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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May 18. 2020

5.18. 천둥 치고 소나기 오는 날
분당 탄천 풍경

오늘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전 날부터 정치권 주요 인사들의 정치적 언어가 이 날을 맞아 방송에 나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광주에서 행사가 개최되었다. 그 일이 발생한 지 40년이 되는 해이다.


일기예보에 오후부터 천둥 번개 소나기가 온다고 했다. 보통 오후 늦게 탄천 산책을 하기 때문에 오늘은 못하겠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오후 2시경까지도 해가 짱짱하고 더웠다. '천둥 치고 소나기 온다더니 비는 무슨...' 하고 생각했다. 


점심 먹은 것이 소화불량이었는지 자료를 정리하다가 3-4시 졸음이 몰려와 잠깐 잠이 들었는데 천둥소리가 요란해 깨었다. 눈을 떠 보니 방이 캄캄하다. 아! 일기예보가 맞았구나 생각하고 다시 자고 일어나니 오후 6시에 가깝다. 나는 낮잠을 잘 자지 않는다. 자고 나면 머리가 무겁기 때문이다. 역시 머리가 띵하니 무겁다. 하늘은 잔뜩 흐리지만 비는 멈췄다. 그래서 머리를 식힐 생각으로 부랴부랴 우산을 챙겨 들고 반바지 차림에 탄천 산책을 나갔다. 


결론은 목적지까지 다녀오는 80여분 간 우중 산책을 했다는 것이다. 한 10여분 걸었을까 소나기가 쏟아지더니 그치지를 않는다. 돌아갈까 망설이다가 '가다 보면 그치겠지' 생각했는데 계속 온다. 강약은 있었지만..... 


문득 오늘이 '518 기념일'이라 천둥 치고 소나기 오는 걸까 하고 생각하다가 ' 아이고, 그것은 비약이다' 라고 스스로 결론을 냈다. '518은 사람이 낸 일'이고 '천둥과 소나기는 자연의 현상'으로 논리적인 연계가 전혀 없다. 


하여튼 우중에 그것도 가랑비가 아닌 소나기 맞으며 산책해 본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기분이 시원했다. 특히 반바지를 입고 있어 종아리를 때리는 빗방울이 시원했다. 기왕에 다 젖어버린 신발을 신고 산책로 물 웅덩이를 피하지 않으면서 저벅저벅 걸어가는 것도 괜찮았다.


탄천 물이 아직은 넘치지 않고 잘 흐르고 있다. 그런데 소나기가 더 계속되면 아마 산책로까지 올라올 것이다. 그렇게 될까? 내일 보면 알겠지. 그러면 탄천 산책로가 며칠 동안 산만해진다. 물에 쓸려온 퇴적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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