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년 전이었나? 어느 날 나는 우연히 나의 '인생 미용실, 디자이너 언니'를 만났다. 그때까지 나는 평생을 미용실 '방랑자'로 지내고 있었다. 한 번도 정착해본 적이 없기에 미용실에 정착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알지도 못했던 때였다. 그때그때 그냥 인터넷에 올라와있는, 또는 친구가 머리를 했는데 꽤 예뻐서 친구를 따라 미용실을 선택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그 미용실을 두 번 또 찾아가지는 않았다.
헤어스타일이 맘에 든다면 '가격'이 너무 비싸거나, 아님 각종 추가 시술을 요구했다. '가격'이 맘에 든다면 헤어 타일이 너무 맘에 들지 않는 경우도 있었고 그 외 이유로 '단골 미용실'을 가져본 적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우연히 마음에 쏙 드는 '미용실'을 만났다. 대부분의 경우 스트레이트 펌을 하는 나였다. 매직 스트레이트 펌이 다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뭔가 달랐다. 내 맘에 쏙 드는 헤어스타일. 이후에도 특별히 관리를 해주지 않아도 어느 선 이상으로 유지되는 나의 머리스타일. 다른 곳 보단 조금 비쌌지만 그래도 경제적으로 무리 가지 않는 정도의 비쌈이었다. 기장 추가를 요구하지도 않았고 , 나의 머릿결이 손상되었다며 더 좋은 약을 하라는 등의 강권도 없어서 불편하지 않았다. 심지어 집과 거리도 가까웠다.
이후 나는 단골이 되었고, 머리를 자르던 펌을 하던 그 펌을 다시 펴던 그 미용실을 애용했다. 하지만 어느 날 그 '디자이너'분이 그 미용실을 떠났다. 개인적인 일로 지방으로 이주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나는 5년 가까이 미용실 '방랑자'로 지내고 있다.
대부분의 경우 그랬다. 헤어스타일은 정말 마음에 들게 해 주시는데 시술 내내 더 좋은 약을 사용해야 한다고 두 시간 내내 시달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고, 아님 그런 강권은 없으셨지만 헤어스타일이 그냥 그랬다. 아님 스타일도 좋고, 필요 없는 추가 시술을 강요하지도 않았지만, '헉'소리 나는 요금에 시급 만원이 안 되는 나는 감히 '단골 미용실'로 둘 수 없는 그런 곳들이었다.
사실 맘에 쏙 드는 '디자이너'님을 한 번도 못 만난 것은 아니었다. 가격도 맘에 들고 위치도 맘에 들고 디자이너의 실력도 맘에 들어 '인생 미용실로' 마음속에 정하고 한 두 번 시술을 받고 나면 어느 날 그 '디자이너님'은 미용실을 옮기셔서 만날 수 없게 되었다.(나는 아직도 작년 여름에 내 머리를 해주신 그 디자이너님을 애타게 찾고 있다. ㅠㅠ)
지지난주에도 나는 미용실을 다녀왔다. 인터넷 상에서 워낙 '평'이 좋은 곳이었고, 1인 헤어숍이라, 만약 이분에게 단골이 된다면 앞으로 몇 년간 '방황'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그분의 실력은 그럭저럭 괜찮았다. 하지만 나의 기대만큼은 아니었다. 다시 가도 된다는 확신을 100%는 얻지 못했다. 그리고 그분의 경우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그렇게 미용실을 오래 '운영'하시지 않을 것 같기도 했다.
머리를 해야 할 때마다 인터넷을 뒤지고, 평을 찾고, 과연 나에게 맞는 곳일지 아닐지 고민해야 하는 '미용실 방랑자'의 신분을 이제 그만 벗어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