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들어 멕시코, 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에서 범죄와 폭력이 크게 증가하면서 시민의 안전이 위협을 있다. 멕시코 마약전쟁(mexican drug wars), 브라질 빈민구역(favela) 범죄소탕 작전, 중미 국가 이민자 카라반(migrants caravan)등은 모두 역내에 점점 만연해지고 있는 범죄와 폭력의 상징적 사건 들이다.
칠레,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우루과이 등의 치안 상황은 상대적으로 나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중남미 전체적으로 광범위하게 증가하고 있는 범죄와 폭력은 효과적으로 통제하기가 어려운 주요 정치 경제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범미주 보건기구(PAHO)는 중남미 범죄와 폭력을 ‘20세기의 유행병’으로 비유하며 민주주의 체제 공고화와 경제성장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범죄와 폭력은 공교롭게도 1990년 전후 권위주의적 군부 정권이 퇴진하고 공정한 선거에 바탕을 둔 대의민주주의 정부가 등장하면서 증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로 인한 치안 불안은 역설적으로 국민들에게 민주주의 정부의 효율성과 역량에 대한 회의감을 주었고 상대적으로 치안이 안정되었던 과거 권위주의 정부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은 2018년 말 브라질 대선에서 극우 이념의 보우소나로(Jair Bolsonaro)가 승리할 수 있었던 중요한 사회적 배경이 되었다.
세계은행(WB)과 유엔 마약범죄 사무소(UNODC)는 중남미 역내 경제성장 부진, 실업 증가. 경제 사회적 불평등 심화로 더 확산된 범죄와 폭력이 다시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악순환(vicious circle)을 만들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중미 북부 삼각지대 국가(Northern Triangle in Central America)의 미국 이민자 카라반 상황은 앞서 언급한 악순환의 가시적 사례이다.
범죄와 폭력에 대해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와 논의를 계속해 왔다. 이들은 범죄와 폭력의 정의, 범위, 원인, 측정방법, 경제성장과 고용에 대한 영향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른 연구를 하고 견해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일반적으로 주장되고 있는 범죄와 폭력 원인들 가운데 중남미 모든 국가에 해당하는 것에는 경제 사회적 불평등 심화, 낮은 경제성장, 높은 실업률, 도시화 진행과 열악한 인프라, 마약 유통, 불법무기 범람, 조직범죄 확산, 군부 정권과 내전의 폭력 문화, 부패하고 무능한 경찰력, 불공정한 사법제도, 취약한 공교육, 부패한 정치 등이 열거되고 있다.
이러한 원인들이 중남미 전체적으로 그리고 개별 국가 특유의 내부 환경 속에서 서로 다르게 조합되어 다양한 형태의 범죄와 폭력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중남미 시민 4명 중 1명은 범죄와 폭력이 경제 침체나 실업보다 일상적인 삶을 더 크게 해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중남미 인구는 세계 전체의 9%에 미치지 못하지만 살인은 세계 전체의 33%를 차지하고 있다. 연간 기준 10만 명 당 살해자 수도 20여 명으로 세계 평균보다 3배가 높다. 강도사건도 평균 10건 중 6건이 매우 폭력적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범죄와 연관된 폭력의 수준이 낮아지고 발생 건수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과 상반되게 중남미는 오히려 수준이 높아지고 발생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2005년 이후부터 더욱 심해지고 있다.
넘베오(Numbeo, www.numbeo.com)가 측정한 범죄 지수(crime index)에 따르면 123개 측정 국가 중 상위 20위에 국가 베네수엘라(1위), 온두라스(4위), 트리니다드 앤 토바고(6위), 브라질(7위), 엘살바도르(8위), 자메이카(11위), 페루(15위), 아르헨티나(17위), 푸에르토리코(18위) 등 9개 국가가 포함되어 있다.
유엔 마약범죄 사무소(UNODC)가 측정한 인구 10만 명 당 살인율(homicide rate)은 중남미 전체가 22명(2015년)으로 같은 해 세계 전체의 5명 보다 4배 이상 높다. 이 중 중미와 카리브 국가만 분리해서 보면 32명으로 더 많아진다.
