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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Jun 05.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68)

- 기도하는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Catedral Basilica de Santiago de Compostela, 이하 ‘대성당’)과 구 도심지를 탐방하기 위해 호텔을 나선다. 아침 9시가 조금 넘어 호텔 주변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갈리시아 광장(Plaza de Galicia)에 내린다. 이곳에서 골목길을 따라 500여 미터 걸어가니 대성당이 보인다.



 대성당에 이르는 골목길은 그야말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이하 ‘산티아고’)의 엄숙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도시가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은 톨레도나 세고비아 등 다른 도시들과 다름이 없다. 그렇지만 건물의 우중충한 낡음은 대성당 안에 들어갔을 때의 첫 느낌, 엄숙하고 적막한 분위기가 있다.



 대성당에 입장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서있다. 성당에 입장하는 장소는 대성당 광장 쪽이 아니고 성당의 옆쪽에 있다. 단체 여행객으로 보이는 한국인들이 많이 보인다. 종교적 열정이 감지된다.



 대성당이 종교적으로도 의미가 있고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이유는 이 성당이 예수 12제자 중 한 사람인 야고보 성인의 유해 위에 세워졌다는 것이다. 야고보 성인이 스페인 선교를 위해 걸었던 길이 지금의 ‘산티아고 가는 길(Camino de Santiago)’이 되었다.


 성당의 바실리카 앞에서 한 순례자가 기타를 치며 애절하게 노래를 부르고 있다.



 바실리카 높은 곳에 있는 야고보 형성을 뒤에서 안아보고 유해를 보기 위해서는 좁고 긴 줄을 따라가야 한다. 아내와 나는 줄을 서서 따라간다. 앞에는 한국인 여행객들이다.



 광장으로 나오니 산티아고 순례 길을 마친 순례자들이 광장 여기저기에 배낭을 옆에 두고 앉아서 성당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 그 먼 길을 돌아왔으니 감회가 깊을 것이다. 50대 초반 정도 되어 보이는 한국인 순례자도 우연하게 만나 인사했다. 얼굴이 까맣게 타고 반질반질하다. 올 때의 고생이 온몸에서 느껴진다.  


 성당의 여러 가지 모습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성당을 뒤로하고 도시의 이곳저곳을 돌아본다. 아침에 올 때 적막했던 골목길도 상점과 식당이 열기시작하고 여행객들의 발길이 많아지니 다소 활기가 있다. 그러나 그런 중심 골목을 벗어나면 다시 적막해지며 정숙한 분위기가 흐른다. 산티아고는 도시 전제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돌아다니다 보면 그럴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대성당 순례자들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거리이다. 이 곳에서 순례확인 도장을 받는 사무실과 우체국 등이 있다.



 골목길에서 만난 세르반테스(Cervantes)라는 조촐한 식당에서 점심을 한다. 그런데 점심의 수준이 아주 높다. 식당의 분위기 역시 산티아고 도시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



 오후 4시가 가까우니 갑자기 기온이 많이 올라가서 걸어 다니기가 힘들다. 특히 도시가 오르막과 내리막길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렇다. 다시 버스를 타고 호텔로 돌아온다. 내일은 기차를 타고 산티아고 남쪽에 위치한 비고(Vigo)를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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