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4차 유행에 '절망'보다 '경각심'과 '희망'을 가져볼 만한 이유
폭발적인 감염 확산에, 공포가 한국 사회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결국 우리나라는 방역에 실패할 것이라는 한탄이 여기저기 쏟아지고 있고, 환율도 자리를 못 잡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싱가포르와 영국과 같은 나라들에서는 "코로나와의 공존"을 택한다는 뉴스들까지 나와서, 여론은 더욱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우리나라의 지금의 코로나 확산의 상황은 어떻고, 또 앞으로 우리는 어느 부분에 포인트를 맞춰 전략을 짜야할까요?
통계적 분석 - 백신의 효과가 입증되다.
우선, 우리나라의 코로나 현상황에 대한 통계 추이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왼쪽은 우리나라 코로나 "확진자"의 수를 보여주는 그래프입니다. 또 오른쪽은 우리나라 코로나"사망자"의 수를 보여주는 그래프고요. 최근 폭발적인 확산이 왼쪽 그래프에서 일단 눈에 띄어서 무척 안타깝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특이할만한 것은, 두 그래프는 올해 상반기까지 서로 비슷한 양상을 보여왔다는 점입니다. 즉, 확진자가 늘면 사망자도 늘고, 확진자가 줄면 사망자도 줄어들고, 1월의 3차 대유행 때, 두 그래프 모두 점정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고령층과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이 어느 정도 이루어진 올 상반기 이후, 최근에는 두 그래프는 전혀 다른 방향성을 보여줍니다. 즉, 최근 확진자는 역대 최고점을 찍고 있지만, 사망자가 그에 비례해서 폭증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억제되고 있는 것이 뚜렷이 보입니다.
이것은, 고령자와 취약계층의 백신 접종이 완료된 것과 무관해 보이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백신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되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코로나의 치명률은 통계적으로 더욱 낮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의 백신 정책 : 아쉬움과 기대 사이
그렇다면 "정답"이라고 할 수 있을 백신에 있어서, 정부의 수급능력과 접종 능력은 어떨까요?
안타깝게도 우리 정부는 백신 수급에서 그 속도를 조금 조절해 온 느낌입니다. 정부도 나름의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접종을 지금 거의 완료한 국가들처럼, 백신 도입이 더욱 빨랐어야 한다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그렇다고 정부의 백신 수급이 완전히 실패했는지를 본다면, 최소한 지금까지 4월과 6월까지의 접종 프로세스는 정부가 공언하고 예측한 대로는 흘러왔습니다. 즉, 4월 말까지 300만 명을 접종하고 6월 말까지 1200만 명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정부에 목표에 많은 의심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정부는 그 계획대로 접종을 완료해 왔습니다.
그렇다면 9월까지 3600만 명의 1차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정부의 목표도 허언은 아닐 가능성에 희망을 가져볼 만할 것 같습니다. 매주 단위의 수급량을 정부가 계속 밝혀오지는 않았지만, 6월까지 수급에 큰 문제가 없었던 것은 사실로 보이고, 또 백신 물량이 있기만 하면, 분명 우리나라는 7~80만 명을 하루에 접종시킬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으니까요.
단기적 목표와 장기적 전략
지금의 확산세가 안심할 상황인 것은 분명 아닙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우리도 방역의 고삐를 죄어 현재 4차 유행의 확산세는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정부가 1300만 명 접종 완료의 단기목표 달성의 기쁨에 젖어 국민들에게 잘못된 시그널을 준 것은 분명 실수로 보이고, 따라서 지금이라도 확산세를 잡기 위해 방역의 고삐를 죄는 것도 어쩔 수 없어 보입니다. 영국에서도 확산세가 증가하는 지금 방역 해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분명 경청할만합니다.
다만, 백신의 접종이 정부가 공언한 대로 완료가 되고, 지금의 확산세와 치명률이 독감 정도로 함께 잡히는 단계가 오면, 그때에는 우리도 코로나와의 장기적인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정은경 청장은, 아주 적절하게도, 지금 단계에서 영국이나 싱가포르 모델을 생각하지 않는 이유를 "치명률이 독감보다 높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통계적 치명률이 낮아지고 있는 추세라 하더라도, 아직까지는 독감보다 높은 단계라 역시 그 말에 동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정은경 청장은 이런 말도 했습니다. "접종 인구가 많아지고 정보가 쌓이면 코로나19를 어떻게 관리할지에 대한 전략들이 보완될 것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말입니다. 그 말은, 백신 접종이 확산되어서 치명률이 독감 정도로 낮아지게 된다면 독감처럼 관리하는 것도 검토 가능하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코로나의 확산이 우선 잡히고, 치명률도 독감 정도의 치명률로 떨어진다면, 강력한 락다운을 유지할 필요는 없다는 데에는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것으로 보입니다.
절망이 아닌, 경각심과 희망
결론적으로, 정부에게는 백신의 빠른 도입과 접종을 재차 요청하고 싶습니다. 상반기에는 정부의 공언대로 수급과 접종이 잘 이루어졌고 이는 칭찬할만한 일입니다만, 하반기에는 분명 접종이 느려진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만약 상반기와 상황이 달라졌다면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여야 할 것입니다. 또, 백신의 접종이 어느 정도 완료되기 전까지는, 6월에 너무 일찍 발표된 것과 같은 완화책은, 신중히 시행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리고, 국민들도 지금의 확산세를 잡기 위한 노력에 협조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치명률이 낮아지고 있다지만, 확진자가 폭증하면 그만큼 의료 인프라에 부담이 될 수도 있고 사망자도 다시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죠. 또, 백신이 정답이라는 점은 현재의 낮아지고 있는 치명률에서도 입증되고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백신 접종에 협조해야 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그렇게 정부와 국민들의 노력으로 지금의 확산세를 결국 잡아낸 후, 코로나의 치명률이 독감 정도 수준으로 낮아지는 단계가 오면, 그때는 싱가포르와 영국의 데이터를 참조하여 코로나와의 공존을 한 번 생각해볼만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봅니다.
그러면, 생각보다 일상은 멀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매일의 뉴스에 경각심을 가지고 거리두기를 통해 지금의 확산세를 잡는데 노력하되, 우리도 절망에 휩싸이기보다는 이제 백신으로 한층 가까워진 평범한 일상의 희망을 품어볼 만한 여름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