국별로 보면 엘살바도르(83명, 2016년), 온두라스(57명, 2016년), 베네수엘라(56명, 2016년), 자메이카(47명, 2016년), 벨리즈(38명, 2016년), 세인트 킷 앤드 네비스(36명, 2016년), 브라질(30명, 2016년), 과테말라(27명, 2016년) 등이 역내 전체 평균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
칠레(3명, 2016년), 쿠바(5명, 2016년), 볼리비아(6명, 2016년), 에콰도르(6명, 2016년), 니카라과(7명, 2016년), 수리남(8명, 2016년), 파라과이(9명, 2016년) 등 이 10명 이하로 중남미 전체 평균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살인율을 보여주고 있다.
범죄와 폭력은 여러 가지 경제적 비용을 발생시킨다. 그런데 발생 비용은 아무리 보수적으로 산정한다고 하더라도 역내 총생산의 3%를 상쇄시키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규모는 역내 전체 인프라 투자 규모와 비슷하고 20% 비중의 최하위 계층의 소득 규모와 맞먹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주요 국별 상황을 보면 다음과 같다.
범죄와 폭력은 멕시코가 현재 당면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살인(murders), 납치(kidnappings), 무장 강탈(armed robberies), 절도(thefts), 주거 침입(burglaries), 소매치기(pick-pocketing) 등이 일상적으로 발생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교통경찰 등 법을 집행하는 공무원들(law enforcement officials)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강탈 행위(extortions)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특히 멕시코가 태평양 연안에서 걸프 만까지 미국과 접하고 있는 3,145 킬로 미터의 국경은 헤로인, 코카인, 마리화나, 암페타민 등 마약의 밀수 통로로 마약 카르텔 등 불법 조직범죄 단체의 활동이 극심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곳이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mexican drug cartels) 조직들은 마약 불법유통(drug rafficking)을 위해 살인과 납치 등 잔혹한 범죄와 폭력을 행사하는 불법 집단이다. 이들은 정부 공무원들을 협박하거나 부패시켜 결과적으로 법 집행을 방해하고 시민들을 공포로 위협하여 무력하게 만들고 있다.
멕시코에서 치안 불안이 가장 심한 도시는 티후아나(Tijuana), 아카풀코(Acapulco), 빅토리아(Victoria), 시우다드 후아레스(Ciudad Juárez)로 2018년 살인율이 각각 138명, 110명, 86명, 85명을 기록했다.
또한 치안 불안이 가장 심한 주(State)는 바하 칼리포르니아(Baja California), 두랑고(Durango), 시날로아(Sinaloa), 게르레로(Guerrero), 치와와(Chihuahua), 미초아칸(Michoacán), 타마울리파스(Tamaulipas), 누에보 레온(Nuevo León) 순이다.
브라질은 경제 사회적 불평등이 극심한 국가 중의 하나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구 173백만 명의 20%가 국가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에 불과하다. 지니 계수를 보더라도 브라질은 2017년 기준 53.3으로 역내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다. 중남미 대부분 국가들의 지니 계수는 높지만 대강 50을 초과하지 않고 있는데 브라질은 2005년 56.3이었고 2015년에는 이보다 낮은 51.3을 기록했다.
멕시코 공공안전 및 형사정의 시민위원회(Consejo Ciudadano para La Seguridad Pública y La Justicia Penal A.C.)가 발표한 2018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50개 순위’에 13개의 브라질 도시가 포함되어 있다.
