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 출산은 제가 알아서 할게요.
왜 시부모님은 자연분만을 좋아하실까?
초기에 입덧이 매우 심했을때, 시댁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나는 극한의 입덧을 겪고있었고, 처음임신이라서 임신과 출산이 뭔지 모르는 상황이라서, 남편에게 입덧이 너무 힘들다. 임신자체가 너무 힘드니 나는 도무지 자연분만까지 할 자신이 없고 제왕절개를 할거라고 누누이 말했다.(그때는 제왕절개는 안힘든 일 인줄 알았다. ) 남편은 언제나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라는 주의이기 때문에 원하는대로 하라고 했고, 그즘 시댁에 방문했을때 남편이 별 생각없이 '우리 oo이는 입덧때문에 힘들어서, 아이낳는건 그냥 제왕절개 할꺼야' 라고 말했다. (이때는 남편도 제왕절개는 안힘든건줄 알았다..철없던 우리 ㅎㅎ)
그 이야기를 들으신 시어머니께서는 팔짝 뛰시더니 '자연분만을 해야지 제왕절개는 웬 제왕절개냐고' 한소리 하셨다. (참고로 시어머니는 성향자체가 온순하신 분이어서, 평상시에 자기주장을 그렇게 크게 내세우시지 않는데, 자연분만 만큼은 완강하게 자기주장을 펼치셨다. )
네..?? 아니 제몸인데....제왕을 하든..자분을 하든...제 마음대로 아닌가요? 그리고 다른것도 아니고 너무 힘들어서 제왕절개를 하고싶다는데...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자연분만을 해야한다니요 어머니!!
남편은 본인의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남자라 둔해서 그런지, 아님 본인 엄마의 말이니 딱히 기분나쁘게 듣지는 않고, 심지어 그런말을 하셨다는 것 조차 금방 잊어버렸지만, 나는 그 순간 마음이 불편했고 평생을 잊지 못할 기억이 되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임신 막달이 되었고, 자연분만도 제왕절개 어느것도 쉽지 않음을 알게된 지금,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매우 고민하고 있을 찰나에, 시어머니께서 전화가 오셨다. (지난 글에서 언급했던 휴직 기념 전화셨다. ) 사실 임신 후반이 되어서, 제왕절개라고 안힘든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에, 자연분만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꽤 컷는데, 단지 아이 머리가 큰 편이라서 (남편을 닮아서 그런것 같다. ^^) 남편과 매일 어떤 선택을 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을 그때였다.
휴직기념으로 전화하셨다고, 잘 지내냐고 말씀하시면서 이런저런 안부를 물으셨고, 또 자연분만 이야기를 꺼내셨다. ㅎㅎ (내가 제왕절개를 할 수도 있다고 먼저 말한건지, 먼저 자연분만 이야기를 꺼낸건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 어쨋든 자연분만 이야기를 계속하시길래.
'어머니 아이 머리가 커서 자연분만이 힘들수도 있데요. ' 라고 말씀드렸더니....당황하시면서 (본인 아들 닮아서 큰거라고생각하시는 듯 하였다. )
'그래 ..엄마가 힘들면 아이도 힘들지, 그리고 나 아는 사람은 제왕절개하고도 애를 셋이나 낳았데, 의사가 하라면 해야지'
며느리가 아이를 셋정도는 낳아주시길 바래서 자연분만을 원하시는건지(본인도 셋은 안낳으심) , 아니면 자연분만이 손주에게 더 좋을거라고 생각해서 그러시는건지, 아무튼 그날의 통화도 불쾌한 기억으로 남았다.
친한친구가 첫 아이를 낳을때, 첫아이가 머리가 커서(이 역시 남편을 닮아서였다.) 그 친구는 자연분만이 위험하다는 판정을 받아 제왕절개로 낳았다. 당시 시부모님이 출산 병원비를 모두 지원해주시겠다고 했는데, 제왕절개를 한다는 말을 듣고는, 병원비가 비싸다며 남의집 며느리들은 자연분만도 잘 한다고 타박을 주셨다고 했는데..(물론 병원비 내주신다고 그런 타박을 하는것도 별로지만) , 우리 시부모님은 병원비를 지원해주실 계획도 없는데..도무지 나의 자연분만을 왜그렇게 바라시는것일까??
(참고로 친정엄마는 자연분만, 제왕절개를 다 하셨고, 본인은 제왕절개가 더 힘들었다며 자연분만이 나은것 같다고 말씀하셨지만, 자연분만을 하든... 제왕절개를 하든 오로지 딸이 힘들까봐 그걱정만 하고 계신다. )
*분유수유를 하기로 결정했는데, 자연분만을 이렇게 원하시는 시부모님이면 '분유'가지고도 한 소리 하실것 같아서 벌써부터 염려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