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은호 Oct 07. 2022

나이가 드니 헛게 보인다

손님 초대 음식을 만들며



내가 베트남에서 근무할 때 인연을 맺게 된..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시는 사장님 부부가 얼마 전 한국에 휴가를 나오셨다.


매년 우리 부부가 베트남으로 여행을 갈 때마다 신세를 많이 져서 꼭 한 번은 집으로 모셔서 식사 대접을 하고 싶었다.


뭘 대접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요즘 꽃게가 제철이라 맛있을 것 같아 꽃게찜을 하기로 결정했다.

아내와 마트에 가서 꽃게 2팩(6마리), 홍가리비 2팩(2kg)을 채 4만 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하였다.

이 정도면 가성비로서는 최고 아닌가? 맛만 좋다면...


해서 다음과 같이 식사 메뉴를 정했다.


-웰컴드링크; 생과일주스
-메인 요리; 홍가리비구이, 꽃게찜
-식사; 밥, 된장찌개
-디저트; 과일, 코코넛커피


어찌 보면 귀한 손님을 초대해놓고 대접하는 음식으로는 부실한 듯도 싶었는데.. 정성을 다해 마련해 보기로 하였다.




1. 생과일주스 만들기

<재료> 토마토 중간 크기 4개, 익은 바나나 1개, 매실청, 코코넛워터, 각얼음


믹서볼에 토마토를 4등분 하여 넣고 바나나를 대충 잘라 넣는다. 이어 매실청 2큰술, 코코넛워터 150cc, 각얼음 적당량을 넣고 사정없이 갈아주면 끝.


물 대신 코코넛워터를 넣고 잘 익은 바나나를 사용하면 설탕을 따로 넣어주지 않아도 충분히 달콤하다.


이름하여 토마토바나나주스~!




2. 홍가리비구이 만들기

<재료> 홍가리비 (feat. 계란, 청양고추, 쪽파, 모짜렐라치즈)


먼저 조개는 이물질이 많고 냄새가 날 수 있으므로 흐르는 물에 솔로 껍데기를 문질러 깨끗하게 씻어 준다.


조개 입의 빈틈으로 칼을 넣어 재껴 벌리고 숟가락을 이용하여 한쪽면에 붙어있는 관자 등 조갯살을 떼어내어 반대쪽 면으로 모은다.

흐르는 물로 가볍게 씻어 이물질을 제거하고 손으로 눌러 물을 빼주고 나서 오븐 팬에 너무 겹치지 않게 하나하나 정렬한다.


대접에 계란 2개를 잘 풀어주고 청양고추 2개, 쪽파 적당량을 다져서 넣고 잘 섞어준다.

계란물을 만들 때는 소금을 넣지 않아도 된다. 기본적으로 조개에 소금기가 있어서 간이 맞음.


팬 위에 정렬되어 있는 홍가리비 위에 계란물을 얹어준다.

그리고 그 위에 모짜렐라치즈를 적당량 려준다.


대충 아래와 같은 모양이 나온다.



미리 달궈 둔 오븐에 팬을 넣고 200°C 온도로 25분 정도 구워주면 노릇노릇하고 고소한 조개구이 완성.


이름하여 홍가리비 계란치즈구이~!

비린내 1도 안남.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시원한 맥주랑 함께하면 입안이 천국임.^^




꽃게는 흐르는 물에 솔로 구석구석 잘 씻어서 찜솥에 배가 위쪽으로 향하게 넣고 물과 소주를  30분 정도 쪄주면 비린내도 안 나고 담백하고 맛있는 꽃게찜 완성.


아쉽게도 조개구이에 정신이 팔려 꽃게찜 사진 찍는 걸 깜빡했음.ㅜㅜ



3. 된장찌개 만들기

집에 있는 된장이 맛이 없어서 시판되는 된장찌개 양념을 사용하기로 하고 슈퍼에서 '정통 된장찌개' 양념을 사 왔다.

전에 된장찌개 양념을 산다는 게 '정통 강된장' 양념을 사는 바람에.. 이번에는 똑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두 눈을 부릅뜨고 확인하였다.


멸치 다싯물이 끓는 동안.. 애호박, 버섯, 양파, 대파, 두부 등 내용물을 미리 손질해 놓는다.


물이 끓으면 다시팩을 건져 내고 된장찌개 양념을 넣는다.

그런데 물 색깔이 이상하다.

된장찌개 색깔이 언제부터 이렇게 바뀌었지?


아뿔싸~! 또 잘못 가져왔다. '정통 부대찌개'



나이가 드니 헛게 보인다. 오늘 부대찌개.. 아니 된장찌개는 없다.

이런.. 덴장~! ㅜㅜ


다행히 손님께서 배가 너무 부르다고 밥을 못 먹겠다고 하셔서.. 게 딱지에 밥 조금 담아서 참기름 깨소금 뿌려 비벼서 물김치하고 드렸다.



4. 코코넛커피 만들기

<재료> G7 믹스커피 4봉, 코코넛워터 250cc, 연유 60ml , 각얼음 왕창


베트남에 가면 '콩 카페'라는 커피 체인점이 있는데.. 그곳 시그니처 메뉴인 코코넛커피가 기가 막히게 맛있다. 똑같지는 않겠지만 어설프게 흉내를 내봤다.


먼저 G7 믹스커피를 뜨거운 물 소량으로 녹여 둔다.

다음에 믹서볼에 코코넛워터, 연유, 각얼음을 때려 넣고 스무디 모드로 갈아준다.

우리집 믹서는 다행스럽게 스무디 모드가 있어서 편한데.. 그렇지 않으면 수동으로 살짝살짝 믹서를 돌려 얼음을 갈아 주어야 한다.


커피를 녹여둔 잔에 스무디를 부어 주면 완성.

먹을 때 빨대나 커피 스푼으로 쿡쿡 찔러 섞어서 먹는다.

기호에 따라 커피나 연유를 가감하면 되는데.. 베트남 커피는 찐하게 먹는 게 진리다.





오늘의 교훈...


첫째, 음식은 정성이다. 제철 식품 싸게 사서 나머지는 몸으로 때운다.


둘째, '정통' 된장찌개 말고 '해물' 된장찌개나 '우렁' 된장찌개 양념을 산다.

'정통' 뭐시기는 종류가 많아서 헷갈리더라~!



<끝>

















매거진의 이전글 친구의 전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