범죄유형은 살인, 강도, 납치, 차량 강탈, 소매치기 등 다양하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의하면 2017년 살인율은 30명으로 총 56,101명이 살해당했다. 2018년은 이보다 낮은 25명이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강도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지만 주요 대도시에서는 차량 강탈이 많다. 특히 카니발 등 대규모 행사가 있을 때 많이 발생하며 소매치기도 도로, 해변, 쇼핑몰 등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난다. 납치는 일명 고속 납치(Express kidnappings)가 잦은데 이는 납치한 후 자동인출기(ATM)에서 돈을 인출하고 풀어주는 방식이다. 리오 데 자네이로(Rio de Janeiro), 상파울루(Sao Paulo), 브라질리아(Brasilia), 쿠리치바(Curitiba), 포르투 알레그레(Porto Alegre), 살바도르(Salvador), 레시페(recife) 등 대도시에서 일어나고 있다.
브라질에서 특히 간과할 수 없는 것은 소위 갱(Gangs)들이 저지르는 범죄이다. 갱이란 비공식적으로 범죄 집단을 지칭하는데 국제적으로 인정된 정의는 아니다. 유엔은 갱을 ‘영역적으로 조직화된 범죄단체(territorial organized crime groups)’로 보고 있다.
갱은 길거리 갱(street gangs), 교도소 갱(prison gangs), 오토바이 갱(motocycle gangs)으로 구분되며 모두 강력범죄 발생 원인들이다. 브라질에서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갱 범죄 유형은 걸거리 갱과 교도소 갱들이다.
콜롬비아는 세계에서 납치가 가장 많은 국가이었다. 납치는 주로 좌파 반정부 무장단체들이 재원 마련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러나 정부와 좌파 반정부 무장단체 간 평화협상으로 내전이 종결되며 크게 감소하였다. 콜롬비아 경찰에 따르면 2016년 중 납치는 2000년 대비 92% 감소한 205명으로 이는 주로 일반 범죄자들에 의한 것이었다.
멕시코 공공안전 및 형사정의 시민위원회(Consejo Ciudadano para La Seguridad Pública y La Justicia Penal A.C.)가 발표한 2018년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50개 순위’에 콜롬비아 소재 도시는 팔미라(Palmira, 27위, 47명)와 칼리(Cali, 31위, 46명) 등 2개 도시가 포함되어 있다. 수도인 보고타(Bogotá, 14명, 2017)와 메데인(Medellin, 23명, 2017)은 과거에 매우 위험한 지역이었지만 최근에는 살인과 범죄율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UNODC)에 따르면 2017년 콜롬비아 살인율은 24.9명으로 1974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해 겨우 중남미 평균 수준에 도달하였다. 이는 1990~1994년 기간 70명대, 1995~2002년 기간 60명대, 2003~2005년 4~50명대, 2006~2013년 30명대에 비교하면 얼마나 빠르게 치안상황이 개선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
엘살바도르는 면적과 인구 모두 규모가 작지만 범죄와 폭력이 극심한 지역이다. 20세기 대부분의 기간을 군부나 군부 영향력이 강한 권위주의 정부의 폭압적 정치를 경험했다.
1932년에 발생한 농민봉기(1932 Salvadoran Peasants Uprising)에서 군부정권은 10,000~40,000명의 농민과 시민을 학살하였다. 이 사건은 일명 ‘마탄자(Matanza, 학살)’라고 불릴 정도로 당시 매우 심각한 공권력의 시민을 향한 폭력행위이었다.
1979년부터 시작된 정부와 반정부 무장단체인 파라분도 마르티 국가해방전선(FMLN:Farabundo Marti National Liberation Front) 간 내전은 승자가 없이 1992년 차풀테펙 평화 협정(Chapultepec Peace Accord)으로 끝났다. 내전으로 80,000여 명이 사망했다.
내전이 끝난 후 새로운 정치 체제 속에서 안정된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은 바로 이어지는 범죄와 폭력의 증가로 사라졌다. 1994년, 1995년, 1996년 살인율은 각각 138명, 142명, 119명이었다. 이 수치는 당시까지 살인율이 가장 높았던 콜롬비아의 동기간 살인율인 73명, 59명, 61명 보다 두 배가 많은 것이다.
엘살바도르 살인율은 2015년 다시 한번 105명을 기록한 뒤에 다소 개선되어 이후 100명을 상회한 적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6년과 2017년은 각각 83명과 61명으로 같은 기간 콜롬비아의 25명, 24명과 비해 3배가 많다.
