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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Oct 29. 2018

직지사의 가을 속으로~

김천 직지사의 연등과 탑돌이. 도자기 박물관. 백수문학관.단산 도예...









가을이 깊어갈수록 산사의 계절은 더 빠르게 깊어간다.

입구부터 오래된 숲의 가을내음에 푸근하고 그윽해지는 마음이 충만한다.

뒷짐 지고 걸어가는 스님의 뒷모습에서 마음의 여유를 얻어본다.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 때 아도화상이 창건하고 1600년의 역사와 함께 유명한 승려들이 많이 나온 절이다. 직지(直指)는 직지인심 견성성불이라는 선종의 가르침에서 따온 이름이다. 넓은 절 마당을 돌다 보면 대웅전과 삼존불 탱화, 문경 도천 사지 삼층석탑, 수미단 등의 보물이 도처에서 눈에 들어온다.


가을의 절마당에는 떨어진 낙엽들이 날리고 오래된 나무들의 단풍 사이로 올려다보는 하늘은 마냥 푸르기만 하다. 가끔씩 기와 끝에 매달린 풍경이 바람에 흔들리며 댕그렁 소리 내고 가을볕에 드리운 나무의 그림자가 지나는 이의 발걸음에 밟힌다. 사찰 내의 수분조절을 위해 절마당을 가로지르는 기다란 물길 따라 흐르는 자연의 흐름처럼 우리네 일상도 그렇게 흘러감을 일러준다. 걷다가 경내 구석의 돌뜨락에 앉아 가을볕을 쬐며 다리를 쉬어본다.    


절 뒤로 가을이 한창인 황악산이 감싸고 있는 직지사의 경건함 덕분에 잠시 세속의 복잡한 마음이 가라앉는다. 스님이 지날 때마다 저절로 합장하고 싶어 진다. 툇마루 아래의 정갈한 고무신이 가볍게 비운 마음의 주인인양  깨끗하다.


수양하듯 경내를 한 바퀴 돌며 지난 초여름의 직지사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가을이 깊어가는 직지사에서 마음 한 번 닦고 가는 기분이어서 그저 고마울 뿐이다.  












추가 사진으로 조금 더 보기~

가을볕 맞으면서 걸으며 경건해지는 마음을 얻는 것은 기쁨이다.


절마당에, 나뭇잎 위에, 대웅전 옆 문 손잡이에 따사로운 햇살이 내려앉아 '가을'이라고 한다.

어딜 둘러보아도 온통 가을이다.



절 안의 찻집에서 이 가을에 친구와 만나 차분히 밀린 이야기도 나누고 깊어가는 가을도 바라볼 수 있어서 참 좋겠다.

*대항면 직지사길 95. 054-429-1700



직지사 바로 밖으로 < 도자기 박물관 >이 있어서 편안히 둘러볼 수 있다.

세계 각국의 도자기와 크리스탈이 전시되어 있고 내용들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이 있어서 도움이 된다.

*대항면 직지사길 118 / 054-420-6726



 < 백수문학관[白水文學館]  >

예전에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 실린 조국(祖國)이란 시가 떠올려진다.

바로 그 시를 지은 시조시인이 백수문학관의 주인공인 정완영 시인이다.

한국 현대시조의 선구자인 시인의 혼이 깃든 시와 시의 세계, 애장품과 소장품을 살펴볼 수 있다.


조국(祖國)

- 정 완 영 -


행여나 다칠세라 너를 안고 줄 고르면

떨리는 열 손가락 마디마디 애인 사랑

손 닿자 애절히 우는 서러운 내 가얏고여. 

둥기둥 줄이 울면 초가삼간 달이 뜨고

흐느껴 목 메이면 꽃잎도 떨리는데

푸른 물 흐르는 정에 눈물 비친 흰 옷자락. 

통곡도 다 못하여 하늘은 멍들어도

피맺힌 열두 줄은 구비 구비 애정인데

청산아 왜 말이 없이 학(鶴)처럼만 여위느냐. 



김천 출신으로 1960년대를 대표하는 시조시인 정완영(鄭椀永)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세운 문학관으로白水는 그의 호이다.  시인이 소장하고 있는 물품과 문학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 창작활동을 펼칠 집필실, 자료실, 세미나실, 수장고, 편의시설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자료실에는 3000여 점의 기증 도서가 비치된다. 살아 있는 시조시인을 기리는 문학관으로서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경상북도 김천시 대항면 직지사길 118-18, 054-436-6834. 직지문화공원 안에 있다. -지식in




백수문학관 뒤편에 < 친환경생태공원 >이 있어서 꼭 한번 들러보면 좋겠다.

김천 선인장(다육식물) 온실에는 150 속 450종의 총 600개의 선인장과 다육식물이 식재되어 있다.

오른쪽 방향으로 잔디광장과 철쭉동산이 있다.

새놀이억새밭, 오름쉼터, 하늘쉼터가 이어지고 철쭉동산 쪽으로 산책로와 전망대가 이어진다.


*김천시 대항면 운수리 83번지 친환경생태공원 



 < 단산 도예 >

직지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도예 작업장이 있다.

단산 도재모 작가님과 박소은 작가가 도예 작업을 하고

그분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되어 있어서 마음껏 볼 수 있다.

*054-436-5930 // 경북 김천시 대항면 황악로 1602



직지사에서는 < 연등 만들기 체험 >이 있어서 참여해 보았다.

직접 만든 연등에  붉밝혀서 탑 둘레에 올려놓고  < 탑돌이 >를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아직도 인상 깊다. 마침 어둠이 내리는 시간이어서 더욱 마음이 가라앉고 기도가 간절히 올려지는 기분이 들었다. 잊히지 않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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