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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Oct 07. 2022

디아스포라

 디아스포라(diaspora)는 특정 민족이 자의적이나 타의적으로 기존에 살던 땅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여 집단을 형성하는 것, 또는 그러한 집단을 일컫는 말이다. '흩뿌리거나 퍼트리는 것'을 뜻하는 그리스어 단어 διασπορά에서 유래하였다. 유목과는 다르며 난민 집단 형성과는 관련되어 있다. 현대적 의미에서 디아스포라는 본토를 떠나 항구적으로 다른 지역 또는 국가에 이주하는 것을 말하는데 그 방식은 합법적 그리고 불법적인 것을 다 포함하고 있다.


 디아스포라가 발생하는 이유로는 가난으로 상징되는 경제적 요인, 범죄와 폭력, 정정 불안, 내전, 전쟁 등 다양하다. 중남미인들의 디아스포라 원인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아스포라 지역은 국내, 역내 국가, 역외 국가 들로 그 원인과 수준에 따라 다르다. 국내 디아스포라는 주로 내전이나 자연재해 등에 기인하고 있는데 그 사례로는 콜롬비아 내전 중에 발생한 농민들의 디아스포라를 들 수 있다. 라 비올란시아(La Violancia) 내전과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내전 시기에 많은 농민들이 자발적 또는 강제적으로 삶터를 버리고 국내의 다른 지역이나 역내외 국가로 이주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인근 국가로 이주하는 경우는 중남미 국가 간에 매우 흔한 현상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경제 호황기에 인접 국가인 볼리비아, 페루, 파라과이, 칠레 등에서 이주자들이 많이 들어왔고 현재에도 공동체르 형성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에는 칠레가 중남미 국가 중 가장 안정적인 경제를 유지하자 역시 볼리비아, 페루 등에서 이주자가 들어와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중미 국가에서 들어온 이주자가 많다. 특히 멕시코는 중미에서 미국으로 입국하는 경유지이기 때문에 중미 국가 사람들에게 이주의 의미가 큰 국가이다.


 최근 사레로는 베네수엘라인들의 인근 국가로의 이주이다. 차베스(Hugo Chávez) 대통령에 이어 집권을 계속하고 있는 마두로(Nicolás Maduro) 정권의 실정으로 야기된 경제적 어려움으로 수많은 베네수엘라인 들이 콜롬비아, 브라질, 페루, 파나마 등으로 이주하고 있다.


 그러나 중남미인 이주의 대부분은 미국과 유럽을 향하고 있다. 미국 센서스 국(U.S. Census Bureau) 자료에 따르면 미국령이 푸에르토 리코를 포함한 미국 내 중남미 인 규모는 65,329천 명(2020)으로 그 비중이 19.5%이다. 여기에서 푸에르코 리코를 빼면 62.080 천명으로 그 비중이 18.7%로 낮아진다.  


 한편 유럽 국가 이주 현황을 보면 스페인 3,192 천 명(2021), 프랑스 1,333 천 명(2021), 이태리 513천 명, 영국 245천 명, 독일 206천 명(2019), 화란 113천 명(2019), 스웨덴 100천 명, 포르투갈 100천 명, 스위스 90 천 명 등이다.


 이주 인구 규모 측면에서 미국의 차지하는 의미는 여타 국가와 매우 다르다. 우선 미국은 지리적, 정치적, 경제적, 역사적으로 중남미 국가들과 관계가 깊기 때문에 이주의 원인과 결과가 여타 국가들과 다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지리적 측면만 보더라도 국가의 규모와 관계없이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나라일수록 미국 내 이주 인구가 많음을 볼 수 있다. 반대로 먼 나라일수록 그 규모가 작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가 그 사례이다.


  2017년부터 시작되어 현재까지 진행 중인 '중미인 이주 카라반(Central American Migrant Caravans)'은 중남미인의 미국을 향한 디아스포라의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는 중미 북부 삼각 국가(Nothern Triangle of Central America)인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주민들이 자국의 기근, 가난, 범죄와 폭력 등 치안 불안으로부터 피해 미국으로 이주하기 미국 국경을 향해 가는 집단 행렬이다.


 참고로 2018년 10월 12일에 온두라스 산 페드로 술라(San Pedro Sula)에서 160명으로 출발한 행렬은 그 규모가 증감하면서 최종적으로 11월 15일 4,980 킬로 미터 지점의 멕시코 티후아나(Tijuana)에 도착했을 때 그 규모는 약 1,500 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의 입국이 허가되지 않자 국경 지대에서 항의하며 난민 생활을 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정계의 논쟁 이슈가 되고 있다.