전체 인구가 600만 명을 다소 상회하는 국가에서 범죄와 폭력이 매우 만연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많은 학자와 전문가들의 분석이 이루어졌다. 엘살바도르의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 내전을 통해 형성된 폭력문화, 1996년부터 시작된 미국의 불법체류 범죄자 송환, 넘쳐나는 총기, 정치인과 정부 공무원의 부패 등이 원인들로 지적되고 있다.
그러나 이 원인들이 범죄와 폭력 증가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연관되고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는 명료하지가 않다. 예를 들어 1996년에 제정된 미국의 ‘불법이민 개혁 및 이민자 책임법’에 따라 미국 불법적으로 거주하는 엘살바도르인의 본국 송환이 이루어졌다. 이때 본국으로 송환된 많은 범죄자들은 엘살바도르 자생 범죄단체들과 연계해 새로운 갱단을 구축하고 범죄와 폭력을 자행하였다.
이 중 MS-13과 MS-18이 가장 강력하게 등장했는데 이들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 중인 동명의 갱단 조직원들이 엘살바도르에 송환 된 뒤 조직한 것으로 로스앤젤레스 갱단과 연대하고 있다. MS-13과 MS-18은 범죄와 폭력 과정에서 시민들을 살해할 뿐만 아니라 영역 다툼을 하며 상호 보복 살상을 계속하여 엘살바도르 전체 살인율을 높이고 있다.
야살(Deborah J.Yashar) 교수는 엘살바도르에서 범죄와 폭력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요인을 범죄 및 살인 생태계(Criminal and Homicidal Ecology) 형성 관점에서 크게 두 가지를 제시하고 있다. 첫째 범죄와 폭력이 허용되는 정치 상황 즉 정부의 역량 부족과 취약한 법질서 그리고 둘째 범죄조직 확대에 따른 영역 다툼이다.
첫째 엘살바도르 정부의 전반적인 역량 부족이 범죄와 폭력 증가를 허용하는 생태계가 되고 있다. 특히 취약한 법질서 유지 역량이 문제가 되고 있다. 법질서 유지는 경찰(Police), 사법(Judiciary System), 교도소 운영체계(Prison System)등 삼각축에 의존하고 있는데 현재 그 어느 한 곳도 법질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지 못한다.
엘살바도르 경찰은 1992년 차풀테펙 평화 협정에 따라 국가 문민 경찰(National Civilian Police, PNC)의 명칭으로 탄생했다. 인권 보호와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군부가 경찰을 지배했던 체제를 탈피해 민간인이 지휘하는 체제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경찰은 범죄와 폭력 상황을 대응하는데 무능과 무력함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결과를 가져온 배경으로 예산과 전문성 부족, 부실한 명령 이행, 부패, 시민들의 불신, 군부의 치안 개입, 면책 관행 등이 단편적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실제는 이들 모두가 함께 작용하며 악순환을 구성했기 때문이다.
범죄와 폭력 제어 기능을 수행하는 또 다른 제도인 사법부도 공정하고 독립적이며 효율적이지 못하다. 범죄인 조사의 비효율성, 낮은 기소율, 기소 후 면책,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판결 등이 일상으로 시민들은 사법부에 대한 신뢰감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는 부분적으로 사법부 예산과 전문성 부족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적인 이유는 수사관, 검사, 판사 등 법조인들이 과거의 부패 관행에서 탈피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데다가 정치인이나 갱단으로부터 정치적 그리고 물리적 위협을 받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둘째 법질서 유지를 삼각축의 하나인 교도소 운영 시스템의 비효율성과 부적정성이다. 정부의 역량 부족 상황은 교도소 운영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교도소에서 범죄자들은 효율적이고 적정하게 관리되고 있지 못하다.
