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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Nov 12. 2018

충북 영동엘 가면 맛볼 수 있는 것들

도리뱅뱅. 올갱이국. 버섯찌개, 호구빵과 차. 영동와인. 영동곶감...









미식가들이라면 어디든 맛을 찾아서 나서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영동은 그리 멀지도 않다. 하루쯤 나들이 삼아 떠나보기 적당한 충청권이고 알고 보면 놀거리와 볼거리, 먹을거리도 제법 많다. 서울에서 대략 두 시간 반 안팎의 시간을 달려 충북 영동엘 가면 특별한 맛경험을 할 수 있다. 부담 없는 여행길이다.



먼저 도리뱅뱅과 어죽으로 식사를 한다면 향수 어린 맛에 행복해질 것이다. 또는 처음 보는 요리의 호기심으로 새로운 맛을 즐길 수도 있다. 특히 요즘 방송에서 개그우먼 이영자가 휴게소 맛집 리스트 소개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게 된 도리뱅뱅이다. 금강의 맑은 물에서 자라는 민물 생선을 바삭하게 튀겨 매콤 달콤한 고추장 소스를 발라서 바싹 구워 동그랗게 돌려 담아낸 것인데 반찬이나 안주 등으로 좋을 듯하다.


어죽이 메인 식사인데 얼큰해 보였으나 맵지 않아서 먹기가 편하다.

쌀과 국수, 그리고 수제비가 들어있어서 부드럽게 든든한 식사가 된다. 가난했던 시절에 냇가에서 민물생선을 잡아서 보리와 수제비 등을 넣어 끓여 먹었다던 음식이 이제는 별미로 인기를 얻고 있다. 그리고 생선 튀김도 한 접시 나왔는데 마치 새우깡 느낌이다. 먹기 좋은 한 입 크기로 고소하고 바삭바삭한 맛이 별미였다.  

*선희식당 043-745-9450



다슬기 된장국이 있다.

충북에서는 올갱이국으로 잘 알려진 특별한 음식이다. 올갱이 요리는 괴산이나 옥천 등 충북 각 지역에서도 즐기는 음식이다. 몇 번의 단양 출사 때도 몰랐었는데 이번에 월류봉에 갔다가 근처에 이런 맛집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찻길 옆 허름한 듯 소박해 보이는 작은 길가의 음식점에 들어가니 이렇게나 맛있는 맛집이 있었다. 영동이나 단양 쪽으로 출사 가는 지인들에게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평소에 올갱이라 했는데

이곳에서는 올뱅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나 보다.

올뱅이국밥. 올뱅이 부침개. 올뱅이 무침

집에 와서도 정겨웠던 그 맛이 자꾸 떠올라 '포장해 올걸...' 하는 생각을 몇 번 했다.




산 좋고 물 좋은 곳이어서인지 산채들이 특히 맛있는 곳이다.

그중에 자연산 버섯찌개를 맛볼 수 있다.

청정지역 영동의 갖가지 자연산 버섯이 가득 담긴 냄비에서 버섯향이 코끝에 스민다. 각종 조미료와 진하고 강한 맛에 익숙한 현대인에게 별다른 첨가물 없이 순하게 끓여낸 버섯찌개를 맛볼 수 있게 한다.


감성적인 시 한 수 낭독을 하는 멋진 공무원이 있었다. 식사 후 시를 조용히 듣는 모습이다.

얼마 전 영동군 상촌면의 '민주지산이 품은 웰빙 보물 자연산 버섯 여행' 이란 주제로 상촌 자연산 버섯 음식거리 축제도 열릴 만큼 품질 좋은 버섯에 대한 자부심이 큰 지역이다

잘 먹고 나오는 입구에 홍시가 된 영동 감을 후식으로 하나씩 집어먹게 하는 인심에 감동했다. 제철이어서 가능한 행운이었다. *영동 상촌고향식당 // 043-743-0005



<민주지산 휴양림>에서 하루 묶고 나면 입구의 <휴양림 민박식당>에서 맵지 않고 부드러운 순두부찌개를 맛볼 수 있다. 특히 주인어른이 직접 채취한 고사리 나물이나 더덕무침이 맛있다.



온도와 배수가 양호한 영동의 토양과 기후와 바람 덕분에 국내 최고 품질의 곶감의 맛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지금은 현대화된 시설에서 위생적이고 최상의 영동곶감이 만들어지고 있다.



9월과 10월이 되면 국내 최대의 품질 좋은 포도를 생산하는 영동군에서 와인축제가 열린다. 우리의 입맛에 딱 맞는 와인을 맛보려면 영동와인을 맛볼 일이다.




차를 달리다 보면 영동군에 이름도 예쁜 구름마을이란 곳이 있다.

이곳에 세련된 분위기의 디저트 카페가 있는데 건강한 먹거리의 자부심을 갖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곳이다. 카페 이름이 재미있다.

<호구가 호감으로 화려한 꼴값을 하고 있다>


카페에 들어가면 아기자기하면서도 곳곳에서 독특한 인테리어로 눈길을 끄는 것들이 많다. 메뉴로는 꽃차, 발효차, 버섯차, 과일주스, 커피 등과 샌드위치와 빵... 메뉴가 푸짐하다. 


이곳에서 특기할만한 것은 찐빵이었다.

이름하여 '호구빵'(호두구름빵)이다.


우리가 추운 날 뜨거워 호호 불면서 먹던 겨울 간식 찐빵이 이곳에서는 전통의 건강빵으로 거듭났다. 영동산 팥 함량이 50%, 영동 호두 10%가 들어가는 무방부제 웰빙 찐빵이다. 이쁘고 매끈하게 잘 생기지는 않았지만 달지 않고 고소하며 건강한 맛이다. 인터넷 판매도 한다.

영동엘 가면 건강한 메뉴가 가득한 이쁜 카페 <호구가 호감으로 화려한 꼴값을 하고 있다> 들러볼 만하다.    


*충청북도 영동군 영동읍 화신로 4 // 010-7740-9428



또 한 잔의 건강한 차가 있다.

진한 한잔의 대추차는 제법 농도가 있어서 마치 살짝 대추고(膏) 느낌이었는데 정말 맛있었다.

비 내리는 반야사에 갔다가 산사의 찻집에 들러서 마셨던 뜨거운 차가 오늘처럼 흐린 날 더 기억난다.





행복한 밥상

안국훈


들판 가득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빛

돌 틈으로 흐르는 생명의 샘물

숲속에 이는 시원한 바람  

자연의 축복 머금고 자란 푸성귀

한 잎만 베어 물면 금세 혈색이 맑아진다  

    

이밥에 고깃국이 최고의 밥상이던 시절 지나고

날마다 달달한 성찬 속에 살만 찐다

달고 기름진 음식에 길든 탓에 병 키우면 살지 말고  

밥상을 바꾸자

맛없고 거친 밥상으로 다시 돌아가라   

  

우리 몸 살리는 우리 땅에서 나온 곡물

밥은 마음이고 정성이고 사랑이나니  

엄마의 밥 먹고 자란 아이는 성격이 좋고

부인의 밥 먹고 출근한 남편은 발걸음 힘차다

밥상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생명의 엄숙한 경외

음식은 자연과 사람 이어주니

밥상 앞에서 하늘과 땅에 감사해야 할 일  

주어진 음식과 허락된 시간

삶의 기쁨과 생존의 만족을 위해 마음껏 즐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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