 중남미인들이 가장 많이 이주했고 또 이주하기를 원하는 미국을 중심으로 개별 국가별 이주 규모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통계 수치는 미국 센서 국(U.S. Censor Bureau)의 조사 결과이다.


  아르헨티나는 국가 크기에 비해 미국 이주 규모가 크지 않다. 286,346명(2018)으로 전체 인구의 0.09% 이다. 1970년대 군부 정권의 '더러운 전쟁(Dirty War) 시기에 이주가 많이 이루어졌다.


 볼리비아는 116,646명(2018)으로 두 번의 계기가 이주에 영향을 주었다. 첫째는 1952년 국가 혁명기(1952 National Revolution)에 중상류 백인 계층 들을 중심으로 이주가 행해졌다. 둘째는 1980~88년 중 이주가 많았는데 이는 1970년대 하반기부터 시작된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제 상황의 악화에 기인한 것으로 메스티소(Mestizos) 중심의 중하류 계층이 주류이었다.


 브라질은 1,775,000명(2018)으로 전체 인구의 0.53%를 차지하고 있다. 1980년대 말~1990년대 초 하이퍼 인플레이션 시기에 이주가 성행했는데 주로 현재에도 보다 나은 직업을 찾기 위한 이주가 행해지고 있다.


 칠레는 172,062명(2018)으로 전체 인구의 0.05%이다. 1960년대에는 경제적, 교육적 목적이 미국 이주 이유였는데 1970년 아옌데 사회주의 정권 등장과 1973년 피노체트 군부정권 출현 등 정치적 사건의 여파에 따른 이주도 상당한 수준이었다.


 콜롬비아는 1,237, 606명(2018)으로 1965년 미국 이민법 개정에 따라 이주가 증가한 뒤 1990년 내전 격화 등 치안 불안 등으로 다시 크게 늘어났다.


 코스타리카는 154,784명으로 전체 인구의 0.05%이다. 코스타리카는 중미에서 정치 사회가 가장 안정된 국가로서 미국의 저물가와 높은 임금 등 경제적 이유가 이주가 이루어지고 있다.


 쿠바는 2,400,152명(2021)으로 전체 인구의 0.7%이다. 피델 카스트로(Fidel Castro) 공산주의 정권이 수립된 1959년 이후 미국 이주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미국이 쿠바인의 이주를 장려하는 쿠바 수정법(Cuban Adjustment Law, 연방법, 1966. 11.2 발효)으로 이주자가 크게 증가했다. 이 법은 1959년 1월 1일 이후 미국에 입국해 거주하는 쿠바인에게 2년이 지나면 영주권을 부여를 허용하고 있다.


 쿠바 수정법은 1995년 클린턴 행정부가 수정하여 일명 'Wet Foot, Dry Foot Policy'를 실시하였는데 이는 쿠바인들이 바다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 조치이었다. 다만 육로를 통해 미국 국경에 도착하는 것은 받아들였는데 이 것도 2017년 오바마 행정부가 폐기하여 1965년 쿠바 수정법의 효과는 사실상 사라졌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2,082,857명(2018)으로 전체 인구의 0.64%이다. 미국과 가깝고 미국의 직접적인 통치를 받은 국가로서 트루히요(Rafael Trujillo, 1930~61) 대통령의 30년 독재 기간 중에 이를 피하기 위한 이주가 이루어졌다. 1961년 트루히요가 살해된 뒤 정치보복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이어진 경제 상황의 악화로 미국으로의 이주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에콰도르는 717,995명(2018)으로 1964년 토지개혁법(Land Reform Act) 실시의 후유증으로 저소득 농민 계층들의 미국 이주가 시작되었고 1996~97년의 정정 불안 그리고 1998~99년의 금융위기 시기 중에도 이주가 크게 증가했다.