교도소는 적정인원을 크게 초과해 수용하기 때문에 긴장도가 매우 높아 유혈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고 외부 갱단과 연결된 교도소 갱단(Prison Gang)들이 조직되어 상호 집단 충돌을 일으키거나 교도관을 상대로 집단 대항하는 등 폭력 행위를 계속하고 있다.
온두라스 치안은 엘살바도르 상황과 비슷하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살인율은 엘살바도르 보다 더 낮다. 그러나 2017년 살인율은 41명으로 멕시코 포함 중미 평균 수준인 25명에 비해 매우 높다. 온두라스 살인율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2011년과 2012년으로 각각 85명과 84명이었다. 이 기간 중 엘살바도르는 각각 70명과 41명을 기록했다.
살인율 기준 치안이 가장 열악한 도시는 테구시갈파(Tegucigalpa), 산 페드로 술라(San Pedro Sula), 라 세이바(La Ceiba)등이다. 테구시갈파는 수도로 2016년 살인율은 90명으로 연간 995명이 피살되었다. 이 규모는 2011년 살인율 119명 피살자 1,250명, 2012년 살인율 121명 피살자자 1,290명에 비하면 많이 낮아진 것이다. 산 페드로 술라는 과테말라 국경과 가까운 지역으로 마약 밀수출 통로이다. 2013년 살인율은 186명, 피살자수 1,407명으로 최고 수치를 기록했고 2016년에도 살인율 113명인 매우 위험한 도시이다. 라 세이바는 카리브 연안에 소재한 도시로 마약 밀수출 통로이다. 2013년 살인율은 142명이었다. 2016년에는 130명으로 온두라스에서 가장 높은 살인율을 기록했다.
온두라스의 치안부재는 크게 마약 불법유통(Drug Trafficking)과 갱단 폭력(Gang Violence)때문이다. 온두라스는 콜롬비아와 페루에서 생산된 코카인 밀수출의 경유지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마약 밀수출에 연관된 생산자, 운송업자 등 조직 간 무장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여기에 MS-13, MS-18 등 갱단이 멕시코 마약 밀매 조직과 제휴하여 밀수출에 개입하면서 살인과 폭력이 급증했다.
또한 온두라스에는 현재 MS-13, MS-18 외에도 50개 이상의 크고 작은 갱단들이 활동하며 시민들을 갈취하고 있는데 이들도 영역 확보를 위해 상호 무장 다툼을 하며 보복 살상이 증가하고 있다. 물론 다국적 갱단인 MS-13과 MS-18의 영역 다툼이 가장 심각하다.
경찰도 갱단을 소탕하는 과정에서 인명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는데 소탕 대상인 갱 단원은 물론이고 무고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살인과 인권유린을 하고 있다.
온두라스 살인율은 2011년~2013년 80명을 고비로 점점 낮아져 2017년에는 41명으로 거의 반감되었다. 살인율 감소 원인은 분석이 필요하나 일차적으로 미국 국제개발처(USAID)와 국내 마약 퇴치 기관들이 범죄와 폭력 상황 개선을 위해 대응 노력을 강화한 것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범죄와 폭력을 피해 미국으로 향하는 온두라스 불법이민을 줄이기 위해 경제적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을 향한 온두라스 불법 이민 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과테말라는 20세기 전반기 중 미국 정부와 유나이티드 프루트 컴퍼니(United Fruit Company)의 후원을 업은 권위주의적 군부 정권의 독재 정치가 계속되었다. 그러나 냉전 시기를 맞아 좌우 이념에 기초한 다양한 정치세력 간 투쟁이 발생해 중후반기 과테말라 정국은 혼란의 연속이었다.
특히 1960년부터 시작된 좌파 반정부 단체인 과테말라 국가 혁명 연합(URNG)과의 내전은 1996년 종전될 때까지 실종자를 포함해 20만 명의 희생자를 냈다. 내전 중 정부군과 반군이 자행한 많은 인권 유린과 학살 등 폭력 행위는 과테말라 국민들 의식 속에 상처로 남아 과테말라 범죄와 폭력 증가의 생태 환경을 구성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과테말라 살인율은 엘살바도르나 온두라스보다는 낮으나 여전히 중미 또는 남미 평균 수준보다 높다. 2017년 살인율은 26명으로 중미와 남미의 평균 수준인 25명, 24명을 다소 상회하고 있다. 그러나 이 수준은 2009년 45명으로 최고 수치를 기록한 후 매년 조금씩 낮아진 것으로 의미 있는 개선이다.
