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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Nov 07. 2022

존중과 배려



A기업의 회장님이 새로 지어진 해외공장 시찰에 나섰다.

해외공장의 법인장은 회장님 앞에서 브리핑을 시작하였다.

"저희 공장에서는 인건비가 싼 현지인을 적극 활용하여 원가를 낮추고 경쟁력을 확보하여..."

회장님은 법인장의 말을 가로막고 나섰다.

"사람이 무슨 도구도 아니고 '활용'한다가 뭡니까? 현지인들을 무시하는 말이나 행동을 조심하세요!"

회장님은 따끔하게 훈계를 하였고 그 법인장은 일 년을 채우지 못하고 회사를 사직하였다.


B기업의 회장님은 직원들을 가족처럼 대하는 것으로 유명하였다.

회사에서 제공하는 식사 한 끼도 제대로 잘 먹여야 한다며 수시로 식당 점검을 하셨는데.. 한 번은 끓여놓은 갈비탕이 고기가 질겨서 뼈에서 잘 떨어지지 않는 것이었다.

회장님은 고기를 다시 한번 푹 삶도록 하고 손으로 일일이 뼈와 고기를 분리한 후 다시 끼워 넣어 먹기도 고 모양도 살려서 급식을 하도록 하였다.


C기업의 회장님은 직원들과 외부 음식점에서 회식을 하고 나면 꼭 주방에 들러 주방장에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주어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서빙하는 직원들에게도 수고했다고 한 명 한 명 일일이 팁을 건네주셨다.

회장님은 회사에서도 경비원, 미화원 같이 음지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을 먼저 챙겼다.




내가 근무했던 회사에서도 직원들에게 기대하는 행동양식으로 '존중(尊重)배려(配慮)'란 key word가 있었다.


네박사한테 물으니.. '존중'은 '상대를 함부로 대하지 않고 높이어 귀중하게 대함'으로.. '배려'는 '남을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고 마음을 씀'으로 설명하고 있다.


존중이나 배려나 남을 생각한다는 에서 비슷한 것 같은데.. 내 생각으로는 존중은 좀 더 심(心) 적인 개념에 무게를 두고.. 배려는 좀 더 실제적인 행동(行動)에 무게를 둔 말로 이해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남을 위한 배려에 존중이 없다면 어떨까?

실제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겉으로는 남에게 보여내 체면과 내 위상을 고려해서 예의를 갖추고 배려하는 체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 배려는 한낮 값싼 동정에 불과한 것이 되고 말 것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뒤에 오는 사람이나 행동이 느린 노약자를 위해서 열림 버튼을 눌러 주는 것이나 버스나 전철에서 힘들어 보이는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 등 일회성으로 스쳐 지나가는 관계에서는 굳이 존중이 없는 배려만으로도 충분할 수가 있다.


물론 처음 보는 사람인데도 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인격을 갖춘 지성인일 테지만.. 보통의 경우 처음 보는 사람한테 진정으로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세심하게 배려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회사 등 동일한 목표를 갖고 서로 좋은 유대관계를 유지하며 시너지를 내야 하는 조직사회에서는 다르다.

그냥 형식적인 배려만으로는 그 시너지를 이끌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치인들 입에서는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연설문이 상투적으로 쓰인다.

누구나 그들이 진짜로 국민을 존중하고 존경해서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냥 연설문에 쓰여 있는 립서비스인 것이다.


어느 정치인이 누구를 존경한다고 해놓고 돌아서서 '존경한다고 하니까 진짜로 존경하는 줄 아나 보네...'라고 하였다고 한다.

그들은 그냥 침 발린 소리로 존중과 존경을 말하고 속으로는 개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치판은 여전히 3류이다.




회사에서 오너나 경영자가 직원들에게 하는 언행은 어떨까?


비록 그들이 예의를 갖추고 배려를 한다고 해서 진정으로 직원들을 존중하는 것은 아닐 수가 있다.

하기야 그렇더라도 3류 정치인들보다도 못한 경영자들이 부지기 수이니 그 정도 격식을 차리는 것만으로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대사회에서.. 회사가 성장하기를 진정으로 바라는 경영자라면 직원들을 보는 시각을 바꾸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우리나라 경영환경에서는 주어진 일을 효율적으로 실수 없이 스피드 하게 처리하면 되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것만으로 부족하다.

직원들 스스로가 노력하고 분발하여 뭔가 더 나은 새로운 것을 창출하고 만들어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바로 '모방경제'와 '창조경제'의 차이인데.. 모방경제 하에서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창조경제 하에서 직원들에게 요구되는 역량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직원들이 자발적 창발적으로 사고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경영자가 최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며.. 그 출발점이 바로 직원들에 대한 존중이다.


어감상으로는 존중은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배려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베푸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조직사회에서 진짜로 중요한 건 윗사람이 아랫사람을 진정으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이성으로 판단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감성에 따라 행동을 한다.


내 상사가 그리고 우리 오너가 진정으로 직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한다고 느낄 때.. 직원들은 최선을 다해 성과를 내려고 노력할 것이며 설령 회사가 일시적으로 어려움에 처했다 할지라도 쉽게 등을 돌리지 않을 것이다.


반면에 겉으로는 예의를 차리고 배려를 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사실은 직원들을 존중하는 마음은 눈곱만큼도 없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배신감은 하늘을 찌를 것이며 죽을 때까지 그 회사를 적으로 삼게 될 것이다.



기업경영의 기본바로 '인간존중의 정신'이다.


어떻게 보면.. 기업경영을 하는 궁극적 목적이 인간의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하는 것이다.

,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제활동인 것이다.


당연히 직원들도 인간이고 먼저 직원들이 행복해야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경영자의 최우선 고객은 직원이다.




<끝>





* 참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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