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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Dec 20. 2019

아내와 스페인 가을 여행(34)

결혼 40년 되던 해 2019년 늦가을

스페인 가을 여행 후기(2)


19년 전 스페인과 달랐던  몇 가지 것들


1.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많았다. 마드리드 등 도시는 말할 것도 없고 우리나라 제주도인 마요르카에서도 많이 보였다. 19년 전에는 쉽게 보지 못한 풍경이다.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목숨 걸고 지중해를 넘어와 정착한 것이다.


스페인은 영국과 함께 식민 제국을 경영해 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다. 그래서 이민자에 대해 관대하다. 언제 영국과 같은 입장이 될지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유럽 어느 나라 보다도 이민자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꽤 고단해 보였다. 마요르카에서 택시 운전사에게 물어보니 그들은 일반 가정에서 돌봄 서비스나 가정부 등으로 비공식 고용된다고 한다. 그마저 안되면 길거리 나와서 좌판을 벌여 허드레 물건을 판다. 체격들이 크던데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연하지만 자리 잡고 안정된 삶을 누리려면 많은 날들이 필요할 것이다.


2. 관대함이 많이 사라졌다. 크게 두 가지 예만 들겠다. 첫째 화장실 인심이 야박해졌다. 19년 전에는 길가 식당이나 카페의 화장실은 사실상 개방되었다. 길을 가다 필요하면 눈치 안 보고 카페 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화장실이 거의 모두 닫혀 있다. 물론 급하다고 말하면 사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카운터에서 화장실 개폐 토큰이나 코드 번호를 받아야 한다. 맥도널드나 버거킹 화장실도 마찬가지다.


둘째 음식 양이 적어졌다. 과거에 음식 양만큼은 먹을 만큼 주었는데 이 번에 보니 19년 전 이태리와 프랑스를 떠오르게 한다. 19년 전 이태리와 프랑스를 여행하고 피레네 산맥을 넘어 스페인에 들어와서 느꼈던 첫인상은 음식이 푸짐했다는 것이다. 살 때는 몰랐는데 여행을 해보니 비교가 되었다. 관광객이 많이 오다 보니 그런지 아니면 세상이 그렇게 바뀌어져 가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우리나라도 음식의 양과 질이 나빠지고 값만 오르고 있지 않은가?


3. 사람들의 걸음이 빨랐다. 그리고 표정이 딱딱해졌다. 이 것도 세계적인 현상일까? 속도가 빠른 세상이다. 우리나라나 스페인이나 바쁘고 영민하게 살아가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글로벌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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