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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Feb 22. 2017

통도사의 홍매화.
김해건설공고 와룡매(臥龍梅)

남녘의 꽃소식~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봄이면 홍매화를 찍으러 어딜 가고, 진달래나 철쭉, 산수유, 튤립... 등등
쉬지 않고 피어나는 봄꽃들을  찾아 사람들은 멀리멀리 떠나곤 한다.
그러나 먼길을 다시 돌아오면 결국 그 모든 꽃들이 서울에도 있다는 것이다.

그 산하에,
그 들판에
사찰과 함께
그 마을과 함께하는 뒷산에서
또는 그곳의 숲에서만 더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사실이다.

이른 봄에 홍매화가 짙게 피어나는 곳,
통도사의 홍매는 일찍 피어나 늦추위의 냉해를 입어서 꽃나무가 선명치 않고 이쁘지 않았다.
이쁜 꽃들만 찾아서 골라 찍느라 꽃나무를 가까이 담지 못하고 멀리서 잡거나
일부분을 잡아서 촬영했다.
미운건 미운대로 담는 것이 정직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있지만
냉해로 지저분해진 꽃을 담는 것은 꽃에게 미안한 것 같아서 그러질 못했다.

그럼에도 그 나무 아래엔 카메라를 들고 서성이는 사람들,
거길 지나는 스님의 해맑은 미소가 봄볕처럼 따사롭다. 

몽글몽글 빛나는 대웅전 뜰의 빛망울이
분홍빛 진한 홍매를 돋보이게 해준다.


수령 350년의 홍매화인 자장매(慈臧梅)라 하는데

자장매는 1650년을 전후한 시기에 통도사의 스님들이 사찰을 창건한 자장율사의 큰 뜻을 기리기 위하여 심은 매화나무이다. 율사의 호를 따서 ‘자장매’라고 하였다. 지식 in


통도사의 봄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홍매화는
향기도 좋아 봄바람에 사찰 마당 안을 가득  채운다.

비록 꽃은 냉해를 입었지만 향기를 담아가자... 는 말을 누군가가 한다. 멋진 말씀~


매점 앞에 봄볕을 쬐며 늘어서 있는 통도사의 쌀자루.
누군가에겐 귀한 한 끼가 되어줄 한 자루의 공양이 팔려나간다.


통도사를 떠나 김해건설공고의 와룡매를 찾아갔다.
아직은 시기상조여서 몇 송이 피어난 꽃을 눈을 부릅뜨고 간신히 찾아내 찍어보았다.
공고라는 남학생이 가득한 학교의 입구 길에 가로수처럼 길게 줄지어 있는데
활짝 피어나면 정말 멋질 것 같았다.
온갖 풍상을 겪어 고목이 되어버린 나무도 와룡매 특유의 휘어진 꺾임의 멋을 보여준다.
와룡매(臥龍梅)는 누워 있는 용이 사방으로 승천하는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봉우리를 가득 매단 매화나무였던 일주일 전에 다녀왔으니
지금쯤 봄햇살에 환하게 피어났겠지?



학교 정문 입구의 담벼락에 그림자를 바라보며 
귀가를 서두르던 저무는 시간이었다.


봄 하늘은 푸르렀고
아직은 찬 공기가 상쾌했고
꽃망울 터뜨리기 시작하던 와룡매의 개화를 알리던 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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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梅花) 옛 등걸에 봄철이 돌아오니 
 옛 피던 가지에 피엄즉도 하다마는 
춘설(春雪)이 난분분(亂紛紛) 하니 필동말동 하여라.

-조선 영조(1724~76) 때 황해도 곡산 기생 매화가 남긴 '매화사'(梅花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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