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며느리가 왜 그렇게 보고싶으실까요?

도대체 왜?

by 정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시부모님을 자주 뵙는 편은 아니다. 결혼하고 일어난 몇가지 일들 때문에 내가 시부모님을 좋아하지 않기도하고, 또 기본적인 성향이나 삶의 방향이 나와는 잘 맞지 않으셔서 자주 뵙고 싶지 않다. 남편은 이런 내게 서운해 하면서도, 이해는 해서, 그래도 자기 부모님을 자주 만나주길 바라면서도 강요하지는 않는다. 크게 시집살이라고 할 만한 것들을 시키시는 것은 아님에도, 그럼에도 '시댁'이라는 부분과 그들과 나 사이에 생긴 감정들 때문에 정말 꼭 봐야하는 기본적인 날들에만 가끔 찾아뵙는다. (명절이라거나, 생일이라거나 )


임신전에도 자주 보고싶어하셨는데, (정말 이해가 안간다. 도대체 왜 보고싶어 하시는 걸까? ) 임신을 하니 더 그러신것 같다. 물론 아들의 등살과, 호락호락 하지 않은 며느리 때문에 이제는 보고싶다는 말도 마음껏 못하시지만 그 마음자체가 부담되고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지만) , 이해가 가지도 않기도 하고 (아들이 보고싶으신건 이해가 가는데, 피한방울 안섞인 평생 남으로 지낸 '내'가 도대체 왜 보고싶은걸까? 친해지고 싶으니 자주보자고 하는게 나는 더 이해가 갈것 같다. )


아무튼 임신을 하고 두번의 명절을 보냈다. 그리고 명절마다 시부모님은 혹시나 우리가 임신을 핑계삼아 안올까봐 안절부절 못하셨다.

첫번째 명절때는 정말 극한의 입덧 시기였다. 솔직히 나는 가고싶지 않았다. (그러나 예의상 가야한다고 생각은 하고 있었다. ) 건강한 몸으로 가서 앉아있는 것도 불편한 시댁을 이런 몸으로 가고싶지않았다. 갈 자신이 없었다. 아무리 시부모님이 잘해주신다하여도, 옛날처럼 음식과 가사를 시키는게 아니라고하여도, 몸 하나 가누기 힘든데 , 가서 마음껏 눕지도 못하고, 심지어 토조차 마음껏 하지 못하는데, (당시나는 극한의 입덧이라 친정조차 불편해서 가기 싫었다.) 내가 입덧을 하는것을 빤히 아시는 데도 꼭 명절에 오길 바라시는 눈치였다. 아들만 오는것도 싫고 꼭 며느리까지 오기를 바라셨다. 어차피 갈 생각이었는데, 그래도 먼저 입덧떄문에 힘든데 집에서 쉬어도 된다고 말씀 한마디 해주시면, 기쁜 마음으로 갔을텐데 혹시나 오지않을까 안절부절 하시는 그분들이 안쓰럽기도 하면서도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기쁘지않은 부담스러운 마음으로 방문했다.

물론 역시나 반갑게 맞아주셨고, 맛있는 음식을 잔뜩 차려주셨지만, 입덧중이라 너무 힘들었기에 그냥 나에게는 힘들었던 명절이 되었다.


두번째 명절은 임신 중반이라, 내 컨디션에는 크게 문제가없었고, 또 아이가 태어나면 당분간 뵙지 못할것 같아 당연히 가려고했는데, 글쎄...시아버지가 명절 직전에 코로나에 걸리셨다. 뭐 명절 당일 2일전에 격리해제되신다고는 하나, 그사이에 가족끼리 전염이 있을수도 있고 그 자가격리의 기준이라는 것이, 완치기준이 아니라 전염력이 약해지는 평균적 기간을 의미하는 것 이기떄문에, 임신한 나로써는 도무지 안심이 되지 않았다.

당연히 먼저 오지말라고 하실줄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사실 코로나 감염사실도....걸렸을때가 아니라 방문하기로 했던 날이 거의 다가와서 말씀해주셨다.)

코로나에 걸렸는데.... (오지말라는 말씀은 절대 안하셨다.. 왔으면 하는 눈치셨고, 우리가 가지 않겠다면 어쩔수없다는 듯이 느껴졌다.) 며칠이 지난 후 남편이 시어머니꼐서 오지말라고 연락이 왔다고 했으나, 이후 명절에 시아버지가 전화가 오셔서 왜 안왔냐고 물어보신걸 보면... 정말 오지 말라고한건지 남편이 그냥 그렇게 둘러댄건지 도무지 알수가 없다.


며느리에게 코로나는 옮기겟다는 의지도 아니실꺼고, 오로지 아들며느리가 너무 보고싶다는 마음때문이시라는것은 알겠는데, 도대체 왜 그렇게 보고싶은 것일까???


입덧이 심한 며느리에게도, 배가 많이나온 임신 중기, 말기 의 며느리에게도 시댁이 불편하다는것을 모르실리가 없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들의 '보고싶음'에 대한 욕망이 너무크셔서 , 먼저 '이번에는 쉬라'는 말을 할 여유가 없으신 우리 시부모님. 그런데 도대체 왜 그렇게 보고싶은 것일까?(아니 아들말고 꼭 며느리까지 함께 보고싶어하신다.)


도대체 왜일까?

솔직히 가까이 사는 거리에 비해 그리 자주뵌것은 아니다. 그래서 자주 보았다고 불만불평을 하고자 하는것은 절대 아니다. 다만 나는 그냥 저렇게 '보고싶어'하는 마음이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가 아직 자식을 키워보지 못해서 그 마음을 이해 못하는 것일까??? 아님 내가 너무 이기적이고 감정이 매마른 사람이라 나에대해 사랑이 넘치시는 시부모님의 마음을 전혀 헤아리지 못하는 것일까?


휴직한 첫날 시어머니께서 전화가 오셨다. 그동안 전화를 하고싶으셔도 내가 회사에 있어서 마음껏 못하셨다고 한다. (맞다. 요즘 시어머니는 이렇게 며느리 눈치를 보신다. ) 이것저것들을 물어보시고 자연분만이 좋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씀하셨다. 이제 휴직했으니 자주보자꾸나.


네?????? 도대체 왜 이렇게 저를 보고싶어 하시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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