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북리뷰

총동기라는 복잡한 방정식

닐도쉬,《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를 읽고

by Hansol Jang

최근 연봉 조정을 비롯한 보상 설계를 고민하면서 '총보상(Total Compensation)'이라는 개념을 기반으로 팀의 보상 수준을 설계해 봤다. 연봉, 성과급, 스톡옵션 등을 합쳐서 구성원들에게 제공하는 전체 보상을 고민하는 관점이다. 회사가 작년부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보니,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더 일에 몰입하게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하였고, 자연스럽게 보상 체계를 진지하게 들여다보게 되었다. 직무역량 평가와 보상은 어떻게 연결할지, 성과급은 회사의 성과와 어떻게 연결할지, 스톡옵션은 어떤 기준으로 줄지. 이런 것들을 꽤 오래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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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맥락에서 트레바리의 탁월함의 조건이라는 북클럽에서《무엇이 성과를 이끄는가》를 읽게 되었고, 이 책에서 제시하는 '총동기(Total Motivation)'라는 개념에 한 방 먹었다. 총보상은 더하면 더할수록 커지는 구조인데, 동기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잘못 설계하면 동기를 떨어뜨릴 수도 있다. 이 간단하면서도 뼈아픈 사실이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레슨인 것 같다.


올해 들어 직무역량 평가와 보상을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어보려고 했다. 반기별, 또는 분기별로 직무역량을 평가하고 동료 피드백을 주고받는 시스템을 도입하면 사람들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의 성장이 중요하다 보니, 이런 피드백 구조를 촘촘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그런데 실제로 3개월 단위로 직무역량 평가를 하겠다고 이야기했을 때, 팀원들이 상당한 압박감을 느낀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만약 이 책을 보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이 사람들이 성장에 진심이 아닌 건가" 또는 "피드백을 회피하는 건 좋지 않은 태도"라고만 생각했을 것 같다. 그런데 총동기 관점에서 보니 전혀 다르게 보였다. 경제적 압박, 정서적 압박이 오히려 총동기를 떨어뜨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 사람들이 이렇게 압박을 느끼고 있다면, 우리가 원하는 성과를 내기는 더 어려울 수 있다.


이건 마치 운동선수에게 매달 체력 테스트를 한다고 예고하는 것과 비슷하다. 테스트 자체는 성장을 위한 것이지만, 그걸 경제적 보상과 직결시키면 선수는 훈련에 몰입하는 게 아니라 테스트 통과에만 집중하게 된다. 본질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결국 피드백을 좀 더 성장하는 관점으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된 게 나한테는 가장 큰 변화였던 것 같다.


그래서 보상 설계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졌다. 경제적 보상을 더 많이 드리고 싶은 마음은 분명하다. 회사가 성장하고 있으니까, 그 성과를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 그런데 책에서 이야기하는 보상의 부작용들이 계속 머릿속을 맴돈다. 주의 분산 효과 — 본래의 업무보다 보상 기준에 맞추는 데 집중하게 되는 것. 코브라 효과 — 보상을 받기 위해 오히려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 의도상실 효과 — 내재적 동기가 외재적 보상으로 대체되어 버리는 것. 이런 것들이 덜 생기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지 고민이 많이 된다.


예를 들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성과급을 만들면 단순해 보이지만, 숫자에만 집착하게 될 수 있다. 그래서 핵심 가치를 잘 지키면 보상을 준다는 방식을 고민해 봤는데, 그러면 또 핵심 가치를 지키는 모습만 보이려고 하면서 주의 분산 효과가 발생될 것 같기도 하다. 팀워크가 굉장히 필요한 조직에서는 성과보상제가 결국 성과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그러면 성과보상제를 하면 안 되는 건가? 그렇다고 보상을 안 줄 수는 없고. 여러모로 복잡한 생각들이 많이 드는 것 같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도 명쾌한 답을 얻지는 못했다. 오히려 질문이 더 많아졌다. 경제적 압박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즐거움과 의미 동기를 높이는 인센티브 제도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경제적 압박을 탈피하는 수준의 연봉체계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사람들이 어떤 일을 더 했을 때 경제적 보상을 얻는다는 것만으로는 동기가 높아지지 않는데, 그러면 이걸 어떻게 설계해야 될까? 이런 게 계속해서 남아있는 질문이고 의문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느낀 건, 이 방정식은 사람에 따라 계속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A에게 동기가 되는 것이 B에게는 압박이 될 수 있다. 같은 사람이라도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말 복잡한 방정식 같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이번 독서 모임이 더 기대된다. 사람들이 이 문제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해결하고 있는지, 성과도 높이고 그 성과를 높이기 위한 조직문화를 세팅하면서 동시에 총동기를 관리하는 관점에서 어떻게 접근하는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회사의 보상들을 사람들과 나누어서 그게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게 만들고 싶은데, 이게 정말 어려운 문제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독서모임을 하고 나서의 감상


독서모임을 하고 나서는 우선, "동기부여"라는 말을 다시 고민하게 되었다. "동기"라는 건 부여될 수 있는 것인가? 타인에 의해서 없던 동기를 "부여" 시킬 수 있는가? 동기를 부여한다는 말은 굉장히 오만한 생각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욱 님은 "동기"가 촉발되는 게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져주셨는데, 그게 나한텐 가장 와닿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리더는 Fire starter로서, 동기가 촉발될 수 있는 불씨들을 여기저기 만들고, 이로 인해 동기를 가지고 있던 구성원들이 불씨를 만나면서 동기를 촉발하게(불타오르게) 만들 수 있을 거라는 상상을 하니 훨씬 그 모습을 선명하게 상상할 수 있었다.


내가 리더로서 해야 될 역할은, 구성원 각자가 즐거움, 의미, 성장에서도 어디서 더 동기를 갖고 있는지, 어떤 불씨가 필요한지 관찰하고 계속해서 그 불씨가 활활 타오르기 위해 필요한 환경을 세팅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생각이 리더로서는 더 마음 편하게 만들어주기도 한다. 왜냐하면, 내가 구성원들의 동기를 하나하나 다 만들고 관리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면 굉장히 부담스럽고 어렵다고 느껴지는데, 나는 그들의 동기에 불을 붙이는 역할이고 동기에 불이 붙으면 그들이 알아서 활활 탈거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다.


보상과 관련해서는 경력사다리, 직무설계, 성과 평가 부분을 아직 다 못 읽어서 이 부분을 더 읽어보고 생각을 정리해 봐야겠다. 그리고 평가, 보상, 조직문화 또한 iteration을 거쳐서 개선되고 나아질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구성원들이 납득하고 만족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된다고 욕심부린 거 같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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