살인율이 높은 지역은 과테말라 시티, 이자발(Izabal), 산타 로사 쿠일라파(Santa Rosa Cuilapa), 에스쿠인틀라(Escuintla), 페텐(Peten) 등이다. 과테말라시티는 수도로서 인구가 많기도 하지만 2016년 704명이 피살당해 살인율이 64명에 이른다. 그러나 이 수치는 2009년 1,272명의 피살로 살인율이 12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거의 반감된 것이다. 이자발과 페텐은 콜롬비아와 페루에서 생산된 마약이 과테말라에 유입된 뒤 멕시코로 가는 통로로서 마약 카르텔과 갱단 간 통로 장악을 위한 무장 다툼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멕시코 마약 카르텔들은 이 지역의 전통적 토호 세력들과 제휴해 마약 불법유통 사업을 하고 있다.
1996년 내전이 종식된 뒤 과테말라 폭력 상황은 예상과 다르게 개선되지 못하고 더욱 악화되어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살인율은 평화협정이 체결된 1996년 이후 차근차근 오르기 시작해 2009년에는 45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후에 다소 감소했다.
오스카르 베르헤르(Óscar Berger) 전 대통령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거리의 폭력, 납치, 마약밀매, 자금세탁 등으로 과테말라가 콜롬비아를 닮아가고 있다’며 한탄했다.
베네수엘라에서 살인과 납치, 강도 등 강력 범죄와 폭력이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유엔은 베네수엘라의 열악한 정치 및 경제 환경이 치안 불안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유엔 마약범죄 사무소(UNODC)에 의하면 베네수엘라 살인율은 1999년 차베스(Hugo Chavez)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1990년 베네수엘라 살인율은 12명으로 같은 해 남미지역 평균치인 21명보다 크게 낮았으나 2016년은 56명으로 남미 평균 24명 대비 3배 가까운 수준이다. 특히 차베스 대통령이 집권하기 전 해인 1998년 살인율은 19명이었는데 이후부터 사망한 해인 2013년까지 살인율은 30~50명 초반 구간에서 움직였다.
2013년 3월 마두로(Nicholás Maduro)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혼란한 정치 상황과 경제 침체로 인해 치안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 이 시기 실시된 설문 조사에 의하면 국민들은 치안 불안을 생필품 부족 다음의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실제로 2014년 살인율은 61명으로 남미 평균 수준보다 3배가 더 많았다. 2016년에는 56명으로 낮아졌으나 이후 통계는 나오고 있지 않고 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Caracas) 치안 불안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유엔 마약범죄사무소에 따르면 2007년에는 2,710명이 피살당해 살인율이 130명에 이르렀다. 2009년 살인율도 122명으로 연간 2,550명이 피살당했다.
2009년 이후 유엔 통계에 베네수엘라 통계가 나오고 있지 않으나 2017년 월드 아틀라스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 50개 중 카라카스는 살인율 111명으로 2위로 등록되어 있다.
1999년 차베스 대통령 집권 이후에 베네수엘라에서 범죄와 폭력이 증가한 원인들 중은 가장 크게 지적되는 것은 차베스 정권이 추진한 대중주의 정책과 경제 상황의 악화이다. 차베스 정권은 과거의 기득권 계층으로부터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중하위 계층을 대중주의 정책으로 로 부추겨 우호 세력으로 결집시켰다. 이 과정에서 법의 지배 원칙은 무시되고 권력이 자의적으로 운용되어 결국 부패로 이어지고 범죄와 폭력이 면책되는 환경을 조성했다.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현지에서 발생한 범죄와 폭력의 98%가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