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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zel Jul 18. 2023

생일 축하 고마워요!

가족 화상 채팅

오늘 화상 채팅으로 받은 생일 축하


네가 멀리 미국에 살아 우리 가족은 화상으로 생일을 축하한다. 직장 다니는 아이들 시간에 맞춰 팅은 보통 한국 시간으로 토요일 또는 일요일 아침에 하게 된다. 캘리포니아 시간으로는 요일 또는 토요일 저녁이 딸네도 시간을 낼 수 있다. 오늘 한국 시간으로 일요일 아침, 며칠 뒤인 내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가족들 모였다


딸, 사위, 손녀가 먼저 화면에 얼굴을 내밀고, 이어 아들, 며느리와 손자, 그리고 남편이 나타났다. 나는 오늘 친정집에서 채팅에 참여한다. 엄마가 강이 좋으셔서 형제들이 돌아가면서 주말마다 엄마 집에서 하룻밤을 자는데 마침 이번 주말이 내 당번이 때문이다.


27개월 된 외손녀는 지난달부터 프리스쿨을 다니기 시작했.  살부터 다닐 수 있는 프리스쿨은 그전에 다녔던 데이케어에 비해 활동이 다양해졌다고 . 초롱초롱 큰 눈을 가진 손녀에게 식구들이 심을 보이며 질문던진다. 방글거리 반응을 보이던 손녀는 앞에 놓인 종이 위에 뭔가를 끄적거리 시작한다. 뒤로 이는 벽에는 손녀가 그린 추상화 같은 그림들이 붙어 다. 아기로만 생각했는데 머리까지 뒤로 묶은 손녀가 제법 소녀 티가 난다.


백 일이  지난 친손자는 화면을 응시하고 있다. 아들, 며느리하루도 안 빼고 부지런히 사진과 동영상가족 앱에 올리고 있어 매일 손자를 직접 본 같은 착각이 든다. 눈이 감기는 손자를 재우러 간 며느리가 금방 화면에 다시 나타났다. 밤잠과 달리 낮에는 스르르 잠이 든다니 다행이다.




 주 전 손자 백일날 받은 생일 축하


화상채팅   전 일요일이 손자의 백일이었다. 아들, 며느리는 백일날 집에서 간단하게 사진만 찍을 거라며 우리도 와서 같이 사진을 찍자고 했다. 그리고  주여 뒤인 생일 즈음에 함께 식사를 하자고 했다. 아기 수유하느라 밤잠이 부족한 며느리가 많이 피곤할 텐데 추가로 일을 들고 싶지 않았다. 이곳저곳 어져 가족들이 얼굴을 맞대고 하해 주는 화상채팅만로도 사실 분하. 그래서 따로 날을 잡지 말고 백일 사진 찍는 날 내 생일 축하도 함께 하고 했다.


백일날 우리 부부는 아들 아파트에 도착해서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아들네 차로 바꿔 타고 다섯 명은 식당으로 향했다. 차 타고 나들이를 별로 안 했다는데 손자는 채지 않고 조용히 잘 있는다. 보고 또 봐도 신기하고 귀엽다.


내가 좋아할 것 같아 골랐다는 식당 천장에는 샹들리에와 반짝거리는 조명들이 빼곡하게 달려 있었다. 식당이 화려하고 멋졌다. 음식도 맛있었다. 향기가 물씬 풍기는 보랏빛 작약, 핑크빛 장미, 이름 모르는 흰 꽃이 어우러진 풍성한 꽃다발도 받았다. 그리고 자기가 선물이라는 긴 흰 띠를 두른 손자를 깜짝 생일 선물로 받았다. 아기를 키우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을 텐데 이모저모 신경을 써준 며느리가 고마웠다.


식당을 나와 우리는 아들 집으로 향했다. 이제 손자 백일 사진을 찍을 차례다. 백일 축하 소품으로 장식된 거실은 마치 포토 스튜디오 같았다. 요즘은 주문하면 기념일 맞는 장식품이 배달된다니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슴에 달려있던 기다란 생일 축하 띠를 떼어내손자는 체크무늬 셔츠가 달린 베이지색 멜빵바지를 입고 있었다. 배넷저고리 입은 모습만 보다가 멜빵바지에 빵떡모자까지 씌운 손자를 보고 남편도 나도 빵 터졌다. 사진마다 우리 부부는 활짝 웃고 있다. 아들이 아기 때 받은 금반지 두 개를 고사리 같이 조그마한 손자의 두 손가락에 끼어주었다. 내가 선물을 고르는 것보다 아들 내외가 필요한 것을 사는 게 좋을 것 같아 축하한다는 글을 적은 봉투도 내밀었다.





건강하고 밝게 크고 있는 손녀, 손자를 보니 흐뭇하고 행복하다. 사랑과 인내, 책임감으자식정성스럽게 키우고 있는 딸과 사위 그리고 아들과 며느리가 든든하다. 모두 소중하고 귀한 선물들이다. 생일 축하 고맙다.


(2023.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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