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은호 Aug 12. 2022

오너 리스크



' 기업의 오너가 자금담당 직원과 공모하여 회삿돈을 빼돌렸다가 세무조사에서 적발되어 형사 고발되고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런 사건이 터지게 되면 그 회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게 되고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폭락해 선의의 투자자가 큰 피해를 입기도 한다.


오너(가족 포함)의 잘못 또는 일탈이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오너 리스크'라고 하는데.. 대규모 횡령 외에도 직원들에 대한 갑질, 폭력 심지어 마약까지 오너 일가의 문제 상황은 그 유형이 다양하다.


최근에는 SNS의 발달로 오너의 작은 돌출 행동이나 발언이 뜻하지 않는 사건으로 비화되기도 하는데.. 이제 '오너 리스크'의 범주는 범법행위에 국한하지 않고 도덕성과 기본적인 소양까지 확대되는 것 같다.


말썽을 자주 일으키는 오너의 주변에는 흔히 그러한 일들을 방조 내지는 부추기는 세력들이 존재한다.

하긴 유유상종이라고 비슷한 부류끼리 모이기 마련이지만.. '당신이 오너니까 하고 싶은 거 다 하세요~' 하고 충동질하는 간신배도 많이 있다.

그런 간신배들이 충직한 직원들을 모함해서 내쫓고 자신들은 뒷구멍으로 잇속을 차린다.


이런 오너들의 가장 큰 특징은 사람을 보는 안목이 없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그 간신배가 얼마나 나쁜지 얼마나 조직을 망가뜨리는지 다 아는데 오직 오너만 모른다.


'오너 리스크'의 반대되는 말로 '오너 프리미엄'이 있다.

기업의 재무적 가치는 떨어지나 그 기업의 오너가 똑똑하고 수완이 있어서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현재 가치보다 높은 평가를 받는 것이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의 경우 '오너 리스크'와 '오너 프리미엄'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은데, 아직까지는 '오너 리스크'보다는 '오너 프리미엄'이 더 높은 듯하다.




'오너 리스크'는 기업뿐만 아니라 관공서 정부기관 국가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도 보면.. 친러 정권 친서방 정권 왔다갔다하다 사태가 터졌다.

복잡한 사정이 있겠지만 어찌 되었던 죽어나는 건 애꿎은 국민이다.


우리나라에선 올해 거의 죽을 것 같던 정당이 기사회생해서 정권을 잡았다.

과거에 그 정당 소속의 한 국회의원이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존재 자체가 민폐인 좀비 같은 집단'이라고 했었다.

그러고 보니 정말 좀비 같은 끈질김은 보여주었다.


그런데 정권을 잡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지도부가 벌이는 짓을 보면 정말 가관이다.

전 정권의 '오너 리스크' 수혜로 정권을 잡았음에도 하는 행태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고 연일 병살타를 날리고 있다.


비상식적인 문자를 주고받는 것을 들키더니 이젠 대놓고 외국 하원의장과의 공식 회담 자리에서 의자에 비스듬히 기대어 핸드폰을 쳐들고 상대방을 찍는다.

결례도 그런 결례는 없다. 3류 회사에서도 그런 짓은 안 한다.



이 정당의 전 당대표는 밥그릇 싸움을 하다 당을 상대로 법정투쟁까지 벌이고 있다.

이젠 이전투구(泥田鬪狗).. 진흙밭의 개싸움이다.

진흙밭의 개는 어떤 놈이 이기고 어떤 놈이 지든 그냥 다 똑같이 진흙 묻은 개일뿐이다.


숫적 열세의 정당에서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 가려면 '오너 프리미엄'을 앞세워야 하는데, '오너 프리미엄'은 커녕 조직 내에는 '깨진 유리창'이 가득하고 리더들은 서로 지지율을  깎아 먹겠다고 안달이다.


한때 새 세상을 기대했던 한 사람으로서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기야 기대했던 만큼이라도 해주었던 지도자가 있었던가? 선거 때마다 덜 나쁜 후보, 덜 망쳐먹을 것 같은 후보 찾기에 헛 힘을 쓰지 않았던가 말이다.


똑같은 제왕적 대통령제를 하고 있는 미국은 존경받는 전직 대통령도 많아, 자서전을 내고 강연을 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 오히려 대통령 시절보다 더 높은 인기를 누린다고 하는데 우리는 그런 경우가 있었던가?

대부분이 아픈 기억으로 남지 않았던가 말이다.


최근에 쓴소리를 많이 내던 여당의 청년 대변인이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입을 틀어막으려고 하는 건지, 가까이서 쓴소리를 귀담아들으려고 하는 건지는 두고 볼일이다.


기업의 오너 건 정치 지도자건..

나에게 달콤한 말을 하는 사람을 경계하고 나에게 쓴소리 하는 사람을 홀대하지 말아야 한다.

주위에 쓴소리 하는 사람이 사라지는 순간이 바로 망하는 길로 들어서는 순간인 것이다.



* 참고 *



<끝>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