 과테말라는 1,524,743명(2018)으로 전체 인구의 0.47%이다. 과테말라인들의 미국 이주는 1930~30년부터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경제적 이유로 증가는 계속되었다. 여기에 과테말라 내전(Guatemalan Civil War, 1960~1996)의 발생으로 미국으로의 이주가 폭증했다. 미국은 내전 중 과테말라 이주자들에게 임시보호 지위(Temporary Protected Status)를 부여했는데 이는 미국 이민법따라 전쟁이나 자연재해 국가의 이주자인 경우 송환을 제한한다는 특혜 부여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온두라스는 1,083,540명(2018)으로 전체 인구의 0.33%이다. 온두라스는 1950년대 이전에는 미국의 United Fruit Company와 Rosario Mining Company가 각각 바나나와 금, 은을 생산하며 경제적 유대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했는데 이 시기에 많은 미국 이주가 이루어졌다. 이후 1980~90년 냉전시기 미국군이 온두라스에 주둔하는 등 유대관계가 다시 강화될 때 또 다시 많은 이주가 행해졌다. 미국의 레이건 행정부는 중미에서 공산화를 저지하기 위해 온두라스를 콘트라스(Contras) 반군을 운용하는 전략적 요충지역으로 활용했다.


 멕시코는 37,235,886명(ancestry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11.3%이다. 멕시코는 역사적으로 볼 때 19세기부터 미국과 영토 문제를 포함한 우여곡절을 많이 경험하면서 인구의 유동이 컸다. 특히 미-멕 전쟁(1846-48)에 패해 멕시코는 현재의 캘리포니아, 네바다, 유타, 애리조나, 캔자스, 콜로라도, 오클라호마, 뉴멕시코, 텍사스를 미국에 양도했음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특히 20세기 초 멕시코 혁명(Mexican Revolution)과 이어진 정정 불안과 경제상황의 악화 등으로 미국의 이주는 계속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멕시코 노동자들의 미국 송출도 멕시코인들의 미국 이주의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1994년에 발효된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도 역시 미국 이주 확대의 중요한 동기이다.


 니카라과는 429,501명(2021)으로 전체 인구의 0.13%이다. 1961년 결성된 좌파 반군 단체인 산디니스타 국가해방전선(FSLN, Sandinista National Liberation Front)이 1979년 소모사 독재정권을 축출한 산디니스타 혁명(Sandinista Revolution)과 혁명 이후 다시 계속된 콘트라스 반군과의 전쟁(1979~90)은 이주를 촉진하는 정치적 환경이었다. 1990년대 이후에는 계속되는 국내 정정 불안과 경제상황 악화를 탈피하기 위한 이주가 계속 이어졌다.


 파나마는 206,219명(2018)으로 전체 인구의 0.06%이다. 미국은 1914년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82킬로 미터의 파나마 운하를 개통하고 1977년 '토리호-카터 조약(Torijos'Carter Treaties)'에 따라 같은 해 파나마에게 운하를 반환할 때까지 운화와 함께 운하 양안 일정 지역을 지배하였다. 이러한 양국 관계를 바탕으로 파나마인들의 미국 이주는 양국 간의 우호적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파라과이는 25,002명(2018)으로 그 규모가 작다.


 페루는 684,345명(2018)으로 전체 인구의 0.21%이다. 1970년대 이전에는 취업 등 경제적 이유로 1970년대 이후는 군사정권의 독재정치를 회피하기 위해 이주가 행해졌다. 1980~90년대는 하이퍼 인플레이션 등 경제상황 악화, 좌파 반군 준동으로 인한 사회불안, 후지모리 정권의 권위주의 정치 등을 이유로 이주가 확대했다.


 푸에르토 리코는 미국령으로 전체 인구는 5,808, 706명(2019)으로 이 수치는 미국의 중남미 인구에 포함시키기도 하고 포함시키지 않기도 한다.


 엘살바도르는 2,311,574명(2019)으로 전체 인구의 0.70%이다. 엘살바도르 내전(Salvador Civil War, 1979~90) 이전의 미국 이주는 주로 경제적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10년에 걸친 내전 기간 중에 1백만 명이상이 이주했는데 이중 반 이상이 미국을 향했다. 이후 국내 경제의 피폐로 미국으로의 이주는 끊이지 않고 있다.


 우루과이는 60,013명(2018)으로 그 규모가 작은데 이는 지리적으로 거리가 멀고 국가의 안정성과 중산층 비중이 높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549,286명으로 전체 인구의 0.16%이다. 베네수엘라는 1990년 차베스 좌파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친미 성향 국가이었으며 산유국으로 미국의 관심이 매우 큰 국가이었다. 이 시기에 베네수엘라 중상층들은 미국에 투자를 많이 했다. 차베스 좌파 정권이 들어서면서 많은 중상층들이 기존의 기반을 이용해 미국 이주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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