하여 평가하는 그동안의 방식은 그러한 인재를 구분하는데 효율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선진국을 쫒아가는 것만으로는 성장하는데 한계에 봉착해버린 지금의 상황에서 더 이상 그러한 인재는 예전만큼 필요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지금은 누군가가 이미 이루어놓은 것을 따라 하는 시대가 아닌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하는 시대가 오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학생을 선발하는 문제는 대학의 존폐를 결정할 아주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결코 가볍지 않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대학이 학생부 종합 전형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는 것은 대학이 기존의 평가 방식의 한계를 인식하고 대학의 미래를 위해 평가 제도의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시대가 요구하고 있는 능력


사람에게서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는 애정과 관심에서 시작됩니다. 비판적 사고는 대상에 대한 문제의식을 의미하고 문제의식은 대상에 대한 관심 없이는 발생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창의적 사고는 대상에 대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비판적 사고가 없이는 창의적 사고로 이어지기 힘들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우리 교육은 아이들에게 그러한 사고를 강요하기보다는 관심 분야를 갖도록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아이들로부터 관심 분야에 대한 문제의식과 이에 대한 해결 의지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이는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숙제입니다.


획일적 평가로부터의 탈피와 새로운 시도


지금까지 아이들은 일명 ‘oo고사’라는 획일화된 정량평가 방식에 매몰되어 기계적으로 문제 풀이 학습에 치중해왔던 것이 현실입니다. 누구나 이러한 교육 현실에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지만 이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찾는데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습니다. 무엇인가를 시도하려면 ‘입시’라는 현실 문제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였고 입시에 치중된 교육은 우리 교사들을 괴리감의 고통 속에 밀어 넣었습니다. 저는 ‘학생부종합전형’이 본래 의도와 갖고 있는 현실적 문제점들을 떠나 학교 교육 속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학이 진실로 학생부 종합전형을 통해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학생들을 선발하고 싶다면 우리 교육은 아이들이 그러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 보는 것입니다. 더 이상 점수 때문에 야간 자율 학습을 핑계로 밤늦게까지 교실에 가두어 다양한 경험과 단절시킬 것이 아니라 삶에 대한 다양한 문제의식과 창의적인 문제 해결의 노력을 중시한다는 학생부 종합 전형을 명분으로 아이들에게 다양한 교육적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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